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촉구하는 희망에 벅찬 丁未의 새해를 맞이하여 친애하는 성직자 수도자 신자 여러분에게 주님의 풍만한 총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성탄절의 기쁨과 희망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므로 영육생활의 새로운 발전을 설계할 새해의 하루 하루가 우리 일생의 규범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성탄일이라 생각하고 일과를 수행해야 하겠읍니다. 천주께서 옛적에는 많은 방법과 여러가지 모양으로 예언자들을 통해 선조들에게 말씀하셨으나 현재는 최후의 시대를 꾸미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같안하시기 이전의 세상과는 달리 현재의 세상은 우리에게 삶의 참된 의의를 밝혀주고 새로운 보람과 희망을 약속하고 있읍니다. 즉 강탄하신 그리스도를 그의 부활의 영광에까지 따르면서 미리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 이 세상에서부터 영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보람찬 자세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에서 영원한 세계에 결정적으로 건나가게 되는 그날이 이 丁未의 새해안에 있을는지 우리중 아무도 모르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기필 새해의 하루하루를 영원한 세계의 행복을 동경하면서 보람있게 보내야겠읍니다.
그리스도의 분부를 받은 교회가 가르치는 진리와 베푸는 은총을 일상생활의 원칙으로 해서 각기 모든 본분에 충실하고 후손들에게 이 참된 신앙생활의 기틀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할 중대한 의무 이행에 소신을 밝히며 이에대한 이해(利害)를 일상 현명하게 타산해야 겠읍니다.
병인년 순교1백주년이 되는 병오년은 숱한 아쉬움을 남긴채 이제 영원히 가버렸읍니다. 그러나 이 새해 예수부활축일전으로 있을 새 복자들의 시복식을 전후해서 거국적으로 기념행사가 거행될 것입니다. 이 기회에 우리의 숙원인 병인년순교기념성당 공사를 금년에는 꼭 완성시킬 비장한 결의를 함께 다짐할 것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순교 조상들의 피의 신앙을 물려받은 후손이라 자부한다면 설령 그들을 위해 지금 피는 못흘릴 망정 그들을 기념하는 유업이 될 복자기념성당 하나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넘기기 위해 각 본당별로 할당시켜 놓은 성금모으기운동 대열에 모범적 역할도 못한다면 천추의 한만을 남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 신년벽두에 마음에 새겨 단연 의무를 실행해야 하겠읍니다.
또 이 새해는 쇄신을 목적한 교회의 _적인 공의회의 결실을 계속 연결케 하는데 기름지고 강력한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합시다.
새 아담이 되어 탄생하신 그리스도는 새로운 인생을 만드셨읍니다. 이 원리와 사랑을 따라 공의회는 그리스도와 인간과의 관계, 그리스도를 통한 교회와 인류와의 관계를 진수히 천명하여 천주의 사랑과 영광이 인류사회에 침투반영되도록 헌장 · 율령 · 선언문 등을 발표했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리의 충분한 체득과 진실 겸손 사랑 단결과 활동으로써 새로운 신자가 돼야겠읍니다. 이래야만 ①그리스도의 성심이 왕하시는 가정의 평화 단결 발전이 올 것이요 ②본당을 구성하는 모든 성가정과의 화목이 이루어져 본당의 사목생활이 약진할 것이요 ③모든 가톨릭 「악숀」 단체가 활발하여 구도자 안에 교리강의 영세자 증가에 일출월장하는 교세가 올 것이요 ④갈린 형제들과의 참된 대화가 올 것이요 ⑤교회의 통상운영과 비상사업시설 및 운영을 위한 자금이 신앙 속에서 기쁘게 조달될 것입니다.
진정코 이전 행실을 쫓아서는 묵은 사람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생활의 퇴락을 자초하는 불행을 면할 길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탄력없고 미온하던 지난날의 생활관습을 단호히 버립시다. 주께서 우리 정신생활의 일신을 도와주시고 참된 정의와 성덕을 구비하려고 노력하는 우리들에게 천주의 모상을 따라 조성된 새로운 사람을 임하시도록 본 주교는 정성껏 기구하겠읍니다. 새해에 천주성부 성자 성신은 여러분에게 강복하소서.
1967년 1월 1일
대구대교구장 대주교 서 요안
서정길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