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敎實話(전교실화)] 길 잃은 양을 위해 (16) 神學生(신학생)의 現代版(현대판) 라스코리니코프 ②
발행일1966-11-13 [제543호, 2면]
- 왜 나는 진작 죽지를 못했던가?
아 괴로운 현실이여 어찌하여 나에겐 단테를 천당으로 인도한 베아트리체는 없었던가. 신은 왜 나를 버렸는가? 아니 왜? 나는 신을 보지 못햇는가!
그는 이렇게 무한한 의식의 벽에 가로막혀 몸부침쳤다.
그러나 재판 결과는 촌분의 여유도 주지 않고 대법까지 일사천리로 사형이 확정되었다.
1964년 무더운 어느 여름날 나는 병사 23방으로 그들을 찾아갔다. 폐결핵환자 특유의 창백하고 뼈다귀만 남은 앙클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댁이 김병석씨입니까?』
『네』
그는 환자 특유의 초점흐린 그러나 번쩍거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건강이 좀 어떻습니까?』
『그저 그렇지요』
이렇게 대답하면서 그는 종시 내가 무엇때문에 왔는가 의문의 눈을 굴리고 있었다.
『다른게 아니라 혹시 전에 신앙을 가진 적이 있었는가 해서』
그는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한참 나르 ㄹ바라보더니
『네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전 신학교에 다녔읍니다.』
『네, 그렀습니까? 어느 신학대학이었나요』
『○○신학대학이었읍니다.』
『그럼 프로테스탄이었군요』
『네 그렇습니다』
『세례를 받았읍니까?』
『네 받았읍니다.』
『저는 가톨릭신자입니다』
『아 네 그렇습니까』
그는 비로소 내가 온 의도를 알겠다는 눈치였다.
『개혁자 루터 역시 가톨릭교회 신부였단 사실도 알겠군요』
『네 알고 있읍니다』
나는 여기서 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한 이유, 그로 말미암은 교회의 분열분쟁 인류사에 미친 영향 등을 그와 장시간 토론하는중 대개 그는 조용히 수긍도 하고 때때로 반박도 했다.
『그런데 천주께서는 여러 교를 세우셨나요?』
『아니지요, 하나만 세우셨지요』
『그렇다면 둘 셋이 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까?』
『그러나 하나님 안에선 모두가 한 형제가 아닙니까?』
『확실히 그렇습니다. 허지만 프로테스탄이 교황권을 부정하고 교회를 이탈하여 분파되어 그로 말미암아 끊임없는 분쟁, 분열을 계속하고 지금은 수습할 수 없는 지리멸렬의 상태에 빠진 것은 확실합니다.』
그로부터 나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설명을 꾸준히 그에게 들려주었다. 이야기중 그는 여러가지로 천주교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놀라며 더러는 이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신교의 신학생이면서 가톨릭에 대해서 너무나 몰이해하고 또 크게 왜곡하고 있는데는 나 자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무엇보다도 그는 천주 존재 자체에 대한 신앙조차 지극히 모호한 것이었다.
『저에게 있어선 여태까지 신에대한 규명이 너무나 애매했읍니다.』
『물론 어려운 문제지요. 그러나 신은 스스로 구하는 자에게만 나타나는 법입니다. 어디 가톨릭에 대해 다시 진지한 연구를 해보지 않겠읍니까?』
『네 책이 있었으면 좋겠읍니다만』
『앞으로 책을 갔다드리겠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계속 용기를 가지십시오.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란 이 세상의 어둠에서 자기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며 늙은 욥과 같이 원수의 시련을 영웅적으로 대담하게 긍정하는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