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건축에서 생각되어야 하는 일반적 사항, 즉 신비체를 예배하는 정신과 그를 위한 건축적인 기능을 다할 수 있어야 된다는 점, 현대교회의 형태가 반드시 어떠한 특수한 건축양식에 묶여 있어야 될 필요는 없는 자유로움이 있다는 점, 그리고 또 경제적인 시공방법과 건축재료의 각각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재료사용에서 오는 미의 표현의 정직성 등 여러가지 필요불가결의 조건들이 충실하게 배려된 성당가운데 미국 「센트루이스」 시외에 세워진 소수도원성당을 들수 있다.
푸른잔디가 펼쳐진 언덕 「아클로포리스」는 겸손한 검은색과 흰색으로 아로새겨진 그 성당을 아늑하게 감싸주고 있다. 이 분수처럼 솟아오르면서 사방으로 일률적으로 퍼져 내려오는 듯 느끼게 해 주는 얇게 처진 콩크리트의 아취형 곡면판구조는 그의 공학적인 합리성, 그 지방에 있어서의 시공방법의 용이성 등에서 오는 경제성 등이 이 조그맣고 아담한 성당건물의 건축적인 기능과 미의 가치를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원형성당은 제대를 중심으로 해서 회중석이 배열되어있고 그중 4분의 1이 성가대의 자리로 마련되어 있다. 건물 구조체에서 종탑이 되는 중앙의 가장 높은 곳과 이 원형평면에서의 중심인 제대와의 수직선상의 축의 일치에서 오는 강력한 통일성은 우리에게 천주님께 향하는 신념을 더욱 굳건하게 길러준다.
한편 하늘을 향해 상승하는 듯한 하나의 거대한 분수로서 이루어진 것 같은 내부공간은 생동감과 휴식감을 동시에 준다. 리드믹칼하게 둘러서있는 아취형의 높은 창들로부터 비춰들어 오는 광선들은 성당의 천정 전체를 마치 영원불멸의 태양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그 밑의 회중에게 더욱 성스럽고 신비스러운 천주의 집의 분위기를 이룩해 준다.
이 성당건물은 낮과 밤의 변화에 따라 외관에도 뚜렷한 변화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햇볕을 받아 백색으로 보이는 콩크리트면과 음영이 져서 검은색으로 보이는 아취형의 유리 부분과의 전체적인 낮의 대조는 해가진 후 반대가 되어 환하게 밝혀진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과 건물의 검은색 윤곽이 또 다른 흥미있는 조화를 보여준다. <끝>
劉熙俊(漢陽大建築科 ?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