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사순절을 맞이하면 성 바오로 사도의 다음의 말씀을 들려준다.
『보라 지금은 은혜를 베푸는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코후 6 · 2)
사순절이 되면 으례 따스한 봄이 다가온다. 그것은 마음과 정신의 봄의 희소식이 들려오는 거와도 같다.
1년의 수확의 대부분은 봄에 있어서의 농부의 여하한 씨를 뿌리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사순절은 씨를 뿌리는 때이다.
부활절은 우리가 수확을 거두는 때라 하겠다. 농부가 추수할 때에 그 기븜과 흐뭇함과 지난날의 수고의 대가를 음미하듯이 우리는 사순절동안 씨뿌리고 가꾸고 비료주고 다듬어 주고 한 대가를 부활날 충분히 받게된다. 그동안 통회하고 보속하고 희생하고 좋은 일을 했으면 그만큼 부활날의 기쁨과 평화와 행복과 영적 상급이 클 것은 사실이다.
교회의 소리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며 들려오고 있다. 『지금은 구원의 날이다』라고.
사순절은 천주님의 좋은 씨를 받아들일 가장 좋은 때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 좋은 씨가 뿌려져 성장케 하는 것은 천주님의 말씀이다. 「바티깐」 공의회에서도 천주님의 말씀을 기꺼이 들을 것을 강조하고 있지 않는가. 너희는 설교를 들으라, 성경을 공부하라 하는 것보다 천주님의 말씀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라고 역설하고 있는 이유는 설교를 듣고 성경 공부하는 것도 매우 좋은 일이지만 그 안의 천주님의 말씀이 좋은 씨와 같이 비옥하고 기름진 땅에 뿌려진 좋은 씨와 같이 우리 마음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나서 좋은 결실을 가져오게 하는데 있다고 사료된다.
우리는 마음을 천주님의 따스한 태양에 쪼이며 그 은총의 거느리심으로 보다 나은 열매를 맺게하자.
『천주를 본받고 사랑에 살아라.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심과 같이 사랑하라』고 사도 성 바오로는 외치고 있다.
이번 「바티깐」 공의회의 정신도 이와 다름이 없다. 가톨릭신자는 누구나 신앙으로써 만사를 성부로부터 받아들이고 천주님의 뜻을 따라 활동하고, 「천주께서 사랑」 - 을, 이 천주님의 사랑을 지상의 봉사에 구현한다면, 각기의 생활조건을 통하여 나날이 점차로 성성(聖性)에 도달케 된다는 것이다.
이 천주님의 사랑은 인간의 힘으로 되는 그런 빈약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친히 당신의 세상을 사랑하신 사랑」 - 자기의 사랑이나 자기를 위한 사랑이 아니고 「천주님의 세상을 사랑하신 생명을 바치신 사랑을 의미한다. 사랑으로 나타나는 성성은 사회의 생활조건이라 하는 것에서도 무관심일 수가 없다.
인간다운 생활조건을 이룩하는 것도 이러한 사랑이며 성성이다.
이는 실천하는 신자는 타인에의 봉사에 헌신하게 된다. 주교는 양들을 위하여 생명을 바치기를 꺼리지 않는다. 사제는 타인에 성장하여 숨어서 인간에 봉사한다. 가정의 부부는 사랑으로 당신의 생명을 바치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참여하여 이를 충분히 발휘한다.
사회에서 활동하는 자는 상호 원조하고 사회와 세계를 선도하는데 역동적(力動的)인 사랑을 발휘하고 고통중에 있는 자는 인내로써 사랑을 표시하고 이와같이 그리스도 신자는 모두 현세적인 것으로 봉사하고 봉사하면서 천주님의 사랑을 들어내고(교의헌장 41조) 활동적인 형제애를 실천하여 현세를 위해 생명을 바치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순교를 각오(동42조)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공의회가 교의헌장을 통하여 강조하는 것은 ①천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라는 조목을 비롯하여 ②천주님의 뜻을 따르고 ③참여하고 ④기도생활 ⑤극기 ⑥활발한 형제적 봉사 ⑦덕행의 실천에 적극 노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김정진 신부(서울소신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