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敎實話(전교실화)] 길 잃은 양을 위해 (14) 단돈 70원에 運命(운명)을 바꿔 ⑦
발행일1966-10-30 [제541호, 2면]
지금은 젊은 청춘의 몸으로 이 더럽고 무서운 죄명을 쓰고 세상사람들의 저주와 냉소 속에 세상을 떠나지만 모든 것이 천주님의 안배하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천주님의 사랑 속에 내 마음은 더욱 평화롭기만 하다.
다만 외로운 너희들만을 험악한 세상에 남겨둔채 천주님을 알아 공경하게 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만이 한이로구나.
<사람이 만일 보천하를 다 얻을지라도 제 영혼의 해를 받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마테오 16 · 26)
이 말씀을 너희는 명심하여라.
세상사람들은 다 나를 보고 불쌍하다고 하겠지만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천주님을 몰라 뵈옵고 공경치 않는 그들이 더욱 불쌍한 것이다.
지금 천주님을 알아 공경치 못하는 너희들 영혼의 장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도저히 이대로 있을 수가 없이 이제 마지막으로 너희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간절히 부탁하는 것이니 너희들은 나의 이 말을 깊이 깯다고 명심하여 모든 것을 그대로 실천하기 바란다.
1, 우선 너희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천주교를 믿고 신봉하여라.
진실한 마음으로 자기 죄를 뉘우치고 천주님을 알아 공경하면 멀지않는 날에 우리 서로 천당에서 다시만나 천주님의 사랑 속에 영원한 복락을 누릴 것이로되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이 오빠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제삼 부탁하노니 너희들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천주교를 믿고 신봉하여 너희들의 영혼을 구하기 바란다.
2, 그리고 이 유서를 전해주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대흥동 240번지에 사시는 고분도(중열) 선생님을 부모와 같이 공경하여라.
고 선생님은 나의 영세 대부이시며 내 영혼이 천주님께 구원 받음에 있어 등불이 되어주신 분이시다. 내가 고선생님의 무한하신 은혜와 고마우신 노고를 보답치 못하고 가니 너희들이라도 내 대신 그 은혜를 보답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나 역시 여러번 부탁했지만 앞으로 너희들 영혼 · 육신 생활에도 없어서는 안될 등불이 되어 주실 분이시기에 모든 것을 잘 의논하고 부탁하기 바란다.
3,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귀중하게 지니고 있던 십자고상을 너희들에게 주니 일생동안 소중히 간직하기 바라며 언제고 이 오빠가 생각나거던 십자고상을 보아다오.
이제 먼 훗날 천당에서 우리 함께 다시 만나는 날을 기약하면서 끝으로 다시한번 부탁하노니 너희들은 이 오빠의 말대로 반드시 천주교에 입교하기 바라며 모든 것을 천주님께 의지하고 살기 바란다.
그럼 자비하신 천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너희들 마음에 풍성히 임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이제 이 오빠는 필을 놓으려 한다.
동예야 동순아!
아-
하늘이 푸르구나.
이제 내 마음은 평화롭기만 하다.
언제고 이 오빠가 그립거던 저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천주님께 기구나 해다오.
서기 1966년 죄많은 오빠 한 바오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