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越南戰線(월남전선) 소식]
전선확보로 전선없는 전쟁 옛말
신자 날로 늘고 레지오 조직
박격포 터지는 전방 초소서
짚차 위 제대서 미사 올리고
폭우속에 처참한 난민 · 포로 수용소 방문
최전방 「스릴」로 사령부로 돌아갈 맘 안나
자전거 타고가는 민가 변소
이곳은 이제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어 고국에선 상상도 못할만큼 숱한 비가 내려 쏟아집니다. 그동안 비로 인해 막사를 몇번이나 옮겼고 전방 중대까지 나가 병사들과 같이 지내고 전방초소까지 나가 한편에선 박격포와 포를 쏘는 속에서 짚차 위에 제대를 꾸며놓고 비를 맞으며 6차례나 미사를 지냈읍니다.
전방중대에 나가면 무척 재미가 있어 사령부로 돌아올 마음이 없을 지경입니다. 막사를 옮겨 지으면서도 일을 계속하고 방문오는 외국군인들을 상대하고 교회관계 대민사업문제로 여러 참모들의 통역도 해주어야 하고…… 밥먹을 틈이없어 짚차를 타고 가면서 「C레이숀」을 먹는 것이 비일비재입니다. 어렸을 땐 퍽으나 덤방댔지만 이곳에 와서는 정도 이상으로 세삼하게 작전상황과 안전문제를 침착하게 처리하고 있으니 저의 신변에 대해선 조금도 염려마십시요.
『월남 여자들이 이뻐뵐 때 월남(기후풍토냄새)에 익수해진다』는 초년병들의 재미난 「죠크」가 있듯 그정도론 다르지만 제가 일하기엔 조국에서나 이곳 월남에서나 일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다만 업무량이 엄청나게 많고 머리를 더 써야된다는 것입니다. 제일만 해도 바쁜데 각처부 고급장교들의 통역까지 해주어야 하니 일인 삼역을 하는 셈입니다. 월남군 장교들은 영어보다도 불어가 대체로 능숙합니다. 영어를 쓰고 불어로 말하는 한국장교를 보고 그들은 대단히 존경합니다. 이곳은 신부가 되려면 만16년(중3, 고3, 예과3, 본과4, 실습3년) 공부를 해야 비로소 신부가 됩니다.
월남군 짚차를 빌려 타는 관계로 손수 운전을 해야합니다. 대부분 길이 한국보다 좋아서 운전하기도 퍽 수월합니다. 조심할 것은 어둡기 전에 귀영해야합니다. 오늘도 아침8시에 「푸몽」 고개(월남자유민과 「베트콩」지역민이 서로 물물교환을 하는 시장이 있는 곳) 근처 한국군 대대에서 미사를 올린 것부터 시작, 제1후송병원에서 그리고 이번 「쭝탄」산을 뺏고 나간 연대를 들러 재구대대까지 방문했읍니다. 그러다 나니 시간이 늦어 「헬리콥터」로 밤10시에 귀영했읍니다. 이 「빙링성」에선 (퀴논은 고도소재지임) 전선없는 전쟁이란 옛말이고 한국군의 철저한 전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리를 하지 않으면 절대 안전합니다.
오늘 「베트콩」 포로수용소에 잠간 들렀고 피난민 수용소에도 비를 맞으며 돌아보았읍니다. 한국동란의 비참상을 능가하리만큼 처참한 광경입니다. 월남은 변소없는 나라와도 같아서 오늘은 정말 굉장한 구경을 했읍니다. 포로들이 단체로 약 2백여명이나 한꺼번에 나와 논두렁에서 대변을 보는 광경은 참으로 장관이었읍니다. 가난한 집에 가서 변소가 어디냐고 물으면 즉시 자전거를 내줍니다.
그걸 타고 나가서 용변하라는 뜻을 보르고 눈만 껌뻑 거려야 합니다. 이곳 제6수송병원엔 장교의 3분지1이 교우입니다. 그래서 매 목요일마다 레지오 마리에를 하기로 정했읍니다. 앞으로 레지오에 필요하오니 「까떼나」50부만 보내주세요…. 그동안 예비신자도 많이 늘기도 해서 마음이 기쁩니다. 허지만 종부나 또한 대세자가 생길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이를데 없읍니다. 오늘은 피곤해서 이만 쉬겠읍니다. 모두들 평안하시기를 주대전에 빕니다.
「퀴논」에서
(군우 151-501(APO 19491) 주월 한국군 맹호사단 사령부 군종참모부)
맹호부대 김육웅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