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國(조국) 언제나 나의 祖國(조국) - 南美行(남미행) 가톨릭移民國(이민국) 航海記(항해기) (17)
선인장에 새겨진 한국 人名(인명)
마크스 동물원 - 剝製(박제)된 매웃에 깜작 놀라. 트위스트 추는 고리라 인기
발행일1967-02-26 [제557호, 4면]
【12월 19일】 12시 「로렌스 마키스」에 도착 이틀동안 무진 애를 쓰던 단원들은 모두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했다. 멀리 보이는 도시, 땅냄새가 나는듯 싶다. 단장님의 방송대로 9時에 구교신교 각각 예배를 보고 특히 가톨릭신자들은 11時에 이곳 가톨릭성당에서 있을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영성체 준비를 하였다. 점심 후 외출, 공원 박물관 동물원을 찾았다. 이 고장은 폴투갈 영이다.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고 오히려 불어는 약간 통용되는 편. 우두에서 곧장 중심가로 나올 수 있고 넓은 길에 반듯반듯한 고층건물, 빨간색의 깨긋한 뻐스,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문도 열어논채 지붕이 있고 벤취가 마련된 정류소에 멎는다. 어김없이 닫아진 상가이나 윈도우 안에 물건들이 보기좋게 진열되어 있다. 주택지는 모두가 앝은 담과 열대 꽃들로 뒤덮어 있는데 반드시 차고로 통하는 널직한 통로와 문이 따로있다. 공원은 백작의 후원처럼 취미있게 꾸며 놓았다. 사람의 두배가 넘는 선인장들의 숲은 늪처럼 자연스럽게 고인 연못에 새까맣게 몰려다니는 커다란 고기떼들과 함께 퍽이나 인상적인게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곳 머슴애들도 신기한 마음에서 새끼고기를 잡았다가는 놓아주는 판에 한국인은 그 옆 선인장에 칼끝으로 자기 이름을 파놓고 간 것을 보고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선인장 서너나무는 먼저 지나간 파라과이 이민단의 지각없는 짓으로 모두 벌레먹은 것처럼 되었으니 이 글자들이 한국어라는 것을 외국인이 발견하면 얼마나 한심해 할 것인가. 이짓을 저지른 우리 단원은 마땅히 깊은 사죄를 해야할 것이다. 박물관은 갖은 열대동물로 박제를 꾸며 진열하였는데 사자가 출말을 잡아 먹는 광경, 독사가 노루 새끼를 감은 모양, 독수리가 늑대를 뜯는 모습, 각가지 표정과 동작이 실제를 방물케 하였다. 상아는 거짓말 같이 크고 코끼리 옆에 가면 비록 죽은 것이나 가슴이 서늘해진다. 비단뱀이나 악어 앞을 지나면 발끝까지 찌르르 해온다. 어린이들은 좋아서 연상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추장처럼 꾸며 놓은 인형 앞에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동물원에선 고리라가 최고인기다. 『네 이름 뭐니』하고 자주 물어대는 어린이 앞에서 못알다 듣겠다고 가슴을 치며 답답해 하다가도 트란지스터를 틀어 놓으니깐 때마침 흘러 나오는 「트위스트」 곡에 맞춰 멋지게 몸을 흔들어 대는 것이다. 오는 길에 우리단원중 어떤 분이 가게 앞에서 1불짜리를 흔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주인은 자꾸 셋을 보이며 난처해 한다. 이 양반 소리를 지르며 『그래 1불 가지고도 그걸 못산단 말이야』하니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그랬을까? 나중에 안 결과 손님이 손가락 하나를 흔드는 것을 보고 주인이 1불에 3개 하고 거스름이 있다는 시늉이었다. 지나가는 사람까지도 한바탕 웃었다. 앞날이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