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題(화제)를 찾아서] 다시 울리게 된 명동성당의 「종」
백만원 모금 · 불란서에 주문
65년 봄 금가, 1일 첫 소리를
【서울】 29일 하오1시 명동대성당에서는 교우 4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 대주교님 집전으로 새 종(鐘)이 축성됐다.
그런데 이번에 축성된 종의 대부(代父)는 모병억(모炳億)씨로서 모씨가 종대부로 결정된 것은 항상 아버지의 신병(身病)을 염려하는 그의 아들 요셉(慶駿 · 23세)씨가 종 기금의 부족액 15만원을 아버지를 위해 희사(喜捨)하여 이에 감격한 이게중 본당신부께서 모 베드루씨로 종의 대부를 결정한 숨은 이야기가 있다.
당초 모경준씨는 종 기금의 모금운동 선부에 설 심산이었으나 때마침 사업(信和精版社)이 부진한 때라 부족액의 전액을 부담했던 것이라 한다. 한편 2월 1일에 새 종은 종각의 본래자리에 올려져 다시 그 정다운 소리를 울리게 됐다.
70년전인 1898년 5월 29일에 명동뾰족성당으로 불리워지는 대성당의 종은 65년 봄에 금이 가기 시작하여 추(錐)로 때리면 때릴수록 금이 커져 약50 「센치」 큰 금이 되자 종에 대하여 조예(造詣)가 있다는 여러사람들이 별의별 의견과 재생(再生)방법이 의론되고 더러는 실험되기도 했지만 결국은 다 실패하여 귀익은 종소리는 멈추고 말았다.
그러니까 일제군벌(日帝軍閥)들이 태평양전쟁때에 종을 울리는 것을 강제로 멈추게 한 때를 빼고는 춥거나 덥거나 비 바람이야 있거나 말거나 모든 이의 마음에 평화를 전하여 주던 종소리가 두번째로 멈추게 된 것이다.
이계중 신부가 주임으로 부임한 후 가톨릭의대 교수인 정일천 박사를 회장으로 발족한 자치회는 9월 5일의 첫 회합에서 25만원 상당의 상품을 걸고 백원짜리 복권(福券) 만장을 발행하여 「종」을 새로 마련하기에 소요될 100만원이 모금을 결정하고 그해 성탄전날인 12월 24일 목표액 모금을 달성하고 노 대주교님이 임석을 얻어 시상식까지 마쳤다.
불란서 「제올즈 피카드」 회사에 주문 일일천추(一日千秋) 기다려 이제 새 모습으로 지난 24일 정오 우리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무게가 꼭 1「톤」.
그런데 이번 새 종에는 본당신부의 의향에 따라 「명동성당 모든 교우들이 봉헌 1966년 12월 8일」이라 새겨져 있다.
朴根永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