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王은 성부께서 『天上과 地上과 地下의 모든 이로 하여금 예수의 聖名 앞에 다 무릎을 꿇게 하신』(필리버서 2 · 10) 영원하고도 절대적인 統治權을 받으신 王이시므로 時間과 空間의 제한을 받는 지상의 정치체제와 비길 수 없는 왕국을 세우셨고 그 왕국은 『온갖 百姓 온갖 나라』(默示錄 5 · 9)를 초월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 王國은 過去는 물론 現在 未來에 이르도록 全人類를 그의 領土內에 두고 그의 統治下에 두니 비록 人類가 그를 信奉하거나 말거나 모두 그의 신하인 것이다.

『내 나라는 이 세상 것이 아니니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 것이런들 내 시민들이 일정코 대적하여 나로 아혀금 유데아 사람에게 잡히지 아니하게 하였으리라』(요 18 · 36)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시듯 그 나라는 이 세속의 왕국과는 거리가 멀고 또 다른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王國은 어디까지나 靈身的이요, 天上的이요 精神的인 것으로 그리스도王 感謝誦에서 보여주듯 『그 나라는 眞理와 生命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요 正義와 사랑과 平和의 나라』인 것이다.

옛날 석가모니는 佛道를 터득하기 위해 深山幽谷을 찾았고 唯我獨尊 끝에 이 세상과는 絶緣하고 말았다. 모순되게도 現實을 피해야 할 佛敎가 우리나라에서는 國敎가 되고, 또 國師로서 政治에 關與한 高麗朝가 있다. 即 是非는 그만두고서라도 信仰生活과 政治와 密接한 관련이 있음을 지적함에 불과하다.

그리스도는 荒野에서의 시련을 겪으신뒤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福音을 전하시되 聖殿에서 「바리세이」를 내어쫓았고 파공날인데도 병든 이를 고쳐주는 등 社會의 그릇된 생활을 지적하고 거침없이 고치고야 말았다.

그러나 예수께서 復活하신 다음부터는 그의 地上에서의 權限은 그리스도王의 枝體인 敎會에 계승시켜 주었고 敎會를 통해 政治와 연관성을 맺게하였다. 그러나 敎會의 지상 목표는 인간의 구령에 있는 만큼 政治活動이 時間 空間의 제약을 받는 일인 만큼 경솔하게 다룰 수 없는 과제로 이어져 왔었다.

『구라파가 세계 4大 大陸 중 가장 작은 것이라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예술, 과학, 공예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유익한 도덕은 社會를 행복하게 만드는데에만 있는 그리스도교에 가장 큰 무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라 하듯 구라파에서는 항상 정치와 직접 간접으로 부딪쳤고 찰스 7世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진리를 자유롭게 말하는 것은 주교들의 의무이며 그 말을 그들에게서 들어 유효하게 실행하는 것은 군왕의 의무다』라고 말한 것이다.

더구나 合法的인 바탕으로 敎會가 社會에 진출하고 政治에 직접 손대려고도 하나 本來의 敎會任務가 있는지라 全世界에 공통되는 획일적인 것을 세울 수가 없었다.

普遍的인 성격이 모든 국가의 국민들에게 타당한 종교적 진리와 道德律을 가져다 주어야 하며 普遍的 가치를 지닌 진리와 도덕률을 펴기 위해서 敎會는 어떤 特定한 國家에 의존할 수도 없고 世俗的勸力에 대해서 본래의 敎會使命을 行하는데 適切한 獨立을 正當하게 받지 않으면 안된다. 어떠한 條件下에서 이 獨立이 보장되느냐 함은 敎會가 내세우는 道德律과 세계 각국이 제마다 가지고 있는 도덕률과는 合致되지 않을 때도 있고 言語 風俗 傳統 등 社會條件과 生活樣式이 더욱 難題를 惹起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韓國과 같은 社會에서는 옛부터 지금까지 敎會가 直接 政治에 말려들기를 원하지 않았다. 主目的을 傳敎事業에 두고 그 事業을 더욱 有益便利하게 추진 시키는 한 방편으로 사랑과 희생과 봉사의 길을 모색한 나머지 社會事業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그들을 깨우치도록 하니 學校 · 病院 · 養老院 · 孤兒院 · 新聞 · 其他의 구호사업의 경영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한국敎會는 直接 정치에 관련하지 않는다. 聖職者가 出馬를 안한다든가 市長이 되지 않는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敎友들이 政治에 關與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 그가 個人의 資格으로 政治에 관여하며 더욱 전교사업에 有益한 行爲를 하여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非그리스도的 行爲를 할 때는 단연코 敎理나 信仰面에서 질책하기를 아끼지 않으며 그 個人의 政治活動이 敎會를 代表하거나 代理者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니 誤解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敎會는 社會的인 地位나 名聲이 있는 敎友나 政治에 關與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個人의 일이고 보니 與에서 또는 野에서 언제나 자기의 所信대로 自由롭게 활동할 수 있는 自由를 주고 있다.

과거 구라파에서는 直接 敎會가 政治에 관여한 일이 있고 지금도 또한 관여함을 허가하고 있는 곳도 있으나 이것은 敎會가 처해있는 나라의 實情에 따라 행하는 것이고 보니 韓國敎會는 아직 그러한 단계에 들어서 있지 못한 것이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