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예수 성탄대축일을 맞이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읍니다. 물론 세상에는 우습고 어리석은 일도 많으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때마다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뜻도 모르는채 알려고 하지도 않고 『메리 크리스마스』하며 선물 혹은 「카드」를 교환하는 것을 볼 때 일종의 허무감을 느끼게 합니다. 참된 크리스마스의 意義를 모른다면 크리스마스의 참된 기쁨을 맛볼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 성탄의 신비성 같이 경탄할 만한 것은 세상에 드물겠읍니다. 이유로서는 천주님의 영광이 이 지상에 나타난 것과 우리 人類에게서 사라졌던 빛이 다시 비치게 된 연고라 하겠읍니다.
즉 우리가 볼 수 없는 세상, 다시말하면 꼭 닫혔던 천국문이 예수님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열리게 된 겁니다. 이제 성탄절을 앞둔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알아 우리의 자세를 고쳐잡아야 합니다.
첫째 예수께서는 천국문을 열어 놓으려 탄생하신 것입니다. 즉 죄악으로 죄악으로 떨어지려는 우리를 구하기 위하여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누까복음 2장에 보면 천사가 목동들에게 『놀라지말라 만민이 다 즐거워할 바 큰 기쁨을 너희에게 고하노니 구세주 그리스도 너희를 위하여 오늘 「다위」 읍내에 탄생하시니라』
또 바오로 종도께서 『한 사람으로 즉 조상 아담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오고 또 주검이 왔고 역시 한 사람으로 즉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삶이 오고 빛이 왔다』고 하셨읍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탄생하신 날을 기념할 때마다 썩어가고 빛을 잃은 우리 마음에 예수께서 다시 오시도록 하여야 합니다.
둘째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스승으로 모범자로 탄생하신 것입니다. 천주님의 계획은 참 묘한 겁니다. 우리발에 짓밟히는 모래알 하나라도 (우리 인간은 모르지만) 다 천주님의 계획 안에서 움직입니다. 응당 화려한 궁전에서 탄생하실 것이었는데 왜 무엇때문에 길가에 쓰러져 가는 초막에서 탄생하셨읍니까. 다 천주님께서는 理由가 있읍니다. 理由는 무수합니다.
여기서 한 두가지 말씀드린다면 온갖 육신쾌락 명예욕 교만 허용심 등 벌써 2천년전 아니 영원으로부터 지금의 우리 생활을 내려다 보셨고 앞으로의 우리 생활을 내다 보시며 이렇게 스승의 입장에서 모범을 주신 겁니다. 이런 뜻 깊은 예수성탄 기념일에 사람들은 입으로만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고 노래하지만 도시의 거리를 혹은 요정을 가본다면 아니 바로 우리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 고요하고 거룩한 것을 찾아볼 수 없읍니다. 마음이 착하고 고요한 곳에 예수께서 오시어 거처하신다는 것을 또는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 平和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얻으려면 가난한 덕을 닦아 결백하게 되지 아니하면 안됩니다. 교만한 자는 겸손한 구세주를 맞이할 자격이 없읍니다. 온갖 그릇과 위선의 가면을 뒤집어 쓴 비뚤어진 마음씨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구세주 예수를 얻지 못합니다.
세째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자기의 온전한 사랑을 우리에게 드러내시기 위하여 탄생하셨읍니다. 요왕 종도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천주는 사랑이시다. 사랑 자체가 우리에게 오신 것이고 그 사랑 자체로 인하여 우리 같은 죄인을 사랑하신 것』이라고 하셨읍니다. 우리는 안셀모 성인과 같이 왜 무엇때문에 천주께서 사람이 되셨ㄴ, 무엇 때문에 우리 사이에 거쳐하러 오셨나 외쳐봅니다.
성탄절을 앞둔 우리는 제대 앞에 꿇어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며 고해성사를 받습니다. 그러나 베푸시는 구속의 은혜를 충만히 받는자 적습니다. 그 이유는 준비가 부족한 점에 있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모든 허물을 고쳐 영혼의 게으른 골짜기를 메우고 산과 같은 교만심을 물리치고 구부러지고 억세인 성격 고치기를 다하지 아니하는 연고입니다. 그러나 금년만은 우리 다같이 부발하여 「주의 길」을 훌륭하게 닦읍시다.
金玉均 신부(서울 鐘路本堂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