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도 빨라 벌써 귀지(貴報)가 5백호의 지령(紙齡)을 맞이하게되니, 자못 깊은 감회를 금할 수 없읍니다.
창간이래 여러가지 악조건하에서 특히 막대한 재정적 결손을 무릅쓰고 오늘까지 꾸준히 불굴의 노력을 계속하여 드디어 5백호의 지령을 헤아리게 된 것은 이야말로 신념과 인내와 용기의 산표본으로 귀지간부제위께 경의와 치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제와서 귀지는 엄연한 교회신문으로서의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였고 이제부터 더욱 견실한 발전을 기약하느니만치 앞으로의 귀지의 최대사명은 무엇보다도 금년에 성공적으로 종막을 내린 「바티깐」 공의회 결의사항을 실천하는데 있어 선도적(先導的)역할을 해주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번 공의회에서 결정반포한 사항은 비단 우리 교회안의 전례, 제도 등이 쇄신으로 현세대 여건에 적응케 할 뿐아니라 전인류의 영적(靈的), 인간적 공사(公私) 생활을 통털어 구원의 진리에 직결 승복시키는 거창한 과업온수에 목적이 있는 만큼 이 취지를 널리 알리고 계몽하고 실천시키는 크나큰 과업의 선도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곧 「가톨릭시보」에게 부과된 가장 큰 사명입니다.
특히 귀지는 한국의 유일한 교회신문으로서 「매스·메디아」의 선봉으로 「바티깐」 공의회의 결정사항을 어떻게 우리국내사정에 적응시켜,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 하는 점에 항시 거시적(巨視的)이며 민감(敏感)한 통찰로 비상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외의 교회소식을 정확신속히 보도함은 물론 교회일치를 위한 타종파, 타종교인과의 대화의 광장을 마련해 주고 무종교자와의 교류와 협조의 기운을 조성하며 일보 전진하여 널리 정치, 경제, 문화사회복지 등 각방면의 현실에 참여하여 『현실에 눈감고 혼자 천당만 바라보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행동으로써 이를 증명해야 하겠읍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자신의 신앙을 생활화하고 우선교회안의 침체한 과거의 소극적 관습을 청산해야하며 성직자와 평신도가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이해하고 협조함으로 유대를 강화하여 종래의 병폐가 있다면 이를 과감히 개혁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모든 과언은 성신의 특별하신 은혜와 더불어 우리 「가톨릭시보」의 선도적 역할에 크게 기대되는 만큼 신년부터는 배전의 창의와 지모와 열성으로 이중대한 사명을 완수해 주기를 빌고 바랍니다.
張勉(前國務總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