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68) 내일 자거라! ②
발행일1967-02-05 [제554호, 4면]
천주도 성모 마리아도 「신부쟁이들」도 모두, 진짜! 그는 「까리애르」의 성당에까지 아주 빨리 걸어갔다. 문이 닫히며울리는 소리로 성당이 비어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았다. 그는 구유앞으로 가 앉았다. 대폿집에서 말고 딴데서 성 요셉, 마리아… 같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기뻤다. 그는 기도를 드렸다. 『이거 보세요, 나를 버리면 안된단 말이에요! 성부와 성자와… 아이 참! 세번째는 누구더라?』
그렇게도 화평하고 그렇게도 조용한 성가정을 보니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났다. 아버지가 문지방에서 망을 보고 있다가 말했다.
『빨리!』
『무슨 일이야요?』
아버지는 문에 빗장을 질렀다.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마르끄야? 참지 않는다면 네놈을 그저… 네 에미는 그로인해 뒈지고 말거다!』
『대관절 무슨 일이야요?』
『내숭떨지 마라! 네 이름이 신문에 나는 걸 보려고 그랬니? 그렇지, 요 망할 자식아?』
마르끄는 아버지의 손에서 그 신문을 받아 가지고 맨 마지막 면을 읽었다.
『어린 강도 3명이 간수 한 명을 때려 눕히고 교도소에서 탈출.』
『그렇지만 이건 우리가 아니야요.』
마르끄는 소리쳤다.
『우선 「교도소」라는 건 무슨 말이야요? 그리구 「떼르느레」에는 「간수」는 없어요!』
『너희들이 아니라구? 너희들이 아니라구?』
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신문을 잡아채며 말했다.
『…메를르랭 삐애르, 아르땐 뽈, 「포르죠 마르끄」, 이건 네가 아니지, 아마! 그리구 보레근가 하는 사람은 너희를 지키지 않고, 응?』
『로베르 대장』
마르끄는 침대에 철썩 주저앉으며 중얼거리고 나서 이내 물었다.
『엄마가 신문을 읽었어요? 또 죠죠는? …됐어요! 신문을 이리 주세요! …이거보세요, 그건 지어낸 이야기든지…』
『그렇지만 신문에 났지 않아!』
『그렇잖으면 빠우로가 우리 몰래 그따위 짓을 했던지… 맞았어! 틀림없어! 그래서 도망질친거야, 망할 자식! …그리구 메를르랭은 내가 그런줄 알고 숨었고, 걔 형이 나를 쫓아버린거야! 아아! 아버지, 아버지 어떡하지요?』
『네가 하지 않았다고 맹세하겠니? 넌 아무것도 몰랐다구? …그럼 널 숨겨주마! 어떻게 되겠지…』
그것은 해야할 일과는 정반대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기를 지킬 힘이 없는 사람들은 헤엄을 칠 줄 모르는 사람들처럼 적당치 않은 일 밖에 하지 안아서 빠져죽고 마는 것이다…
『아니야요, 내게 맡기세요!』
마르끄가 말했다.
『네가 어떻게…?』
『라미씨에게 가서 자수 할래요.』
『넌 무죄하다는게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아직 모르는구나. 사과 사건만 가지고는 못알아듣겠니?』
『난 라미씨이게 자수 할래요.』
마르끄는 되뇌었다.
『그분이 어디 사는지 알아요. 편지 하라고 주소를 적어 주었거던요…』
『성탄절인데! 집에 있지도 않을거다…』
『난 라미씨에게 자수할래요』
마르끄는 다시 한번 같은 말을 했다. 그가 만일 말을 한마디만 더 해야 했더라도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키쓰하고 문 빗장을 벗겼다.
『엄마한테는 아무말도 마세요 네? 특히 죠죠에게는 암말도 하지 말아요!』
『잘 되길 바란다!』
아버지는 이상 야릇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르끄는 주욱 걸어갔다.
『길을 걸어가면 「그자들」 코밑을 스쳐지나갈 수 있을거야! 그렇지만 지하철을 타면…』
그는 교묘하게 불빛을 피해가며 너무 빨리 그리고 머리를 숙이고 걸었다. 한마디로 해서 사람들의 주의를 끌만한 짓을 모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밤참을 삭이면서 서서 자고 있는 「빠리」는 집 잃은 개 모양으로 거리를 비스듬히 건너질러 달려가는 금발의 키큰 소년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믈룅」의 경찰관들은 그 지방의 조사를 끝내가는 중이어서 아직 사법경찰에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마르끄는 라미씨가 사는 건물의 문을 다시 닫고 나서야 비로소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는 승강기를 타지않고 (뭣보다도 갇히지를 말아야지!)
층계를 세단씩 성큼 성큼 올라갔다.
『면죄권…』
이 마술적인 단어가 「도끼」의 목소리와 함께 역사강의 저밑에서 기억에 떠올랐다.
『라미씨 집에서는 「그들이」 나를 잡지 못할거다!』
문을 열어준 것은 라미씨의 아들 제라르였다. 그리고 그 불안스러운 눈길을 보고 거칠은 숨소리를 듣자 말했다.
『빨리 들어와요!』
그들은 키가 같았다. 그들은 잠시동안 잠자코 있었다.
『나 마르끄요.』
『난 제라르 라미, 우리 아버지가…(그는 아버지가 하는 것처럼 잠시 눈을 감았다) 「떼르느레」의 마르끄가 아닙니까?』
『맞았어요 그렇지만…』
『아, 그건 나한텐 아무 상관 없어요.』
제라르가 말했다.
『거기서 오늘 오후에 전화가 왔어요…』
『뭐라구요?』
『몰라요, 난 혼자 있었거던요. 아버지는 「쇼아지」의 센타에 가셔야만 했어요』
『그렇지만 돌아오시겠죠?』
『벌써 돌아오실 시간이 지났어요. 저녁했어요?』
『아니요!』
하고 마르끄는 구역질이 나며 말했다.
『식모 아줌마가 성탄을 지내러 나갔어요. 그래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중이지요. 와서 좀 도와줄래요?』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난 늘 해버릇 했어요』하고 제라르가 말했다.
그들은 부엌에서 부산을 떨며 찬장을 뒤지고 달걀을 깨뜨리고 다른 물건들을 찾고 했다… 빌어먹을! 이렇게 뒤집어 씌울려면 어떻게 하는거야! …10분이 지나자 그들은 서로 「해라」를 했다.
『네 어머니는?』
마르끄는 오래 망설인 끝에 묻고는 이내 자기 질문을 후회했다.
『돌아가셨어』
『오래 됐니?』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