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63)「오늘함, 정자시에 …」 ⑤
발행일1966-12-18 [제548호, 4면]
『마미의 말이 맞아요. 그러니까 내가 이 직업을 감당할만큼 튼튼하질 못한거예요…』
『나보다는 몇십배 더 튼튼하고 더 재질을 타고났어요. 다만 나는 어려운 고비를 넘어왔는데 당신은 이제 그 고비에 이르렀다는 것이지…』
『이 직업과 결혼 두 가지 중에 한가지를 택해야 해요!』
『이것이 세상에서 유일한 진정한 문제지요. 「두가지 사랑에서 하가지를 골라잡아야 한다는 것」… 그 두가지 사랑을 일치시킨다면 몰라도』하고 마미는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마미 같이 말이지요?』
『나처럼…』
『자신이 있어요?』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요.』
「마미」는 겸손하게 대답한다.
『왜 그런 말을 내게 하지요?』
『나는 불행하고 또 불행하기 때문에 마음이 나빠지니까 그래요!』
프랑쏘아즈는 조그맣고 하얀 손을 자기 손으로 감싸 쥐고 자기 뺨에 갖다대며 말한다.
『프랑쏘아즈는 내 행복같은걸 갖고 싶지 않아요?』
마미는 잠간동안의 침묵이 지난 후 애써 물어본다.
『아니요. 마미, 나는 내가 「우리 아이들」이라고 말할 적에 우리 아이들 말을 하는건지 제3동의 아이들 말을 하는건지 내 남편이 알 수가 없게 되는건 싫어요… (「떼르르네」로 오기전에 있던 쎈타에서 본 것 같이) 의무실에 있는 원생과 집에서 앓고 있는 자기 아이 중에서, 내 남편이 「다른 아이」를 지키려고 밤샘을 하기로 결정하는 것 같은 일은 싫어요… 내가 낳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아이들보다 못하게 키워지고 보살펴질 위험이 있는 일은 싫어요! 마미 용서해줘요!』
『그렇지만, 프랑쏘아즈, 당신이 벌이를 해야하는 경우에는 하루의 일곱시간은 직물을 판다든지 물건을 만드는데 바치게 되지, 당신 아이들 교육에 바치지는 못할거예요!…다른 사람들의 아이들이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는 더 값어치가 있어요!…그것은 위대한 이익이 되는 일이예요.』
하고 조그맣게 덧붙였다.
『위대한 이익이 되는 일하고 결혼하는게 아니고 한 남자와 결혼하는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거지요 - 그런데 불행히도 그 사람이 뷔팔로가 아니고 「도끼」도 아니고 로베르 대장도 아니란 말이예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마미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모르겠어요. 내가 아는건 그저 당신이 그리울거라는 것 뿐이예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중 많은 아이들이 두번째로 어머니를 잃게 되리라는 거예요… 그리고 또 그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로 이 쎈타 안에 진짜 가정,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가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예요…』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어 덧붙인다.
『오늘밤이나 내일… 나게 될 이 애기, 이 조그만 애기가…』
『애기가 성탄날밤에 날지도 모르지요!』
『…이 애기가 여기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려는지 프랑쏘아즈는 몰라요.』
『대번에 형제 예순명이 생기는 거지요!』
『이 애기가 제일 연약할거고, 방위 능력이 없고 티 없는 것으로는 오직 이 애뿐일 거예요, 그러니 어떻게 이 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애들은 모두 애기에게 대해서 질투를 느낄거예요, 마미!』
『처음에는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아요. 질투한다는건 자기의 사랑을 의식하는거니까요』
『이 모든 것에 우리가 「사랑」을 너무 많이 가미한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프랑쏘아즈는 약이 올라서 묻는다.
『끌레망 선생도 소년을 구해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이는 자기의 행위를 「동정」에만 근거를 두고 있어요…』
『그리고 「도끼」는 「우정」에 근거를 두고. 각자는 자기가 가장 많이 가진 것을 주는거예요, 그런데 소년들은 이 세가지가 모두 필요한겁니다. 내 말을 믿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쓰는 「방법」은 너무나 정력을 소모시키는 것이예요!』
『방법을 바꾸도록 해봐요!』
마미는 투구 같은 회색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자, 프랑쏘아즈, 정력을 소모시키는 것은 교우노릇을 하는 거예요!』
『교우노릇을 하려고 해보는거지요! 왜냐하면 교우노릇을 완전히 하게되면…』
『교우가 아니라면 떠나는 것이 잘 하는 노릇이고, 교우라면 양심에 가책을 느낄거예요… 이건 당신에게만 관계되는 일이예요 - 그렇지만 당신이 그걸 어떻게도 하지 못하는게예요!』
프랑쏘아즈는 일어나 뜨뜻한 방안을 너무 큰 걸음으로 거닌다.
『아이들은 물론 내 이웃이예요, 그렇지만 내 약혼자는 말이지요, 이제는 내게 제일 가까운 이웃이거던요!』
『당신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 당신자신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요! 그건 커다란 함정이니까요… 』
두 얼굴이 함께 유리창쪽으로 돌려진다.
『버스가 왔어요, 프랑쏘아즈! 빨리 키쓰해 줘요!』
『오, 마미, 지금 마미를 떠나다니…』
『이것만은 적어도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거요. 군대의 휴가 날짜를 정하는 것이나 - 애기가 나는 날짜를 정하는 것은 당신에게도 내게도 달린 것이 아니니까… 키쓰해 줘요!』
그 여자는 뺨에 비단결 같은 긴 머리칼의 감촉을, 그리고 촉촉한 흔적도 느낀다.
『자 이제는 그 생각은 하지 말아요 프랑쏘아즈!』
『오히려 생각밖에는 안하겠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이」를 만날 때까지는 그렇겠지요』
프랑쏘아즈는 벌써 문지방을 넘어섰다. 그 여자는 망설이다가 마침내 돌아본다.
『마미, 내… 내 대신 알랭 로베르에게 키스해 줘요!』
제3동의 소년들 전원이 창살문 앞 버스 곁에서 기다리고 있다. 버스는 붙잡힌 짐승처럼 부들 부들 떨고 윙윙거리고 연기를 뿜는다.
『누나 잘가요.』하고 마르끄는 프랑쏘아즈의 손을 너무 세게 쥐며 말하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그분」은 직업이 뭐예요?』
『해군장교』
『「나도」 비행사가 될래요!』
하고 마르끄는 독특한 논리로 말한다.
「기만해」는 말 없이 껌을 씹고 쎌레스땡은 (「붙잡힌 공」이라고 불리는) 약간 부어 있다. 그가 선사하려고 하는 비둘기를 프랑쏘아즈 여대장이 거절한 것이다.
『그렇지만 나중에 혼자 돌아올텐데요 뭐…』
『나도 일주일 후엔 도로 온다. 나 없는 동안에는 뷔팔로한테 「어린 왕자」를 빌려달래라… 미쎌, 이리 오너라, 너한테 할 말이 있다… 내가 여기 없어도 귀뒤를 닦아라!』하고 그에게 속삭인다.
그 여자는 「비로드」의 솔 같은 어리칼에 손을 갖다댄다. 「비로드」는 포켓에서 설탕으로 범벅이 된 하모니카를 꺼내서(처름 몇박자 부는 동안은 아주 맛이 있는 하모니카) 「형제들아 잠시 동안의 이별뿐이니…」를 분다. 어린 흑인소년 골롬보는 약간 더러운 손수건을 꺼내는데 눈꺼풀에 갖다 대니 아주 하이애 보인다… 미소가 엷어져 가는 프랑쏘아즈는 『버스가 어서 빨리 떠났으면!』
하고 생각한다. 버스가 떠난다! 김이 서린 유리를 통해 그 여자는 자기와 같은 머리짓으로 머리칼을 뒤로 젖히는 마르끄를 다시본다… 「레이다」는 군대식 경례를 하고… 골롬보는 눈을 닦는다… 그리고는 죽은 나무 밖에는 아무것도 안보였다. 길이 구버러진 것이다.
소년들은 대번에 겨울을 되찾았다. 각지 쓰디쓴 얼굴을 하고 다른 아이들도 자기만큼 우울함을 보는 것이 약간 실큼해서 돌아간다. 소년들은 주먹질을 하고 이유는 없으나 약간 시무룩해서 서로 바보 취급을 한다.
길 끝에서는 마르고 검은 나무들 사이에 로베르 대장이 검고 마른 몸으로 큰 몸짓을 하며 벌써 걱정을 하고 있다.
차고 앞을 지나며 뷔팔로는 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의 헌차가 완전히 다시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날개를 다시 달은 풍차가 도는 것과 같다! 머리를 기관에 쳐박고 팔은 팔꿈치까지 기름투성이가 되어가지고 소년 둘이 어떻게나 열심히 기적을 들여다보고 있었던지 뷔팔로가 고는 소리를 못들었다. 뒤팔로는 구두와 엉덩이와 목덜미를 보고 그들이 누군지를 알아본다. 「까이드」와 빠우로(불패의)이다. 『그놈들이 차를 뜯어맞췄어! 그놈들은 용사야!…』
자랑과 동시에 향수로(「그놈의 털털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