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白馬 第2信
고국에 계신 신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귀에 익은 월남 땅이라 하나 이곳에서 여러분에게 소식을 전하려 하니 기분이 좀 야릇해지기도 합니다.
우선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실 기우헤 대해서 말씀드린다면 이곳 「나트랑」지역은 이제 우기가 시작될 계절이라 마치 고국의 가을날씨 같은 기후라 생각하시면 되리라 여기녀 바람이 계속 되나 이 바람도 여름철의 바람마냥 훈훈한 감촉을 주고 있읍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경우로 보아서는 고국과 별로 틀리는 것은 없다고 여깁니다.(기후에서)
「베트콩」이 우리 한국군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이곳에서도 짙으며 얼마전만 하여도 「나트랑」과 이곳 「닌호아」의 40「킬로」 거리를 자유로이 왕래할 수 없었다 하나 지금은 자유로운 처지이며 우리부대 바로 뒷산에도 저들의 잠복초소가 있었던 흔적이 있으나 지금은 도주한지 옛날이 되어있읍니다.
이와같은 군사상 일들은 저 자신 아직까지 알 수 없는 일들이라 이만 줄이고 저의 안부대 비추인 것들을 몇가지 알려드리겠읍니다. 월남에 불교가 매우 왕성하다고 들었고 대부분 월남인들이 불교신자라 하였으나 제가 본대로 말씀드린다면 이곳 월남불교는 마치 고국의 유교가 일반 민중에 동화된 것처럼 대중화 되어있는 것이라 보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길가에 불당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웁니다. 그러나 그 위치라던가 건물이라던가 장식이라던가를 또는 주민들의 손이 얼마만큼 자주 오르내리는가를 추리해 볼 때 이 불당들은 근래에 불교를 부흥시키기 위해 전략상 장려되어 있는 듯 느껴집니다. 빈부차가 심해 그런지 몰라도 가난한 자들의 생활상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비참하며 반면 부귀층의 생활은 매우 화려한 듯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대부분 상층에 속하며 가난한 빈민들에겐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었읍니다. 그러나 그들중 많은 사람들이 「로만 칼라」 를 보고 신부인줄 알며 접촉이 쉬웠음을 느꼈읍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이고 다음 또 지면으로 대할 때까지 주 성모님의 은총중에 안녕히.
군우 151-501(USAPO 96240) 주월 백마부대 포병사령부 대위 이중권 신부 記
白馬 이중권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