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빌·콩고 NC】 콩고의 폭도들이 「스탄리빌」 지방의 신부들 중 몇 사람은 살해하고 나머지는 추방해버리자 신부가 없는 한 교회의 회장이 고해를 듣고 성체를 영해준 실화가 있다.
그 회장이 보내온 편지가 「레오폴드빌」의 주간지 「아프리끄·끄레찌엔느」에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지방은 두달이 넘도록 신부를 구하지 못한채 지내왔기 때문에 나한테다 그들의 죄를 고해하려고 우겨대는 신자들이 몇몇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상등 통회를 발하면 된다고 타일렀지만 그들은 고해실에서 신부에게 고해하는 것과 꼭 같이 나에게 죄를 고해야만 속이 후련하겠다고 강짜를 부렸다. 적잖이 당황한 나는 내겐 죄를 사해줄 권능이 없다고 쌀쌀한 어투로 잘라 말해주었으나, 그들은 하느님이 그들의 죄를 용서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외적으로 드러나는 표적을 기어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겠다고 고집하면서 앙탈을 부렸다. 어쩔수 없게된 나는 『나의 죄를 당신에게 먼저 고해하고 당신의 고해를 듣겠다』고 조건을 내세웠더니 합의를 보아 나는 큰소리로 내가 범한 모든 죄를 고했다.
그리고는 함께 「고죄경」을 외우고 고해실에서 그들의 고해를 들은후 나는 『하느님이 당신의 죄를 사해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내가 당신의 죄를 사합니다』라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 보속으로 우리는 성로신공을 드리고 그 다음 영성체전송을 봉독한 후 나는 사제가 성체를 영해줄때와 꼭같은 옷을 입고 손을 씻었다. 내가 성체에 손을 댄 순간 나의 온몸이 크게 전율함을 느꼈고 그리스도의 몸을 나의 노모(老母)와 아내에게 영새줄때 나의 두눈 가장자리가 확끈해 지더니 뜨거운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바로 그 수간만큼 내가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진정으로 느껴본 적은 없었다. 이젠 폭도들이 몰려와 나를 때려죽인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란 털끝만큼도 없을것 같았다.
얼마가 지난 후 폭도들 몇명이 나의 큰딸을 아내로 만들겠다고 다투어 엄포를 쏘는 바람에 나는 선수를 쳐서 딸의 약혼자인 가톨릭청년과 하루빨리 결혼시켜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딸과 약혼자를 제대 앞으로 데리고 가서 사제처럼 혼배원의(願意)를 물은 다음 약혼자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고 『하느님과 우리 모두가 여러분의 증인입니다』라는 선언과 아울러 『영원토록 서로 사랑할 것』을 요구하면서 하느님의 강복과 보호를 비는 기구를 드렸다.
그 자리에서 성수는 뿌릴 수 있었으나 불행하게도 성체가 없었다.
나는 증인들의 이름을 똑똑히 기입한 혼배문서를 한장 작성해주면서 『만약 내가 피살되더라도 이 문서를 사제에게 보이고 혼배미사를 봉헌하도록 하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