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年(년)에 韓國敎會(한국교회)가 해야할 時急(시급)한 일 (6)
원수까지 사랑해야 하는데 “協助精神(협조정신)” 寒心(한심)해
公私分別(공사분별)코 不淨腐敗(부정부패) 矯正(교정)은 우리부터 해야
발행일1967-03-26 [제561호, 1면]
우리 교회가 시급히 해야할 일은 우리모두가 즉 교회의 지도적 지위에 있는 분들이나 또 개개신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전심으로 협력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무드」를 조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근본적 요소는 두말할 것도 없이 그리스도교적 사랑이다. 이 사랑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근본사상이며 생명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얼마나 간곡히 또 얼마나 자주 이 사랑을 강조하셨는지는 성경을 볼 때마다 새삼 느끼는 일이다. 예수님은 원수들까지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고(마두 5 · 43-48) 또 특히 당신 제자들에게 『너희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노니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마치 내가 너희를 사랑함과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만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이가 너희가 내 제자된 줄을 알리라』(요안 13 · 34-35)고 하셨다.
사랑이 있으면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도 특히 성직자들의 협력을 요구하셨다.
우리교회가 대내적으로 크게 뭉쳐 대외적으로 더 큰 일을 하도록 돼야된다는 것이 이번 공의회 주교사목율령의 요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하기위해서는 개개 성직자 혹은 단위교회가 초성한 사랑으로 일치되어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교구전체의 더 큰 사목활동을 위하여 셥력해야 한다고(주교사목율령 2장 28) 역설하였고 또 현대에 있어서는 주교들이 자기의 직무를 더 잘 또 효과있게 수행하기 위해 다른 주교들과 더 긴밀하고 사랑으로 일치된 협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교사목율령 3장 37) 이렇게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2천년전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지닐요 또 현시대가 요구하는 필연성이다.
이 현대적 필연성을 통찰한 교회에서는 전 세계의 주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람으로 일치되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토의하는 공의회를 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 진리를 깨닫지도 못하고 깨달으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의 사적 이해 · 체면 · 안일에 도취되어 전체적 협력을 거부할 뿐 아니라 자기가 맡은 교회 내의 직분을 마치 자기 개인의 사업체처럼 자기책임은 망각하고 직분에서 나오는 권리를 남용하고 있다. 교회는 그 아무리 적은 부분이라도 한 사람이나 몇 사람의 안일이나 체면을 위해 소수의 무리에 농낙되어 희생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기천 기만명의 대중이 혹은 교회의 한 부분 개체가 피해를 당해도 그것은 아랑곳 없이 자기의 안일과 체면을 위해 자기가 감당해 나갈 수 없는 직분을 고수하며 이것을 마치 인간적 위대한 수오나이나 기술인줄로 망상을 하고 있다. 공의회에서는 이번에 정년제 실시를 호소했다. 이 정년제는 육체적 정년제만이 아니다. 능력적 정년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즉 누가 어떤 직분을 이행하다 자기가 그 직분을 더이상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주저없이 그 직분에서 물러날 수 있는 아량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공의회의 권고일 것이다. 만일 이런 사람이 나는 『체면상 이 직분에서 물러설 수 없다.』고 한다면 천주성자이신 예수님은 체면상 적신으로 대중 앞에 십자가에 돌아가실 수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십자가를 통한 구속사업은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권리에 초연해야 할 것이며 자기의 진실을 교회에 바치며 정의에 강직하며, 권리에 앞서 비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한국사회 앞에 조그마한 덩어리이다. 그러나 우리교회가 사회앞에 지니고 있는 책임은 막중하다. 우리 적은 힘을 합하여야 오늘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한국사회는 불의 · 부정 · 부패의 각가지 악의 홍수가 범람하고 있다. 이 홍수를 막을 책임은 당연히 진리의 교회로 자부하는 우리 교회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 대하여 너무나 무관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오히려 이 악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으니 부끄럽기만 하다.
이렇게 세계적인 대종교요 진리의 교회인 우리교회가 그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채 미미한 외각만을 사회 앞에 노출시키고 있는 것은 우리 서로가 협력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고 책임감이 투철하지 못하며 이기주의에 빠져 대중에 봉사하는 행복을 깨닫지 못한 연고인 것 같다. 만일 이것이 우리민족이 가진 선천적 병폐이라면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진리와 사랑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협력하며 남에게 봉사하는 기쁨을 터득하고 실천하면서, 우리의 노력과 모범으로써 우리 민족의 때를 씻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 물질적인 건설을 위해 발버둥치면서도 윤리적인 퇴패를 거듭하고 있는 사회에 윤리적인 면에서 무엇인가 봉사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헤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인적 · 물적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우선 금년에 첫째 신간성경 교리서 기도서 등을 교우들의 수요에 적응하게 대량 출판하고 또 각가지 교회의 좋은 서적들을 출판해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보급시키는 전국적인 기관을 빨리 만들어야 하겠으며 또 하나는 전국교회인사들 즉 언론인 교육가 법조계인사 예술가 사회저명인사들을 동원해서 도덕재건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언론기관을 이용하며 혹은 강연회 혹은 「쎄미나」 등을 행하는 가톨릭적 단체를 하루 바삐 조직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또한 현대적인 전교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성당안에 들어앉아 냇가에서 낚시질하는 식의 전교를 할 때는 지난 것 같다. 인적자원이 부족해 이런것을 못하는 지방에서는 한숨만 내뿜으며 저 중앙 혹은 대도시의 하늘 만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3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