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는 장래 모든 은혜의 대사제로서 나타나시어…』(독서) 천주님은 사랑이시다. 그는 우리를 당신의 생명 안으로 이끌어 들이시기 위해 우주만물을 창조하셨고 우리를 그의 영광으로 세워놓으셨다. 우리는 천주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지적(智的) 조물로서 우리와 다른 모든 조물의 이름으로 무한의 존재자를 흠숭하고 있다.(中略)
원죄로 인해 원시적인 질서는 무너졌다. 창조주와의 끊긴 연락을 누가 이어놓을 수 있겠는가?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당신의 인자하신 마음으로 『모든 것을 위해다게 창조하신』 천주님은 『더욱 더 훌륭하게 모든 것을 재건하기를』 원하셨다.
그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아드님을 중재자 즉 다리를 놓는 분으로 파견하실 것을 결정하셨다. 그리스도 당신도 당신의 이런 입장을 밝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는 참으로 창조주와 조물 사이에 서 계시는 또 한번의 중재자이시며 따라서 유일한 사제이시다. 사제는 그리스도 한 분 뿐이며 다른 이들은 그리스도께 참여함으로써만 사제들인 것이다. 그는 부활하심으로 언제나 살아계신 사제이시며 그의 십자가상 제사는 도처에서 언제나 그의 생명에 참여하는 사제들로 인해 바쳐지고 있다. 참으로 천상 천하의 모든 것이 그를 통해 하나로 뭉쳐지고 있다. 그는 신전지교회의 중심이시며 지축이시고 머리시다. (中略) 그분을 머리로 모시고 신전지교회는 한 몸을 이루며 그의 지체들인 각 신자는 그분의 힘과 은혜로 충만과 완성에로 내 닫고 있다. 우리는 각자의 욕정이 팔팔하게 살아서 소리치기 때문에 우리 이성만의 힘으로는 올바른 길을 걷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우리 마음 속에서 강하게 울려나오는 주님의 사랑, 우리를 위해 세상에 내리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그 사랑은 우리를 안으로부터 감화시키고 있다. 우리의 욕정이 숙는 반면에 우리안에는 그리스도를 목말라하는 마음이 생기며 따라서 우리는 영원한 진리의 샘에서 갈증을 풀고 깊은 평화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참으로 우리 각자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셨다. 우리 모든 이의 그 무거운 죄악을 홀로 걸머지시고 당신 육신으로 그 무서운 속죄의 보속을 감행하심으로써 우리를 마귀와 세속과 우리 자신의 굴레에서 벗겨 주셨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당하시지 않으신 모욕과 학대와 고초가 없으시며 원하시지 않는 고통이 없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부활하심으로 당신의 죽음과 우리 모든 이의 죽음을 거슬러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셨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고 수난 하심을 예전적(禮典的)으로 사는 막바지 시기에 접어들었다. 이 수난의 시기를 우리는 좀더 깊게 살기로 노력하자.
우리는 이웃에게 진리인 그리스도를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아니면 우리 생각이나 사고방식 혹은 「거짓말」로 그리스도를 추하게 변모시키고 있지나 않는지 반성하자. 우리 자신은 진실하며 그리스도를 위해 우리의 전생애와 전부를 바치고 있는가? 혹시라도 말과 실천은 서로 모순되고 있지나 않는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를 택하도록 우리는 그들을 교화하고 있는지? 교회 헌장이 말하는 대로 미사시간은 우리에게 「진리의 시간」이며 나는 이 시간에 내 전부를 요구하시며 십자가에 순명하시는 그리스도의 것으로 변하는지? 우리가 바치는 미사는 나와 우리들의 생활 속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인지? 미사는 사람들의 전생애를 그리스도의 제사에 바치며 성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 우주의 성화를 위해 사는 길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각각 반성하자! (대전교구장)
黃민성 主敎(대전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