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66)「오늘함, 정자시에 …」 ⑧
발행일1967-01-22 [제552호, 4면]
열한시반쯤 뷔팔로는 발발 떠는 「신부쟁이」 몇명을 끌어모은다. 몇명은 떠나기에 앞서 경솔하게도 「한숨자기로」했다. 눈이 퉁퉁 붓고 뒤뚝거리며 그드은 반쯤 자며 걸어간다. 높이 뜬 달이 전나무에 투구를 씌우고 갑옷을 입힌 것 같다. 모든 것이 넓고 텅 비고 꼼짝도 안하고 있다. 모든 것이 기다림이다… 조그마한 떼는 차고 파란 강철같은 이 밤을 건너간다. 서당에 가기보다는 침실에서 구유한에 누워있는 예수애기 노릇을 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년들이 여럿이다! 그들의 얌전한 그림자들이 단단한 땅 위로 그들 뒤를 따라온다.
격자문 저쪽에서는 똥똥하게 몇겹이나 옷을 껴입은 소년들이 벽을 끼고 살살 걷다가 수풀 가장자리를 걸어간다. 맨뒤에는 마르끄가 따라가며 「네개의 흰깃털」 「자정의 악마를」 그 밖에 여러 영화생각을 한다. 그의 앞에서는 이 어마어마한 밤에 찍어눌린 어린 미셀이 등을 동그랗게 꼬부리고 걸어간다. 차고에 가까와지자(누가 말하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까이드」가 명령한다.
『이제는 아가리 닥쳐! 로베르 대장이 바로 위에 살고 있단 말이야. 공장으로 해서 들어간다.
차고에 들어가면 미셀과 마르끄가 문을 연다 - 살그머니, 응! 빠울로하고 나는 차를 밖으로 밀어내온다. 마르끄가 운전석으로 뛰어올라가고 우리 셋은 그대로 밀고 나간다… 넌 격자문에 가서 엔진을 걸지, 그전에 걸면 안된다!』
공장의 유리지붕 밑에서는 창백한 불빛에 쭈그리고 있는 기계들이 번쩍이는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소년들은 발끝으로 사뿐 사뿐 걸어서 매캐한 금속 냄새가 풍기는 방을 지나가서 차고로 들어갔다.
『지나는 곁에 브레키를 풀어라!』
빠울로가 속삭인다. 이셀은 벌써 육중한 문짝을 민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만사가 제대로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빌어먹을!- 종 같은 것이 울리기 시작한다.
『어떤 바보자식이…?』
『뭔지 문에 끼는게 있는데!』
『막 밀어버려, 자식아!』
미셀은 억지로 민다. 종이 점점 요란하게 울린가… 「까이드」와 아르끄가 그가 있는 밖으로 나온다.
아주 가까이 있는 층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차고 안쪽에 있는 작은 문이 열리며 로베르 대장이 파쟈마 바람으로 문지방에 나타나, 안경쓴 눈을 부릅뜨고 손짓을 하려고 든다. …그러나 빠울로가 벌써 연장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제발!』
대장이 손을 앞으로 내밀며 중얼거린다.
『빵!』
골통을 바로 내리친다. 로베르 대장은 팔다리가 흐느적 거리며 고꾸라진다. 빠울로는 그를 한구석으로 밀어 놓는다. 그놈들은 마침내 사슬을 끊고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야 꼬마야 뒤에서 빠울로와 함께 밀어라!』
미셀이 그리로 뛰어가다가 땅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한동안 어안이 벙벙해서 서 있다가 빠울로와 마르끄와 「까이드」를 떠다밀며 소리하나 지르지 않고 도망친다.
『저 바보자식, 어떻게 된거야?』
그 바보자식은 창백한 밤중에 제3동쪽으로 곧장 달려간다. 그는 나무들이 무섭고, 그림자가, 고요가, 자기발소리가 무섭다 - 그애는 열살이다.
『로베르 대장이 자기방 유리창에 나타나지 않으면 우린 운이 틘거다… 빠울로, 밀어라!』
아니, 로베르 대장은 유리창문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빈통과 기름투성이 걸레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빠울로는 있는 힘을 다해서 밀고 또 민다. - 그러나 그의 손을 떨리고 다리에 힘이 없다. 그보다도 더 힘이 빠지고 떨리느 ㄴ어린 미셀은 코를 골며 거품나는 포도주를 새기고 있는 침실로 들어간다.
『너 어디서 오는거냐?』
옆침대에 있는 이 소년은 반쯤 깨서 묻는다.
『벼…벼… 변소에서』
미셀은 이를 딱딱 마주치며 대답한다.
『너 사슬을 잡아당기지 않았구나 아무 소리도 못들었는데』
옆의 소년은 돌아누으며 말한다.
격자문을 나가 모퉁이를 지니자 털털이차는 차거운 밤을 뚷고 달린ㄷ. 엔진은 제대로 잘돌아간다. 세 소년은 처음 15분이 지나자 탈주자들의 조용한 미소를 보인다.
『로베르 대장, 한참 잘 자야 할걸! 넌 어떻게 생각하니, 빠울로야?』
빠울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마랗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밤부터 나는 프레로를 찾아 나서서 차를 몰고 「르아브르」로 달린다. 거기 가면 패거리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면 사는거지!』
그 패거리란 레데 · 마르세이유산 알베르,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빨리 돌아오너라, 숟갈집을 벌이게!』라는 편지를 보낸 미밀이다.
『얘들아 내일 모이는 시간 좋지?』 하고 마르끄가 갑자기 묻는다.
『세시정각에 「빠리」를 빠져나가 늦어도 다섯시에는 「떼르느레」에 도착하는거다…』
『좋아!』
빠울로는 위선적으로 서슴치 않고 선선히 대답한다.
『좋아!』
「까이드」도 대답한다. 그러나 생각한다.
『엿벅어라! 가족과 패짝들이 날 숨겨 줄 수 있을거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뭐! 그자들도 나를 죽이지는 않을거야, 그자들이 나한테 너무도 관심을 가지니까! 그자들은 모두가 내 뒤를 따라온단 말이야, 「내」 여자가 정방문원, 「내」 재판관 「내」 교육자! 그자들의 뭐시기는 참 잘 꾸며져 있거든! 내 취미로 봐서는 너무 귀찮지마는 굉장히 잘 짜여졌어…고쳐줄 수 없는건 순경들 뿐이야! 늘 같은 자들이거든! 그자들은 우리가 하나의 「사건」이라는걸 이해못한단 말이야… 그러고 저러고 간에 그들의 나를 그렇게 빨리 찾아 내지는 못할거야…』
그리고 그는 (「떼르느레」에 도착한 이후로 매일밤 하듯이) 「빠리」 안에서 찾아내지 못할 은익처를 모두 머리 속에 죽 그려본다… 불쌍한 녀석! 그것은 바로 소년경찰의 마르쎌 경관이 부랑자를 주워가느라고 매일밤 돌아다니는 길목과 비슷하다…
처음 몇동네를 지날적에는 추위에 몸을 웅크리면서 성당으로 가는 검은 사람떼를 여럿 만났다. 그 다음에는 길거리에 아무도 없고 불을 환히 밝힌 진열창 뿐이었다… 그리고는 즐겁게 나오는 사람듥과, 그때에야 불이켜지는 집들이 있었다… 어떤 창문으로는 츄리와 촛불, 화환, 색색이 상자 따위가 보인다… 이 시간에 「떼르느레」의 성당에서는 뒤팔로가 아주 어린이 다운 마음으로
『경사롭다 오늘함 정자시에…』를 부르는데 그의 눈은 눈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운전대를 쥐고 있는 마르끄는 생전 가장 신나는 영화에 스스로 출연한 길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머니, 죠죠, 아버지 생각 밖에는 하지 않는다… 한번 건너지르고 동네를 하나 지나칠 때마다 그들에게 가까이 가는거다…
『내일 도망군들이 돌아가면 「이빨」은 벌을 주겠지, 그렇지만 마미가 아마 벌을 풀어줄지도 몰라… 그리고 또 이건 해볼만한 일이었어!』
마미… 「믈룅」을 지나가며 그들중 아무도 바로 그시간에 이 집들중 하나의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짜 삼왕인 그들은 어머니와 아기에게는 등을 돌려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