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56) 불리한 처치 ⑥
발행일1966-10-30 [제541호, 4면]
『이제는 당사자 차례!』
이렇게 생각하며 열일곱살 먹은 코가 뾰죽한 금발 소녀 베르느빌 앙드레를 올려보내라고 한다.
소녀는 허세를 부리며 들어온다. 그러나 대모를 보자 둘이 다 눈물을 펑펑 쏟는다.
『두분이 다 울고 나면』하고 라미씨가 부드럽게 말한다.
『여러가지 일을 설명해 드리겠읍니다… 아아! 앙드레는 예쁜 베레모를 썼군… 그리고 그 마플러 하고! 판사님을 보러가니 나도 있는 모양 다 내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아니라고? 자 앉아요! …앙드레의 부모님들은 안오셨어, 토라지신거야…』
『토라지겠으면 토라지라지요!』
『이봐, 앙드레는 그분들에게 토라질만한 이유를 만들어 드렸어!…허지만, 내가 알기로는 어머니가 앙드레를 보러 「플뢰리」로 가셨다는데. 뭘 갖다 주셨어?』
『오렌지하고 잡지 몇권하고… 꽃한송이 하고요.』
『그래서?』
『그래서 난 좋았어요.』 하고 소녀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잡지, 잡지! 난 그것들이 「꿈」이니 「마음의 비밀」이니 혹은 그와 비슷한 저속한 잡지가 아니었기를 바래! …아니라고? 그렇고 말고, 앙드레는 수녀님들이 읽지 말라고 하는데도 몰래 수어서 그것들을 읽었다는걸 난 잘 알고 있어. 그리고 앙드레는 거기 있는건 모두 믿지! 앙드레는 아래위를 회색옷으로 같은 청년이 커다란 미국제 자동차를 타고 오기를 평생을 두고라도 기다릴거야! 그리고 인생에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앙드레의 옷과 하이힐 덕으로 주인 아들하고 결혼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지! 「마음의 신문」은 말이야, 「가슴의 신문」이라고 말해야 될거야』하고 조그만 소리로 덧붙이고 계속한다.
『자, 그럼 베르느빌 앙드레, 날 좀 쳐다봐요…(소녀는 얼굴을 숙인채 이를 어떻게나 꽉 다물었던지 관자놀이뼈가 움직이는 것이 보일 정도다…) 이 앙드레는 결점이 많군! 어떤 결점들일까? 앙드레는 뽐내기를 잘해…』
『어머나!』
『뽐내길 잘한다니까 기분이 나빠하는군. 그럼 그만두자! 허지만 장점은 어떤건가? 앙드레는 장점도 많이 있단 말이야 …앙드레의 장점은 뭐지? 대답을 안하는군, 이건 함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지…그럼 내가 그걸 말해주지!』
판사는 그 소녀에게 양반다운 옆모습을 보이며 다른 말투로 계속한다.
『앙드레는 매우 감수성이 많고 매우 영리하고 대단히 헌신적인 소녀야.(그 여자는 머리를 보일락 말락하게 쳐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 몹쓸 여자하고 자동차 편승을 했다는 이야기를 아직 이해하질 못하겠단 말이야… 참말이지!』
『대답해라』
대모가 소녀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대답하라니까!』
『가만 두시요! 그애가 얼마든지 나한테 대답을 할 수 있어요…그뿐 아니라 이 문제를 가지고 세상마칠 때까지 끌고가진 않을겁니다!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다시는 앙드레에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시켰어. 왜 그런고 하니 그때부터 그 이야기를 너무 한단 말입니다.』
판사가 대모를 돌아보며 덧붙이니 이번에는 대모가 고개를 숙인다.
『저녁마다 그 이야기를 해서 라디오를 대신하게 됐단 말입니다! …아! 앙드레 베르느빌, 웃는군! 앙드레가 웃는 웃는 걸 보기는 처음인걸… 그것이 앙드레한테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안다면 훨씬 자주 웃을거야!! 이거봐, 저번날 아버지를 봤는데… 저봐, 다시 이맛살을 찡그리는군! …아버지는 앙드레를 무척 사랑하셔! 아버지가 뭐라고 내게 말씀하셨는지 알겠어? 아버지의 말씀을 그대로 옮길 수 있어.
「내 딸이 먼저 소을 내밀어야 할겁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앨 사랑합니다.」 이러셨단 말이야. (아무 말 없이 코훌쩍이는 소리) 자, 여기서 나가는 길로 두분이 언제 어떻게 아버지가 앙드레를 보러 오실 수 있는지 마련을 하세요. 이런걸 내가 마련할 순 없지 않아요?』
『격자창너머로 말하는건 정말이지!』
베르느빌 앙드레는 무슨 말이고 하느라고 중얼거린다.
『으응! 그게 훨씬 더 편리한거야! 영화의 한 장면 같단 말이야! 그리고 격자창이 없어지면 서로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게 된단 말이야, 두고봐! …그건 그렇고 앙드레 이야기를 해보자구. 앙드레에게는 어떤 것이 제일 좋은 해결책이겠어? 어떻게 생각하지?』
『무슨 소용이 있어요? 너무 늦었어요!』
『천만에! 「마음의 비밀」의 대사를 외우진 마라! 앙드레는 잡지 표지가 아니란 말이야. 앙드레는 아주 예쁜 소녀구, 그래서 나는 앙드레를 행복되게 만들어주기로 결정했단 말이야! 허지만 앙드레도 옛날말을 알고 있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 말이야! …좋아! 앙드레는 무슨 일을 했으면 좋겠지?』
『저…재봉일이요』
『재봉일? 좋아 나같으면 그걸 좋아하지 않겠는데! 허지만 사람들은 서로 취미가 각각이니까… 그럼 그렇게 마련하기로 하지. 일년후면 크리스띠안 디오르가 단단히 조심을 해야 될거야! …아가씨, 앙드레를 어디에 보낼까요?』
『「엣가르말레 보르도」가 어떨까요?』하고 부인 가정방문원이 암시를 준다.
『「보르도」요? 거 좋은 생각이구니요! 앙드레, 어떻겠어 「보르도」로 가면? …됐어! 그럼 프로스뜨시…』
서기는 펄쩍 정신을 차리며 타자기에 종이 한장을 끼운다.
『「나는 어머니의 면회를 받는 것이 기뻤읍니다. 아버지도 나를 보러 오시리라 믿습니다」 맞았지? …됐어… 「나는 다시는 저속한 잡지를 읽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저속한」에 밑줄을 치시요. 「나는 보르도에 가서 재봉일을 배우는 것을 수락합니다.」 좋아 앙드레, 보름 후에 날 다시 만나러 와요…』
『싫어요!』
소녀는 일어나며 소리를 지른다.
『얌전히 기다리라고 하고, 오래 걸리지 않을거라고 약속하셔서 주의를 하고 있으니까-아직도 보름이나 걸린다는 거예요? 있지 못하겠어요!』
『일주일 후에…다시 앉아요! …일주일 후에 나를 다시 보러 오라구.』
라미씨는 참을성 있게 다시 말한다.
『거기에 앙드레 자리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야, 알겠지! …아가씨, 일주일이만 넉넉합니까? - 좋아요. 그리구 마르쎌이 여기 없는데야 일주일 더 기다리는게 뭐란 말이야?』하고 라미씨는 조그만 목소리로 덧붙인다.
『마르쎌은 잘있나?』
이 이름을 듣자 이 슬픔에 싸인 여인의 얼굴에 어린애 같은 미소가 지나간다. 그 여자는 처음으로 열 일곱 살 먹은 여자같이 보인다.
『마르쎌은 여전히 앙들에게 편지를 보내 오나? 언제 인도지나에서 돌아오지?』
『4월에요.』
『그 사람이 「보르도」로 앙드레를 보러 갈거야. 그리구 나한테 와서 앙드레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청할거야! 자, 또 만나자구, 앙드레 베르느빌… 그리구 보르도에서 자동차편승을 하기 전에 나한테 편지를 보내야 해, 응?』
악수가 나누어진다. 그 여자들은 간수의 앞장을 서서 나간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들어가도 좋습니까?』
입에는 웃음을 먹음고 매부리코에 흐트러진 머리카락, 마르끄의 담당변호인 다리에이다.
『들어와요, 들어와! …그래? 마르끄가 떠난 뒤, 그보다도 「까이드」가 없어진 「까리애르」의 우정그룹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
『두 패로 「터졌읍니다」…』
『서로 적대시하는?』
『아니요. 지금은 전부 해서 스물일곱명입니다. 이제는 바라크가 하나 더 있어야 되겠어요…』
『좋아요! 그리구 마르끄의 부모는?』
『그들을 위해서 다른 집을 하나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다리에, 모든 것은 침대를 넉넉히 장만한다는 문제에 달려 있는거요. 소년 각자가 부모의 방하고 다른 방에 침대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손님」 수는 반이나 줄어들거요!… 그들이 마르끄를 보러 「떼르느레」에 갔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