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벌써 말썽이 되어오던 모자보건(母子保健)법안 즉 낙태를 무죄, 합법화시키는 법안이 정부에서 작성되어 미구에 국회에 제출되리라는 신문보도를 읽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고의적인 태아의 낙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살인 행위임에 틀림없다.
모든 법의 근본목적은 국민의 생명·재산의 보호에 있음은 원칙이요, 상식이다. 태아도 인간인 이상 생(生)에 대한 절대적인 권리가 있으며 부모나 정부나 누구를 막론하고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죽일 권리를 가진자는 없다.
국회위원들의 손들이 번쩍 많이 올라감으로 해서 설령 어떤 법률안이 통과되었다고 할지라도 자연법을 무시한 법은 법이 아니요. 더구나 살인법은 법이될 수 없으며 훗날에 반드시 그 과오를 뉘우치게 될 것이다.
윤리도덕의 엄준한 법철학은 「선을 하기 위해 악을 할수 없는데」 있다. 이는 성바오로 종도의 유명한 말씀이다. 어떤 특수한 경우 혹은 개인의 불우한 사정을 동정한 나머지 위의 원칙을 범한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무질서·혼란·부패로 가득찰 것이 틀림없다.
우리민족의 가장 큰 국보는 서울남대문이나, 불국사의 불상, 봉덕사의 인경 고려청자기가 아니요, 가치로써 따질 수 없이 아름다운 여성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하는 성모애요, 순결성 등이라 할 것이다.
어떤 정신 착난자가 석굴암을 파괴해버렸다면 민족의 폭발하는 분노는 그를 민족의 반역자로 몰 것이다. 낙태법이 만일 국회서 통과 시행되던 국보중의 국보인 모성애가 파괴되고 여성 특히 처녀들의 정조관념이 희박해질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한편 한국경제가 정부 등에서 계획한 대로(5개년계획등) 공진보를 하게되면 일본이나 구라파처럼 노동 인구가 크게 부족할 날이 닥쳐올지도 모른다. 농산물의 배증산, 수도작의 2모 3모작이 실현될 단계가 올때 농촌인구가 배이상 부족될 날도 올수 있지 않겠는가?
소위 인구폭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면 윤리·도덕과 우리의 건전한 전통, 여성들의 정조관념과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국가의 적절한 계몽교육으로 증가를 막을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우리 한국사람은 아직도 인습에 젖어 처녀의 만혼(晩婚)을 수치로 여기고 있고 경제적 토대의 준비도 없이 결혼이 무엇인지 주부로서의 책임을 모르면서 철없는 처녀들을 결혼시킨다. 그러므로 만혼(晩婚)을 권장한다. 이렇게 해야 결혼의 의의와 가정이 무엇인지 알것이고 출산수도 3·4명 정도로 줄 것이다. 이런 방법은 거대한 국가경제의 지출도 없이 성도덕문제를 야기시킴 없이 정부와 교육계가 선전·교육만 잘하면 큰 효과를 거둘것이 틀림없다. 다른 나라서도 이런 건전한 인구조절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고 하니 깊이 참고할 문제겠다. 인간사회서 죄악을 완전히 막는다. 불구자, 불행한자를 없이한다는 것은 정치인들의 공상에 불과할 것이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오직 범죄예방, 불구자 보호정책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다. 국가의 경제부흥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정신부흥이 더 중요하다. 생활철학, 생활이념이 없는 민족의 급속한 경제부흥이 오히려 사치와 방종에로 몰아넣을 위험이 큰 것이다. 현재도 벌써 생활향상에 따라 일부 부유층에는 특히 성도덕이 문란하고 향락을 추구하며 우리사회에는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죽이는 등 모골이 송연할 정도의 과거에 듣지못한 사실이 신문지면을 더럽히고 있다. 낙태합법화는 이를 조장하는데 이바지할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2천년전에 벌써 『사람을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하늘에 계신 천주 성부의 말씀(양심, 도덕심, 정신력)으로 산다고 하셨다.
우리민족의 행복은 반드시 「맘모스 빌딩」식 경제수준에 있지 않고 초가삼간일지언정 국민의 한사람도 굶지않고 부모자식과 형제간에 화기애애하고 이웃이 서로 사랑하는데 우선 있다.
유물론적 공산주의자들이 인간을 단순히 동물로 물질적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에 파염치한 범죄들을 거침없이 저질른다. 그들은 전장에서 전상을 입고 불구가된 전우들을 국가 혹은 경제적 장애물로만 취급하여 무더기로 총살해 버린다.
경제적인 이해만 따진다면 태아뿐 아니라 노약자, 불구자, 불치병자를 처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렇게될때 인간세계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혼란과 무질서의 도가니에 빠지고 자포자기하며 세상은 멸망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부한 나라일수록 자살자가 많은 사실이나 로마제국과 바빌론이 물질부족으로 멸망하지 않았다는 것은 귀한 교훈이 된다. 로마와 바빌론은 정신적 부패로 망한 것이다. 인간은 유한한 물질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
우리한국에서 제일 중요한 경제시책의 하나는 물론 공업도 중요하지만 농업정책일 것이다.
자연속에는 사람이 발견못한 의식주(衣食住)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무진장의 「에너르기」가 포함되어 있음이 현대과학에 의해 증명되었다.
오늘 인류가 불행한 것은 무모한 정치인들의 고집으로 전쟁준비에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젯트」비행기 한대, 항공모함 한척 제작비로 얼마나 많은 곡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우리 스스로가 불행과 기아를 자초(自招)한 것이요, 자연의 힘이 사람을 기르기에 부족한 것이 절대 아니다.
말사스의 인구학설대로 한다면 벌써 인류는 지구에서 거의 아사(雅死)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 아닌가? 그러나 하느님의 섭리(攝理)로 전에 비해 생활은 점차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대개 외동아들·딸만있는 집보다 4·5명의 형제가 있는 집이 더 유복하다는 것이 경험이요, 인구가 희소했던 옛날보다 오늘 인간은 더 잘산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하느님의 섭리라 할 것이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대개 생활철학에 빈곤하다. 양심·도덕·종교·문화·예술·정치·경제·철학·신학 등 사활(死活)적인 문제들을 올바르게, 균형있게 다루어 나감으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느님의 섭리를 무시하고 백년·천년후를 걱정하는 것은 무모하다. 그곳보다 지금 당장의 나의 할일에 성실하고 자연법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교종 바오로 6세의 「유엔」서의 말씀대로 음식이 부족한 잔치에서 손님의 수를 줄일 것만 생각말고 무진장한 물자를 헛되이 소비해버리는 전쟁을 막고 더 많은 생산으로 인류에게 풍성한 잔치를 마련하는데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어머니들이여, 태아를 죽이고 『어머니 왜 우릴 죽였어요?』 이런 구슬프기만한 악몽의 원한의 소리를 어떻게 참아 들을 것인가?
朴東俊(부산시 동래온천동본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