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 11일 하오1시부터 대한공론사와 코리어 헤럴드(日刊英文新聞)가 주최하는 외국인 남녀 한국어 웅변대회가 동사 강당에서 4백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있었다.
작년에 이어 제2회가 되는 이번 대회에는 총21명의 참가자 중에 명도원에서 한국말을 공부하고 있는 8명과 연세대학에서 공부하는 3명 그리고 살레지오회 인천교구에서 각 1명씩 도합 13명의 외국인 신부 수사가 참가, 마치 외국인 신부 수사들의 한국말 웅변대회를 방불케 했다.
순서에 따라 제일먼저 등단한 미국인 박 신부(발토제크 · 수난회)는 1년반을 한국말을 배운 이로는 너무나 유창하게 『…막상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꼭 시장에 나온 촌닭처럼 얼어서 하려고 하더 남ㄹ도 입에서만 뱅뱅 돌고 나오지 않으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읍니다』라고 서두를 끄집어 내어 장내를 한바탕 웃기고 나서 「나는 한국에 배우러 왔읍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무난히 마쳤다.
이날 프란치스꼬회 소속 위원 신부는 (밀라 · 伊太利人) 「동방의 등불」이라는 제목으로 1등을, 콜롬바노회 서 신부(愛蘭인
)는 「한국의 전통을 살리라」는 제목으로 2등을, 예수회 소속 수련생이며 서강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기도 하는 스팔라틴(美國人)씨는 「현대 젊은이의 길」로 3등을 각기 차지함으로써 비록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양사람인 인도인과 중국인에게 빼았겼다고는 하지만 우리들 한국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자 정든 고향을 버리고 이국만리로 떠나온 그들이 우리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말 배우기에 얼마나 심혈을 다하고 있는가를 말해주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어디 이분들이 한국말을 배우는 것이 웅변대회에서이 입상이 목적이었으랴마는 애석하게도 입상은 못했지만 프란치스꼬회 하 신부(훼르난대스 · 西반아人)가 「혁력으로 나라를 건설해 나갑시다」라는 연제에서 여당과 야당이 밤낮으로 자기들 끼리 싸움만 하여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지적한 다음 해외 유학생들이 학업을 끝내고도 자신들의 안락한 생활을 누리노라고 귀국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여 나라의 기둥이 될 젊은이들이 이렇게 뺑소니만 친다면 이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되겠읍니까?고 외쳤을 때 청중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로 동감을 표시해 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의 심사위원에는 한글학자 한갑수(韓甲洙)씨와 씨나리오 작가 이진섭(李眞燮)씨가 보였고 15명의 위원중에 오직 한분인 광주대건신학대학 장 길로연(吉路連) 신부님도 보였으며 청중 속에서는 많은 외국인 신부 수녀가 열띤 선의의 경쟁을 지켜보고 있었다.
朴根永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