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55) 불리한 처치 ⑤
발행일1966-10-23 [제540호, 4면]
소년은 은은한 목소리로 잘라 말했다.
라미씨는 시험해보는 것에 지나지 앟았던 질문에 대한 이 대답을 듣고 몹시 기뻤다.
『얘기 해봐라, 얘야…』
리따도 제르맨도 빼놓고(이 몇마디 안되는 단어에 그렇게도 많은 모험과 위험과 고뇌가 들어 있다는 것이 꽤 놀랍고 창피스러워서) 이야기를 끝내고 나서 알랭 로베르는 언도를 기다렸다. 그는 라미씨와 그를 가령 며칠동안 그러나 당장에 감옥에 보낼 것을 바라고 있었다.
『물론』
하고 판사는 천천히 말했다.
『그건 모두 좀 얼석은 짓이 아니냐? 전 어떻게 생각하니? …하긴 네가 부모를 찾는다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 일을 도와줄게고 거는 또 언젠가는 아마 부모를 찾아내게 될지도 모른다. 허지만 넌 좋은 패짝이 있다. 마르끄 말이다 영리한 애지 마르끄는? 네게는 또 여대장 프랑쏘아즈, 「이빨」, 뷔팔로도 있다. 훌륭하고 아무래도 너보다는 약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단 말이다! 너 몇살이냐?』
『열 한살 반이요』
『너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너도 나와 마찬가지야… 「떼르느레」에 있는 저 사람들 말이다. 그 사람들은 너보다 인생을 더 잘 알지, 그렇지? 좋아! 그런데 너는 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았단 말이야… 의견을 물어보기는 커녕 도둑놈처럼 내뺐어!… 「까디」가 있긴 했지, 나도 잘 안다. 허지만… 이거봐라』
하고 갑자기 눈섭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너 심부름 좀 해주겠니? 다리 저쪽에 신문가게가 있는데 「프랑스 쏘아르」 좀 사다 주렴. 여기 천프랑있으니 거스름을 받아 오너라…고맙다!』
『판사님』
소년이 나간 다음에 간수가 조용히 말했다.
『판사님은 그애를 밖에 내보낼 권한이 없으십니다. 저도 그렇구요! …그리구 그 천 「프랑」 말씀인데, 매우 무모한 일입니다!』
이마 한가운데 세줄기 세로 주름살이 나타났다.
『가르니에, 「내가 권한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십오년이나 되네… 또 내 「무모한 짓」으로 말하면, 그것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네, 결혼을 해서 애 아버지들이 됐단 마리야! 그러구 정초에는 내게 편지를 보내고!』
『그렇지만…』
『무모한 짓은 이 소년을 감금해서 자유의 유일한 길은 탈출이라고 새삼스럽게 믿게 만드는 것일세 그리구 이 사람아, 개들에게는 날마나 산책을 시키네 소년들은 산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나, 전정으로?』
『그렇긴 하지요』
가르니에의 대답이다.
『그렇지만 그애가 돌아오지 않으면 제게 책임이 있거든요.』
『그런데 지난달 어린 로레가 그런것처럼 그애가 오늘밤에 정맥을 끊든지 하면 생각 나지! 자넨 책임이 없겠나?』
『책임 없어요.』
가르니에가 말했다.
『허지만 나는 책임이 있을걸세…』
그드은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날이 어두머져갔다. 간수는 권연을 말다가 망쳤다.
『안돌아오는데요』
간수가 말했다.
『믿음! 이것만이 소년들을 붙잡아 매는 유일한 수갑이고 유일한 창살일세. 믿음…』
알랭 로베르는 갑자기 심각한 얼굴에 촛점 잃은 눈으로 돌아왔다. 꼭 쥐었던 주먹을 라미씨의 손바닥에 대고 펴니 라미씨는 세어보지도 않고 동전과 구겨진 지폐 안뭉치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신문 여기 있어요 안녕히 계세요, 판사님…』
『고맙다. 나는…(그는 신문을 천천히 펴다가 흠칫 놀라는 체 했다) 아! 좋지 못한 소식이다. 얘야. 「까디」가 죽었구나, 봐라!』
『병이 들었으니까요』
하고 소년은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물룅」의 의사들은 개를 살려둘 수가 있었는데… 자 봐라, 너는 개에게 좋은 일을 하는 줄로 생각햇었는데 성공했다고 믿니? 네 생각은 어떠냐?』
그는 대리석 같은 손을 애밀어 까만 머리털을 쓰다듬었다. 알랭 로베르의 머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2참 여러운 일이다. 얘야, 어려운 일이야』
라미씨는 조그만 목소리로 이렇게 덧붙이고 나서 말투를 바꿨다.
『자 다시 만나자! 내일 「당페르로슈로」에 보내주마. 거기가면 여기 보단 낫겠지? 권연마는 기술을 배우기 전에 「가르니에」를 떠나는 것은 섭섭한 일이지만, 결국 …뭐, 「당페르로슈로」 가는게 싫으냐? 거긴 너 아는 사람들이 있지? 끌레랑의 사 …알리쓰양…』
『왜… 「떼르느레 는 안돼요?』
소년은 겸손하게 물었다.
『급하기도 하구나! 허지만 얘야, 너는 바보짓을 했으니까 일을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걸리는거야!』
『그럼 감옥에 들어가서 갚겠어요!』
『네 목을 자를 수도 있을거다.. 네 생각엔 어떠냐? 자 곧 다시 만나자! 잘 있게, 가르니에!』
라미씨는 다시 제라르 있는데로 갔다. 제라르는 「세느」강과 요란한 소리를 내는 예선, 코밑까지 물에 잠긴 평저선들을 구경하며 아버지를 기다리기로 했었다. 그들은 같은 걸음걸이로 걷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 있었어.』
조금 뒤에 제라르가 말을 꺼냈다.
『나는 사법경찰에서 뛰어나오는 소년을 살펴봤어. 거리 모둥이에 와서 그애는 오랫동안 망설이더니 다리를 건너가서 석간신문을 한장을 샀어. 돌아오는 길에 나 있는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데 멈춰서서 신문 첫면을 보더니 울기 시작하겠지…』
『울었어?』
라미씨가 말했다.
서기가 타자기 위로 라미씨에게 분홍빛 일건서류를 내밀었다.
『베르느빌 앙드레』
『프로스뜨씨, 잠간만…』
그리고는 옆 책상에 앉아있는 부인가정방문원에게 말했다.
『아가씨, 창문을 좀 열어도 괜찮겠오?』
『판사님, 피곤하세요?』
『약간』
라미씨는 눈을 감는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그외 얼굴은 죽은 사람의 얼굴과 같다. 심문이 한시반에 시작되었는데 지금 다섯시다. 그는 기억을 더듬는다….
안주인의 돈을 훔친 뚱뚱한 처녀.
『아니, 월급을 안주니까 내가 가진거지요!…』
엄한 아버지다운 벌을 요구하는 비극적인 부모들(그들의 자식을 나라 돈으로 기르고 싶은거다!) …여러번 자살을 기도한 양촛빛 얼굴을 한 열여섯살 먹은 소녀.
『제대로 한번 들어 맞았더라면 어떻게 됐겠느냐, 응?…』
부모네 집에 남아 있으면 일생을 두고 영영 버려질 소년, 그런데 라미 판사는 그 소년이 몇시간을 집에서 빠져나온 사실에서 서슴지 않고 그에게 「도망군」이라는 낙인을 찍어줄 탈출을 발견해가지고 그를 구해주기로 했다.
- 또 아버지의 돈을 훔쳐서 매주 또박 또박 봉급이라고 속여 아버지에게 갖다 바친 소년도 있었다.
아버지는 말했다.
『판사님 그놈을 맘대로 하십시요. 저는 다시는 그놈을 안볼랍니다!』
또 「생제르맹 데쁘레」의 소녀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매음하며 다만 한가지 감옥에 다기만을 원한 여자도 있었다.
『동무들을 놀려주려고 그런거지? 장 쥬네 노릇을 하려고 말이야?…』
세시간 이상 전부터 라미씨는 질문하고, 짐작하고, 위압하고, 몸부림을 치며 소년 소녀들과 특히 그의 보모들을 설득시킨다. 그는 그 사람들을 내일도 모래도 다음주에도 다시 볼 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자기가 내린 결정을 전적으로 찬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 자주 - 그렇지 않으면 그의 결정은 아무 소용에도 닿지 않을 것이다. 웃음을 먹음고 싸우기를 세기간, 그후에 라미씨는 삼분동안 맑은 공기를 마시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다. 분홍빛 서류…
『베르느발 앙드레… 아 그렇지! 아머지한테서 어머니게로 끌려가고 끌려오고 하는 가엾은 저 소녀… 부모는 물론 이혼한 사이고 - 그리고 「삐갈」의 뚜장이 여자하고 자동차에 편승하고 떠나간 소녀 …간수, 우선 대모 로지에 부인을 들어오시라고 하게… 됐어! 부인 앚으십시요. 거기 말고 이리 오세요! 그래서요?』
로지에 부인은 잃어버린 발걸음의 방에서 - 잃어버린 시간의 방, 잃어버린 눈물의 방에서 오래전부터 뇌까려오는 대사를 왼다…
라미씨는 그 여자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있다. 대사 끝머리에 이르러 아무도 그에게 대답을 하지 않으니까 이야기르 ㄹ다른 말로 다시 하는데 자신이 처음보다 덜한다. 라미씨는 여전히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로지에 부인은 개미 체바퀴 돌듯하며 중얼중얼 하다가 드디어 태엽이 잘 감기지 않은 축음기 모양 멎고 만다.
그때서야 판사는 이제부터는 자기말이 중단되지 않을 것을 확실히 알고 그 여자에게로 몸을 돌리며 조용히 입을 연다.
『자아, 부인은 이렇게 생각했지요…그리고 남편에게 의견을 물으니까 남편은 말했지요…그래서 부인은 결정한거지요…그렇지요, 안그렇습니까?』
그 여자는 그렇다고 한다. 그는 그 여자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기의 결정을 들려준다. 하나 밖에 없는 합리적인 결정 - 그 여자가 요구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