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73) 내일 자거라! ⑦ / 10년 후에 만나자
발행일1967-03-12 [제559호, 4면]
라미씨는 두블레씨 방으로 내려가 그의 앞에 있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두블레, 난 소년재판소를 떠나오…』
『축하합니다!』
『참말이요? 난 아무래도 경죄재판 상고를 맡아서 「과료액」 적용에 최고액을 매기느냐 최소액을 매기느냐 하는 일을 보게될 것 같은데 그게 바람직한 일이오?』
『판사님은 그 일을 하시는데 있어 적어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더 관용을 베푸실 거지요!』
『이해를 더 할찌도 모른다고 해 둡시다. 범죄하는 소년을 연구한 다음에야 범죄하는 어론을 이해할 수가 잇으니까 …두블레 「떼르느레」 사건에 대해서 내 해결책을 말해보려 온거요.』
『그렇소. 마르끄 포르죠는 당신도 알다시피 아주 무죄해요.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옛날에 부랑자 한테 한 맹서를 효력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는 것 뿐이요. 우리 소년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의례 있는거요. 그들은 충성을 지키느라고 반사회적이 되는거요. 그러니까 그의 사건을 분리시켜서, 그애는 곧 「떼르느레」로 돌려보냅시다…』
『재판도 거치지 않고요?』
『「거기서」 명예재판소를 구성하는 동료들에 의해서 판결을 받을거요.』
『이건 금시초문인데요!』
검사대리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천만에! 이것은 가벼운 범죄에 대해서는 많은 센타에서 행해지는 것이고 그것도 여러해째 되는거요. 소년들은 현명한 재판관이고 또 흔히는 우리보다도 주의깊은 재판관들이오』
두블레씨는 일어나서 창문께까지 걸어갔다. 뒷짐을 진 그의 손으로 그가 안절부절한다는 것과 그것을 억제하느라고 애를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침내 그는 돌아서며 거의 미소를 머금기까지 했다.
『「고등법원 판사님」 오늘은 청하시는 것을 아무것도 겆러하지 않겠읍니다. 그리고…(그는 돌아와 자리에 앉으며 손을 깍지끼고 눈거풀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툭 터놓고 말씀해줍시사고 청하기까지 하겠읍니다. 이를 테면 판사님이 떠나시게 되고 제가 맡게 되는 그 모든 아이들을 위한 판시님의…유언을 남겨 줍시사고요.』
라미씨는 신기하고도 흐뭇해서 그를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라미씨는 처음으로 그 얼굴 혹은 적어도 그 얼굴에 나타나 있는 친절해지려고 하는 노력을 거의 사랑했다.
『두블레 참으로 감격하오 허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겠오? 당신이 이미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것을 내게 물어보겠오? 가장 중요한 것은 단 몇마디로 할 수 있오』
그러면서 그는 손을 눈 앞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서 살아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천천히 명령하는 그 입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인제 그 애가 어떤 아이인가를 가지고 판단하지 무엇을 했는가를 가지고 판단하지 마시오… 두블레, 그애는 어린애가 아니라 「사람의 자식」이란 말이오… 우리 어른들 사이에 있으면 그애는 외국인, 박해를 받는 외국인과 같다고들 말했오… 그애는 착한 뜻은 얼마든지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지력이 없어요. 그러니까 말이오 사건을 하나 하나 참을성 있게 풀어나가요…소년의 일거일동을 늘 살펴보는 듯이 하고 그의 과신을 존중해 주시오! 그애는 커지고 싶은 욕망이 대단한데 그 주위의 나무울타리를 부수지 않고는 클 수가 없는거요… 「이애는 거기서 나올 자격이 있다」는 말도 하지마시오. 그애들은 모두 그럴 권리가 있느거오 당신은 하나씩 하나씩 모두를 거기서 내보낼 의무가 있는거요! …그들이 나쁜 짓을 하지마는 착한 일을 꿈꾸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요! …그리고 그들의 배은망덕과 불안정에 진저리가 날 때, 그들에게 엄하게 대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는 잠시동안 눈을 감고 당신과 나를 모두 생각해 보시오! 당신에게서 인간이 취약의 뜻을 재발견하시오…』
라미씨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두블레씨는 이 침묵을 힘들이지 않고 존중했다. 그 침묵은 조금전부터 그들에게는 우정대신이 대는 것이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두블레씨는 짜증을 내며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네 …아! 죄송합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아!… 제가요? …감사합니다 …저는 …마침 여기 계십니다! …알겠읍니다. 그 말을 전해드리지요… 원장님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오?』
라미씨가 물었다.
『당신 얼굴이 몹시 창백하구려…』
이번에는 검사대리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런다음 간신히 말했다.
『제가… 제가 소년재판소에 판사님 후임으로 들어가게 됐읍니다.』
그리고는 더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이것은 제가 청한 것입니다…』
■ 10년후에 만나자
이빨은 명예법정이 열리고 있는 큰 방으로 들어선다. 그는 여섯명의 「대표자」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이 대리자들은 그전날 눈쌀을 잔뜩 찌푸리고 생각에 골몰해서 연필알을 빨고 『빌어먹을거! 가만 있어 좀 생각하게 이건 중요한 일이야!』하는 말을 지껄이며 선출한 것이었다. 그 여섯명은 1 · 2 · 3등의 대표들인데 그중에 하나는 그것은 「비로드」다 - 자진해서 「죄인의 대표자」가 되었다. 어제 저녁부터 그는 자기의 논거를 하도 되생각하고 되새기고 한 끝에 자기자신까지도 마르끄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잘못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오직 하나 남아있는 장애물은 그가 격리실에서 몇분동안 만나볼 허락을 받았던 마르끄 자신이었다.
『내버러두라니까! 난 아주 망할 자식이란 말이야…』
마침내 변호인이 화를 낸다.
『내 말 들어봐 마르끄야, 우리는 영화놀이를 하는게 아니야! 그러니까 손을 빌리란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빨」은 여섯 대표자를 자리에 앉친다. 뷔팔로는 바른편에 앉친다. 뷔팔로는 침통한 낯빛이고 거북스러워 보인다.
어떻게 잘못 되어서 노벨상을 받는 권투선수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