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룩한 부르심의 길 - 曺源吉 神父(水原敎區)
司祭中의 大司祭이신 그리스도.
그분은 오늘 내게 당신을 입히셨나이다.
알차고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알뜰이 심으시고 살뜰이 가꾸셨나이다.
당신이 고요속에 숨어 준비하신 30년.
어이 나에게 이 30년이 길다하리이까.
자모이신 성교회와 사도들의 가르침에 순명하려
여기 촛불 밝혀 서있나이다.
그 옛날 밀떡 다섯개로 오천명을 먹이신 그 솜씨!
영생에 굶주린 무리에게 이 기적을 날마다 행할 권을 부여하신 님이여!
가나안 영적처럼
때가 되긴 죽을때까지라도 이른 이 죄인인 종!
술을 당신의 피되게 허락하신, 아 님이여!
나는 이제 주께 이끌려가나이다.
十字架를 받을 마음으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 당신은 말씀하셨나이다.
이 길이야말로 가야할 길인 천국의 대로임은
길 없이는 다닐 수 없기에,
이 길을 걷는 자의 한걸음 한걸음에, 참된 진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매,
진리 없이는 인식할 수 없나이다.
당신을 입은 생명이야말로 참된 생명을 얻을 것이매,
생명없이 살 수 없으니, 이 참된 진리여!
이러한 참길이요 참진리요 참생명을 내게 맡기셨나이다.
그러나 내게 굳게 다짐하시나이다.
『당신도 복사함을 받으려 오지 아니하고 오직 복사하며,
자기 생명을 버려 많은 이를 구속하려 왔음이라고』
이렇게 당신은 내게 당신을 입히신 목적과 방법까지 제시하셨나이다.
복사하렵니다. 복사하려 나아가렵니다.
大司祭로부터 간택된 은총이며 축복의 중개자로서의 복사함이여.
얼마나 크나큰 은혜인고!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말씀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종 천주의 신비의 관리자로 여길 지니라』고 위대하고 숭고한 天職을-.
당신께 많은 이를 구속하는 제물로 나를 영원히 바치기를 원하나이다.
…여기에 참된 거룩한 부르심이 잇겠나이다.
이로써 나와 당신의 모든 백성의 구원에 도움되게 하소서.
이 무능한 종으로 하여금 행복스럽고 찬송하올 목적으로,
당신의 거룩한 부르심의 天職을
당신 뜻대로 인도하여 주소서.
■ 천주 · 사람에게 총애의 대상 (金性智 神父 · 부산교구)
「허약할 때 오히려 굳세다」함 희망삼고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자연도 변천한다는 말이다. 신학교의 문을 드두린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나에게 일어난 변화는 어떤 것일까. 10여년 전의 「나」와 오늘의 「나」와는 판이한 차이가 있어야 하리라.
키가 자라나고, 체중이 늘고, 변성이 되고… 또 청년답게 제법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따위가 확실히 변화이긴 하다. 그러나 사제직을 위한 10여년간의 준비과정은 이것만을 바라지 않았으리라. 이러한 요소들을 기반으로 하여 그리스도다운 생활양식을 더 강조했을 것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참다운 사제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제직이 요구하는 변화는 성화(聖化)라고 봐야하겠다. 『예수는 지혜와 연기가 자라시며 천주와 사람에게 총애를 받으시더라』(루가 5 · 52)
「지혜」와 「연기」는 지적이고 생리적이다.
「총애(寵愛)」는 이러한 요소들을 초월한다. 그것은 남달리 귀엽게 여기는 사랑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말을 바꾸면, 성화(聖化)가 된다.
나는 그동안 성화되었는가. 천주와 사람에게 총애를 받고 있는가. 내 생활이 전부 그리스도 다운 것인가. 남이 나안에서 그리스도를 볼 수 있는가… 어느것 하나 자신잇게 대답할 수가 없다. 오히려 나의 결점과 잘못, 나의 약점에서 오는 모든 결핍만을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사도 성 바오로는 이런 말씀으로 나에게 색다른 기쁨과 희망을 내 마음 속 깊이 새기어준다. 『나 허약한 그때에 오히려 굳세다』(코후 12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