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이라면 누구든지 종교서적을 많이 읽도록 최대한이 노력을 행야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 종교서적이 아닌 책도 널리 또는 깊이 읽어 둬야만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종교를 비판하는 따위의 서적은 읽어서 좋지 않을 것이라고만 해서 덮어놓고 반대할 것이 아니라 신중히 읽고 검토하여 그런 비판을 물리치거나 시정하도록 노력하며 일방 반성할 것은 반성도 해보고 하는 것이 퍽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프로이드는 처음에 「노이로제」(신경증) 환자의 치료법을 연구하다가 정신분석학을 창시하였다. 그의 정신분석이론에는 종교를 비판하고 그릇되게 종교를 강박(强迫) 신경증이라고 단언했다. 신(神)이란 아버지의 상징적 대리자라고 하였다.
그러나 프로이드는 그 자신이 신경증자였고 신(神)을 절대적 존재로 믿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에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의 이론은 자기를 완전히 분석하지 못한대서 이루어진 자기의 투영(投影)이었으리라고 본다.
물론 종교 그 자체는 어디까지나 신경증이 아니겠지만 종교를 믿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더러 프로이드나 다름없는 신경증 환자들이 끼어있을지도 모른다.
신을 신으로서가 아니고 아버지의 상징적 대리자로서 찾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고 보면 프로이드의 비판도 가슴의 일각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기도 하다.
오늘날 인류사회는 사상 미증유의 난관에 부딪치고 있어 가지가지의 요인이 「노이로제」 환자의 격증을 초래하고 있다.
자기 주변의 사람들, 형제 자녀들 가운데 「노이로제」 때문에 고민하는 예가 자주 눈에 띄기 쉽다. 「노이로제」를 이해학 위해선 정신분석에 관한 책이 필수적이다 종교인들 중에 혹시 정신분석을 알아보고 싶어서 책을 구하려다가도 그것은 「종교비판적」인 것이라고 하여 멀리 대하고 마는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또는 첫번부터 멋도 모르고 그런 책을 탐색할는지도 모르겠다.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 이후에 많이 발전했다.
비판을 비판해보는데까지라도 목표를 두고 계통적으로 읽어보고자 하는 분에겐 물론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전집부터 시작해서 프로이드 이후의 각 학파의 저술들을 읽어가야겠지만 그런데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알아보아야겠다 하는 정도의 분들에게는 우선 메닝거의 「人間의 마음」 또는 「愛憎」 같은 것을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음) 구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노이로제」는 사람의 어느 기관의 병이 아니고 전인격(全人格)의 병이며 그것을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은 자연 인간학이 된다.
그런 까닭에 연구해보면 결국 종교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증명하는 과학이 되고 말 것이다. 「노이로제」의 진정한 치료와 예방도 그렇게 될 때 완전하게 해결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兪碩鎭(醫博 · 베드루신경정신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