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곳
어느 성당이 보이는 길섶
크리스마스이브. 밤도 이슥해서
나오는 사람
철이(남자 12세)
옥이(여자 12세)
순이(여자 12세)
숙이(여자 12세)
훈이(남자 12세)
복이(남자 12세)
복이 누나 (여자 20세)
무대
멀리 성당 지붕에 불밝힌 십자가가 찬란하다.
길가에 큰나무가 서있다. 나무 밑에 옥이와 철이가 쭈그리고 앉아 있다.
화려한 옷을 입은 복이와 누나가 오른쪽에서 등장, 나무 옆을 지나간다.
나무 밑에 앉아있는 옥이와 철이를 보고 누나가 놀란다.
누나 『아-니 너희들. 날도 추운데 왜 여기서 울고있니? 응』
옥이 『우린 엄마를 기다려요』
누나 『뭐, 엄마를…. 집에서 가다리지 않구 추운데 왜 나왔어』
옥이 『동생이 배가 고프다구 울어서…(울며) 할수 없이 나왔어요』
철이 『누나, 추워… 배고파…』
누나 『앵이. 무슨 어머니가 자식을 저꼴을 해 놓누…』
-누나 혀를 차며 그냥 간다.-
옥이 『왜 우리엄마 욕해요. 우리엄만 돈벌러 갔어요…』
누나 (발을 멈추고 돌아보며) 『아-니 쪼그만 것들이 건방지게 무슨 잔소리야…』
복이 『누나, 불쌍해. 돈 좀 주구가… 응!』
누나 『요것아! 돈을 달래려거든 솔직하게 돈한푼 줍쇼- 할게지 건방지게, 뭐야』
-「빽」에서 동전을 꺼내 던져준다-.
누나 『옛다. 어서 고맙다구나 해…』
-누나 복이 손목잡고 오른쪽을 향해 간다-
-복이가 분해서, 돈을 집어 던진다-
철이 『난, 거지가 아냐! 이거가지고가!』
누나 『앗다. 쪼그만게. 까불긴!』
싫컨 그만 두렴!』
-복이가 돈을 찾는다-
누나 『이에 더러워… 거지손에 닿던걸, 찾아선 뭘해, 어서 가자!』
-누나가, 복이를 끌고 나간다.-
철이 『누나…』
-옥이를 얼싸안고 운다-
옥이 『어머니….』
(부르짖는다)
-이때, 순이 숙이 훈이가 재각기 과자봉지를 들고 오른쪽에서 나온다.-
훈이 『야, 숙아. 난 떡야! 엄마가 일부러 만들어 주셨어』
숙이 『난 사과야, 빨간 사과라나』
순이 『난 과자야, 울아버지가 사다주셨어』
훈이 『자 우리 여기서 고요한 밤이나 한번 노래부르구 갈가?』
순이 『모두들 기다리면 어떻하니, 얼른가』
숙이 『기다리긴, 오늘은 밤을 새면서 놀텐데…. 합창 한번해 응』
훈이 『그럼, 내가 먼저 부를게, 다-들 따라와』
-노래- 『고요한밤 거룩한 밤…』
-셋이서 노래 시작하자 철이가 따라나와 같이 부른다-
-옥이두 슬금 슬금 나와 같이 부른다-
숙이 『아-니 너희들은 누구냐. 어디서 나왔어』
훈이 『정말 아무두 없었는데, 어디서 나왔니…』
순이 『오-라, 너희들 저나무 밑에 있었구나!』
철이 『벌써부터 울엄마 기다리구 있었어요』
훈이 『너희들은 왜 성탄잔치도 안하구 이러구 있니…?』
숙이 『아마 엄마가 과자랑 실과랑 사가지고 오시는걸 기다리나봐, 그렇지!』
-철이가 쓰러진다-
-옥이가 붙든다-
옥이 『철아… 철아… 정신차례!』
철이 『누나…. 나, 나배고파!』
옥이 인제 엄마가 오실꺼야! 엄마가 오셔야 저녁을 먹는거야』
숙이 『아-니, 너희들 그저 저녁도 못먹었니?』
순이 『날두 추운데 저녁도 못먹구 이렇게 있으면 괜-히 병나』
훈이 『얘들아』
『응…』(숙이와 순이가 대답한다)
훈이 『우리 이것(자기가 싸든것) 이애들 주구갈까』
숙이 『그럼 잔치는 뭘 가지구 하게!』
순이 『숙아, 우리 주구 가자, 응?』
훈이 『얘야, 너 이것 먹어, 응! 떡이야 아직두 따뜻해!』
순이 『이건 과자야, 떡두 먹구 이것두 먹어! 응』
숙이 『에-라. 나두 주지… 얘, 이건 사과야 떡만 먹으면 목이 매거든… 어서 받아』
-아까부터 어리둥절한 철이와 옥이는 말없이 있다-
-철이는 옥이에게 안기다시피 의지해 서 있다.
훈이 『아-니. 싫으냐』
숙이 『이렇게 주는걸 받지않으면 우리가 부끄럽지 않아, 어서 받아』
옥이(반말) 『싫어! 또 거-지라구 욕하려구?』
철이 (옥이를 따라 으시대듯 『우린 거-지가 아니란 말야요. 엄마가 있단 말야요』
숙이 『아-이, 아무려니 거지랄라구.
저- 오늘은 천주께서 탄생하신 기쁜날야. 그래서 모두들 이밤을 즐겁게 축하드리는 거야.』
철이 『그건 나두 알아요.』
훈이 『그러니까, 오늘 성탄경축은 만백성이 다-같이하는 거니까… 우리두 서로 사이좋게 여기서 놀면 되는거야.』
옥이 『그렇지만. 우린 아무것두 내놓지 못하구. 얻어만 먹으면(울며) 또 거-지 라게요?』
숙이 『아-이. 왜 자꾸 그런 소리만해?』『천주님께선 모-든 사람에게 일용할 양식을 똑같이 주시는거야, 네것, 내것 가리면 못써.』
순이 『인젠, 잘 알았지…….』
철이 『응」(씩씩하게)
옥이 『아-이 울엄만 왜 안오실가?』(왼쪽을 바라본다)
훈이 『자- 떡』
-떡을 옥이와 철이에게 준다-.
숙이 『자- 사과, 빨개서 보기두 좋지?』
-사과를 준다-
순이 『이건 과자! 자, 우선 한개씩 먹자…』
-순이가 먼저 먹는다-
훈이 『이애, 어서 너희들 두 같이 먹어 응…』
-훈이두 떡을 먹는다-
숙이 『사과는 껍질속에 영양분이 많대, 껍질체 먹자, 응?』
-여러 아이들 즐겁게 먹는다-
-눈이 내린다-(눈은 종이를 작게 썰어서 위에서 뿌리면 된다.)
철이 『야!』
-철이 사과와 과자 든 손을 높이 든다-
철이 『눈이 나린다!』
순이 『야! 신난다!』
숙이 『자, 우리 다-같이 노래하자』
일동 『그래, 그래.』
훈이 『자- 시- 작』
-노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노래가 시작된다-
-눈이 내린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
-멀리서 종소리가 들려온다- (끝)
이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