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57) 불리한 처치 ⑦
발행일1966-11-06 [제542호, 4면]
『아니요, 그리고 마르끄는 그게 섭섭하니까 부모에게 편지를 안씁니다. 또 부모는 마르끄한테서 아무 소식도 받지 못하니까 자기들도 편지를 보내지 않구요…』
『「떼르느레」엘 가봐야 되겠는데, 다리에?』
변호사는 웃음을 그치고 그이 제복의 넓은 소매를 하늘로 치켜 올린다.
『그건 저도 잘 압니다만…』
『빨리 가봐야 할거요!』
『해보겠읍니다.』
『내가 당신에게 말한 일이 있는 마르끄의 패짝 알랭 로베르가 「당페르로슈로」에 있어요.』
『변호사가 필요합니까?』
『아니요 난 그애를 살그머니 「떼르느레」로 도로 보낼 생각이오. 허지만 말이요! 그애는 판사 때문에가 아니라 검사대리 때문에 변호사가 필요할거요…』
『두불레씨는 길이… 들지 않습니까?』
『안들긴! 허지만 천천히, 천천히… 여기서는 모든 것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거던!』
그들은 둘이 다 웃었으나 기쁨을 느껴서가 아니다. 다리에는 마른 손가락으로 안경을 치켜올린다.
『판사님 영전문제는 어떻게 되었읍니까?』하고 조그만 목소리로 묻는다.
『소년재판소를 떠나는걸 당신은 영전이라고 부르는거요?』
라미씨는 비통하게 말한다.
『그래도 판사님은 장래를 희생하고 만년 소년판사로 계실 순 없지 않아요? 소년판사의 신분에 대한 법령을 반포하지 않는다고 말씀입니다…』
『당신이 나라면 어떻게 하겠오, 다리에?』
라미씨는 입만이 웃고 있는 얼굴을 그에게로 돌리며 물었다. 그리고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했다.
『그럼 알거 아니요?…』
변호사는 여느때보다 오랫동안 그와 악수를 하고 변호사복 자락을 뒤로 펄럭이며 나간다.
그가 나가는데 빈틈없는 방문객이 들어온다.
『판사님 들어가도 좋겠읍니까? 뭐 잠간만…』
그것은 돈을 꾸러 오는 백동이 마르쎌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벌써 여기 저기서 백 「프랑」씩 뜯어냈다. 정정과 변호사 두명, 그리고 간수에게서까지…
『저말입니다, 판사님, 참 곤란한 일이 한가지 생겨서요…』
그는 대단히 미안하다는 말을 뇌까리며 나간다. 그리고 여러 말 할 시간이 없이 바쁜 라미씨가 그에게 「꾸어준」 커다란 지폐를 서글프게 챙기며 백동이는 벌써 새 먹이를 찾아 눈을 이리 저리 굴린다.
손목시계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프로스뜨씨는 새 서류를 라미씨에게 넘겨준다.
『마르씨알과 리고리입니다.』
『아! 그애들은 어떻게 된겁니까?』
하고 라미씨는 다정스럽게 물어본다.
간수가 두 소년을 들여보낸다. 눈웃음을 짓고 있는 금발소년인데, 그의 옷과 눈길과 목소리에 비하면 너무나 이마가 단단하고 턱히 삐죽 내밀고 한군데만 보고 있는 작은 소년이다.
『아, 이 친구들 재미가 어때? 앉아라들…』
판사는 웃으며 그들을 살펴본다. 리고리(큰 소년)는 그에게 마주 웃으며 다리를 뻗는다. 마르씨알은 눈살을 찌프리고 경계를 하고 발을 의자 밑으로 끌어들인다.
『마르씨알과 리고리는 개와 고양이야! 그러면서도 마음이 잘 맞지, 응? (한 소년은 열광적으로 또 한 소년은 조심스럽게 긍정한다) 특히 바보짓 하는데 그렇지, 응? …사비니에서는 같은 건물에 있지 않냐?』
『바로 그겁니다. 판사님.』
『그게 훨씬 낫다! 리고리 너는 어떤 건물에 있니?』
『「사보아」요.』
『너는?』
『「부르고뉴」요』
『거긴 괜찮으냐?』
『나쁘진 않아요. 그렇지만…』
『비개방적이란 말이지!』
『네.』 하고 마르씨알은 눈을 꼼짝하지 않은채 말한다.
『「프렌」에서는 훨씬 더 비개방적이다. 참말이야. 네가 두살만 더 먹었다면 「프렌」에 가있을건데! 그렇게 되면 나는 너를 위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될거다…』
『알아요』
『그런데 이제 이태만 있으면 너는 어엿한 직업을 하나 가지게 될거야! 왜냐하면 상점에서 물건을 훔친다든지 주인집에서 돈을 빼내는걸 너는 직업이라고 부르지는 못하겠지?』
『그래요, 판사님』
『그런데 말이다. 네가 이런 짓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깨닫게 됙기만 하면 이게 모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들려달라고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국 나는 아무래도 괜찮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네가 나중에 무엇을 하겠느냐 하는 문제다. 「사비니」에서는 네게 대해서 만족들하고 있니?…』
『그럴거예요』
『나는 그걸 잘 알고 있다! 내 말 들어봐라! 어… 「언제나 남을 도와주려고 하는 좋은 동무…」 그렇지?… 자 봐, 너는 말썽을 일으키고 있지만, 나는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넌 착한 아이야, 그게 부끄러울건 없단 말이다! 그리고 또 「공장에서 재간이 무척 많고…」』
『그래요, 그렇지만 견습생활엔 흥미가 없어요. 판사님』
『뭐하고 싶으냐?』
『입대해서 인도지나에 가는거요.』
『난 네가 죽으러 가게 버려두지는 물론 않을거다!… 그리고 네 패짝 리고리는 싸룸하러 갈 생각은 도무지 없거던! 네 생각은 어떠냐, 리고리?』
『저… 싫어요.』
『그리고 너는 리고리하고 떨어지기는 싫지?』
『응… 싫어요.』
『그럼 알겠지! 나는 너희들을 함께 「쌩 모리쓰」에 보내도록 힘써보겠다.』
『우리 생각에는 「뽀아띠」에 가면…』하고 리고리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그건 안돼! 너희들 「뽀아띠에」로는 안보낼테다. 너희는 거기서 말썽구러기라는 평판을 들었다. 그러니까 그리로 돌아가면 그 값을 치뤄야 할거다!』
『그럼, 혹 「빠리」는?…』
하고 마르씨알은 딴데를 보며 한마디 해본다.
『「빠리」! 일주일에 여섯번 영화구경에, 대포집에서 「베이비축구」, 그리고 「바스띠유」광장의 야시…』
『그래도 야시가 일년내내 「바스띠유」에서 열리는건 아니지 않아요, 판사님!』
『「바스띠유」에서 열리지 않으면 「나씨응」이나 「레뷔볼릭」광장에서지! 언제나 서긴 선단 말이야! …안돼, 「쌩 모리쓰」로 가는거야!』
『둘이 같이요?』
하고 마르씨알이 불안으로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한다.
『아제 어려운 문제다! 리고리 너는 단순한 도망군으로는 「쌩모리쓰」에 갈 수가 없다… 원칙적으로! 허지만 내 말을 잘 들어라, 네가 집에서 도망쳤을적에…』
『지난번에 말이지요?』
『그래, 너 어떻게 도망했니?』
『기차루요.』
『차표는 샀었니?』
『네』
『틀림 없니?』
『틀림 없어요』
『거 안됐군! 그리고 도중에 아무런 못된짓도 하지 않았니? 무얼 훔쳤다든지? 유리창을 깨뜨렸다든지, 그런거 말이다!』
『잘 생각해 봐라!』
『무화과 자루는 리고리야!』
이맛살을 찌푸리고 그의 패짝이 저질렀을지도 모르는 못된 짓을 열심으로 찾아내려고 하는 마르씨알이 그에게 속삭인다.
『아가리 닥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