[집 잃은 개] (54) 불리한 처치 ④
발행일1966-10-16 [제539호, 4면]
그뿐 아니라 소년은 사법경찰에 오니 제 집에 온 느낌이었다. 병원이나 양로원에서와 같은 냄새 같은 땟국 같은 기다림이었다. 「제집」 그것은 이름과 장소는 바뀌지마는 공기는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 그 어마어마하게 큰 건물이었다. 그들의 할 일을 하는 제복입은 사람들과 괴로움을 당하고 제복 입은 사람들의 생활을 견디기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이 섞여 사는 무죄한 자들의 그 감옥이었다.
일요일이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성과 같은 재판소에는 기록과 지하실에 몇몇 죄수와 그들을 지키는 간수가 있을 뿐이었다. 조종하는 마음과 같이 벽시계들만이 쥐죽은 듯한 대기실에서 아직 살아 있었다. 알랭 로베르는 어떤 간수에게 맡겨졋는데 이 사람은 굉장히 느리게 담배를 말줄 알았다. 그 사람은 박물관의 그림도 지킬 수 있겠는데 사람지키는 사람을 만들었다. 됐어! 그가 은퇴해도 변한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아무하는 일 없이 지나가는 시간의 여백에 앉아있을 것이다. 지껏해야 다른대로 옮겨가서 앉아 있다는 것 뿐일 것이다.
알랭 로베르는 그 사람과 자기가 같은 감으로 되고 소매가 너무 긴 옷을 입고있는 것을 발견하자 왠지 모르게 겁이 났다.
『그래 난 어떻게 되는 거지요?』
그는 느닷없이 물었다 (보뵈에서부터 지금까지 그가 말을 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 너 아는 판사 있니?』
『판사는 왜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요!』
『물론 그럴테지.』
그 남자는 방금 만 권연을 핥으면서 말했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이 30년이 되지만 아무도 잘못한 일이 결코 없었단다. 왜 판사들이 있는지 알 수 없단 말이야!』
그러나 소년은 그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눈을 감고 두 주먹을 관자돌이에 갖다대고, 자꾸 달아나려고 하는 그 이름을 기억 속에서 더듬고 있었다. 마르끄가 그에게 일러주었던 그 이름, 그 이름 …아 그래!
『그래요, 아는 판사가 하나 있어요.』
『어떤 판산데?』
『라미씨요.』
『아! 좋은 분이지!』
『그렇다고 다를게 뭐야요?』
『이거봐라』하고 간수가 말한다.
『이건 비공식이지만 그분에게 전활 걸어라…(그는 땟국이 흐르는 공책을 뒤적거렸다) 여기 그분 전화번호가 있다…』
알랭 로베르는 떨리는 소가락으로 전화번호를 돌렸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그는 벨이 울리는 동안 줄곳
『여보세요! 여보세요!』하고 자주 불렀다.
『이거보세요, 아무도 대답을 안해요! 아 됏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미 판사님이예요? 저요, 알랭 로베른데요, 아시겠어요?』
전선 저 끝 「빠리」 저쪽 끝에서는 오래동안 말이 없었다. 라미씨는 손가락을 흰머리 춤에 갖다대고 더 잘생각해내려고 그는 눈을 감았다.
『알랭 로베르! 알랭 로베르…』
그는 아는 얼굴들을 죽 훑어보았다.
『알랭 로베르!』 아 맞았어!
『잘 있었나, 이 사람아! 저 전화걸줄 아니? 거 참 잘 됐다. 그런데 어디서 전화하는거야?』
『어디지요. 여기가?』
소년은 당환한 투로 간수에게 물었다.
『사법경찰』
『사법경찰에서요, 판사님.』
『아니 거기서 너, 뭘하고 있는거냐? 저… 설마 바보짓을 한건 아니겠지?』
『………』
『너 「떼르느레」에서 나왔니?』
『………』
『언제 그랬니?』
『며칠 됐어요.』
『아… 아니, 아니! 전화로는 아무말도 하지 마라. 허지만 넌 운이 좋다. 너 있는 동네에 볼일이 있으니까, 지나는 길에 널 보라 가마. 얘야, 마르끄는 잘 있더냐? 마르끄는 네 짝이니까 그엘 떠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그랫다. 어떻든 그리구 여대장 프랑쏘아즈는? 이따 그얘기를 나한테 다 해다고. 곧 한다.』
알랭 로베르는 여름처럼 웅웅 거리는 그 수화기를 오래동안 귀에대고 있었다. 이름 둘만 댐으로써 라미씨는 「떼르느레」를 상기시켰다. 간수는 아무말 없이 이 기쁨에 가득찬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네 판사는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해주는구나.』
간수는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
알랭 로베르는 얼굴이 새빨게져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아버지 나가?』
제라르라미가 물었다.
그는 아버지 곁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가끔 그는 책에서 눈을 떼고 여느때보다는 덜 피로한 그 얼굴을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일주일 동안 볼 모습을 장만해 두는 것이엇다. 그는 행복했었다 - 적어도 이 시간까지는.
『아버지 나가?』
『나가봐야겠다』
판사는 아주 상냥하게 대답했다.
다시 한번 다른 아이, 알지 못하는 아이가 제라르보다 앞서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라미씨는 그것을 괴롭게 생각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너무 늦었었다.
『너 아버지하고 같이 가겠니?』
그들은 같은 걸음으로 길을 떠났다. 제라르도 머리를 바른편 어깨로 기울이고 땅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어떤때 아버지는 어릴때 처럼 아들의 손을 잡았다. 제라르는 그저께로 만 열다섯살이 되었다. 그러나 라미씨는 그것을 잊었었다.
알랭 로베르는 너무 오랫동안 나가있는 주인을 가디란는 개처럼 문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판사가 들어왔을 적에 그의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판사를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무의식중에 그는 「이빨」이나 뷔팔로나 「도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이의 기쁨을 보는 것을 기뻐하던 라미씨는 기대가 어긋났다. 그러나 이내 알랭 로베르는 그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판사님, 전 죄다 얘기해 드리겠어요!』
『모두 다?』
판사는 웃으며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네가 말하고 싶은 건 죄 다 말한다고 해두자!』
『해야할 말은 다 하겠어요.』
『이봐라 넌 모래 내 사무실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내게 해야 할거다. 그런대도 꼭 해야겠니?…』
『죄다 이내 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