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13) 아빠는 왕대포 ⑤
발행일1965-12-12 [제498호, 4면]
『「삐애르」가 하자는 대로 하자!』
가슴이 미친듯이 두방마이질 하는 다리에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긴다.(소년의 이름을 부르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좋아!』
「까이드」는 간단히 일어나며 말한다.
『마르끄, 「글러브」 벗는 걸 좀 도와다우! 내 안경은. 고맙다… 대장한테 손수건을 빌려줘라!… 다른 애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가자!』 그는 침착하게 말을 잇는다.
길을 가는 동안 주욱 말이 한만디도 오가지 않는다… 「까이드」는 뒤에 처져서 혼자 걷고 마르끄는 변호사 곁에서 걸어간다. 가로등 하나하나가 그의 얼굴의 일부분을 어둡게 했다. 환히 비추었다하며 숨바꼭질을 한다. 한쪽 광대뼈, 한쪽턱뼈, 미소, 앞만 보는 눈길 위에 찌푸린 눈섭… 이렇게. 그들의 다섯 그림자가 발밑에서 돌아간다. 침묵, 다리에는 라미씨 생각을 하고 우정 「그룹」이될 참인 패거리 생각을 한다. …그는 자기가 해야할 일을 모두 했기 때문에 세상이 구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 그런 순간의 하나를 체험하는 것이다. 그는 행복하다.
「상이장」에 가 보니 끌로드와 프랑소아는 시내에 방이 몇개있고 무엇보다도 구인(求人) 「명단상자」가 있으면 어떻다는 것을 다른 소년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 명단자가 말이야, 이 사람아, 그렇게 되면 말이지…』
참말이지 아주 보람있는 밤이었다.
우선 터를 물색하러 나섰다. 시청, 그 다음에는 국영철도회지, 또 그다음에는 가스회사의 유리창이 주욱 달린 복도에서 끝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 땅은 시의 소유가 아니고 철도회사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랬더니, 철도회사의 것이 아니고 가스회사의 소유란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것도 아니란다! 토지대장(土地臺帳)을 열람(閱覽)해보니 아무의 소유도 아니란다… 아아! 프랑소아의 손가락은 분홍빛 지도에 맞바로 떨어졌었다!
『아무의 소유도 아니야요? 아아니, 그럼 마침 우리가 어떻게 할수 있겠구만요…』
『어림도 없는 소리 마시오! 거기다 뭘 하나 채려 놔봐요, 경찰이 유랑자(流浪者)라고 쫓아 낼테니. 그리고 뭘 하나 붓박이로 지어 놓으면 당신들을 무단점유자(無斷占有者)라고 경찰이 접수하고 말거요…』
공무원에게서 그 이상의 것을 얻어낼 수는 없었다. 어떤 관리가 좋은 순환논법(循環論法)을 발견하고, 진퇴(進退)가 모두 막힌 「둘중에 하나」라는 논법을 찾아냈거던, 그대는 그가 자기 기쁨을 음미하게 버려두고 살그머니 돌아서 나오도록 하라…
그래서 다른 대지를 구해보았다. 본당 후원회가 터를 가지고 있었고 본당신부는 그것을 빌려 주기로 승락했으나 본당교우부형회가 반대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데테와 베니또와 그 패거리는 엄마뉘엘이나 빠뜨릭이나 그 동무들과 노는 시간이 같지 않았기 때문에, 물들까봐 염려할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이렇게 실패로 돌아간 교섭을 수십번이나 하고 나서 변호사는 괴상하게 생긴 삼각형의 재투성이 땅 한조각을 발견했다. 그 땅은 수도회사의 것이었지마는 1909년부터 돌보지 않는 땅이었다. 하도 검질기게 변론한끝에 다리에는 그 땅을 당시의 임대료(賃貸料)인 연(年) 23「프랑」으로 얻었다.
자기가 이야기했던 그 찻간을 끌로드는 테불을 탕탕 쳐서 불하받으려고 해 보았다.
『이거보라우요. 그럼 그 찻간은…』
그는 밖으로 쫓겨 나왔다. 프랑소아가 그의 뒤를 이어 들어가서 상대자를 지치게해서 설득시키고 말았다. 관계자는 그의 투박한 안경, 느릿느릿한 몸짓,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파이프」, 그의 인내심에 질려서 찻간을 주고 말았다.
패거리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리고 손가락 몇개를 으깨고, 생전 듣지 못하던 욕을 해가며 이사를 거들었다. 찻간이 운반되어 가는 것이었다. 주객이 전도다! 마뉘엘, 마르끄, 그 밖의 「학자」들은 학교를 메어먹고 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얘들아, 조금만 더 힘을 들이면 된다… 쌍 개고랑말코 같으니! 땅이 너무 좁아서 찻간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
다리에는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기막히게 잘 되어 나갔다. 언제까지 가도 프랑소아의 찻간에 지나지 않았을 그것을 부수어 가지고 전체 「그룹」의 「바락크」가 될 것을 지어야만 했다… 판잣집은 땅 모양으로 만들어야 했다. 세모난 판잣집 이것이 또 문제였다! 소년들은 만화영화에 나오는 동물들과 같이 일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분주하면서도 말이 없는 가운데 연장들이 이손에서 저손으로 옮겨지며 진행되었다.
대폿집에서는 이제 이 소년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대폿집 주인 하나가 끌로드와 프랑소아에게 거기 대한 불평을 느러놓았다. 그는 이 패거리를 마치 자기 개인의 재산 모양으로, 애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무슨 도둑질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었다. 몇달만에 처음으로 프랑소아는 눈물이 줄줄 흐르도록 웃었고 끌로드는 상을 어떻게나 세게 두드렸던지 잔들이 쓰러지기까지 했다.
『주인장, 다시 가져와요, 그럼 손해배상이 될테니…』
프랑소아는 안경을 닦으며 말했다.
그들은 「바락크」가 완성되기 전에 거기에 모였다. 어떤 날 저녁은 밖에 보다 그 속이 좀더 춤고 좀더 습기가 찼었다. 그러나 요컨대 저희들 집에 있는 셈이었다. 벌써 낙성식 잔치를 준비했다. 어느 계집애들을 초대할까? 어느 이웃 어느 부모를 초대할까?
『부모는 왜 청해? 난 반대다!』 마르끄가 묻는 말이었다.
『넌 그래 「바락크」가 자랑스럽지 않니? 그걸 보이고푸지 않느냔 말이야?』
그는 아무대답도 안했다. 그가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그의 부모였고 그가 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그들이었다.
얼마 안되어 초청할 사람이 서른 일곱명에 이르렀다. 됐어, 그러나 어떻게 해서 그들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
『「재즈」를 하면 어떨까?… 난 벌써 두드릴건 있으니까…』
뤼씨앵이 제안했다. 부르뷜의 흉내를 낼줄 안다고 믿고 있던 데테는 웃음거리 촌극(寸劇)을 하면 어떠냐고 했다. 키다리쟉 그는 또… 『그걸 모두 하기로 하자! 그렇지만 야들아, 이거 보라우 손님들한테 먹을 것두 주어야지!』 『그리구마… 마실것두』 사를르(사무국장)가 말했다.
다리에는 다른 두 동료에게 얌전하게 말했었다.
『돈은 한푼도 안주길세. 무었보다도 돈은 한푼도 주면 안된단 말이야. 우리는 「은인들」이 아니고 친구들이거던. 우리가 필요한 걸 모두 가져오면 그 애들의 잔치가 아닐거란 말이야!』
그래서 쓸모있는 연고자들을 찻아내기로 했다. 마뉘엘의 아버지는 빵가게에서 일을 하고 「까이드」의 형은 중앙시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알프레드의 여자친구 형부는 어쩌고, 저쩌고…. 매부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우리 누나가 청하면…』이니 『그 사람이 네게 그걸 안줄수야 없지!』니 하는 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저마다 조금 자랑하고 나니 힘에 겨운 약속을 돌이킬 수 없이 한 셈이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성공의 「챤스」였다!
날짜를 정해 놓으니, 몇해만에 처음으로 「까리애르」에서 날짜를 손꼽아가며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소년들은 그 순간보다도 기다리는 것이 더 귀중하다는 것과 그들은 이미 생복을 맛보고 있는 것임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서른 일곱명이 올것으로 기대했는데 아홉시에 벌써 마흔 두명이 왔고, 어머니들을 앉힐 의자가 모자랐다! 끌로드는 마지막 의자에 올라서서 -쉬이잇!하고 침묵을 얻으려고 해본다. 프랑소아는 「파이프」를 잠간 입에서 뺀다.
『아가리 좀 닥쳐요, 참말이지!』 모두 잠짓해진다.
『이거 보라우요, 다리에는 오늘 저녁에 오지 못하게 됐읍니다… 못옵니다. 지방에서 어떤 사건을 변호해야 했읍니다… 그 친구는 변호사거든요!… 그래서 축전을 보내 왔읍니다…』
모두들 축전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끌로드가 여러날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적에나 공장에서 일할 적에나 거울 앞에서나 연습을 거듭해 온 연설을 시작하려고 하자 이야기들이 다시 시작되어서 그의 연설과 섞여버린다.
『…「진정한 우정의 그룹으로…」 뤄씨앵이 「밴드」를 맡기는 구먼, 참말이지 우스꽝스러운 선수야… 모두가 함께 손에 손을 잡고…」 한사람 앞에 「샌드위치」한개씩 거저 준다지, 하지만 그 다음엔 하는 수 없이 돈을 내야지… 「그러면 우리는 참으로 마을이 아늑할 것입니다…」 베니또가 어떻게 노래를 부르는지 들으면 넌 놀래자빠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