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리서」(부표제 - 그리스도의 길)가 곧 빛을 보게되었읍니다 새 교리서에 대하여 여러분이 궁금하게 생각하실 점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제한된 지면에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다 풀어드릴 수 없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오늘은 다만 현행문답 및 작년의 초안과 비교하여 새 교리서가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소개하는데 그치고자 합니다.
교리는 외는 것만이 모두가 아니며 이해가 앞서야 함으로 현행문답의 문답식을 설명식으로 바꾸었읍니다. 따라서 현행문답의 요약된 내용과 고정된 용어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자연 긴 설명이 필요했으며 또한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설명을 피하고 될 수 있는 한 성경을 인용하여 그 말씀을 중심으로 쉽고 구체적인 설명을 꾀하였읍니다.
교리서를 제시하는 순서가 많이 바뀌었읍니다. 현행 문답의 제1편 「믿을 교리」 가운데에 성부 성자 성신 및 삼위일체가 새 교리에서는 「하느님과 우리의 구원」이라는 제목으로 제1편이 되고 「교회」는 성사와 함께 제2편이 되고 「사말」은 제4편으로 넘어갔읍니다.
제2편에서 「교회와 성사」를 함께 취급하였읍니다. 왜냐하면 교회와 성사는 다같이 우리가 거기서 하느님을 만나고 우리의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외적 표적이라는 점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때문이며 사실 「교회헌장」도 교회가 모든 성사의 근원임을 밝히고 있읍니다.
현행문답의 제2편이던 「지킬 계명」을 새 교리서에서는 「교회와 성사」 다음으로 즉 제3편으로서 취급하였읍니다. 신자 생활의 원천인 하느님의 생명이 먼저 교회와 성사를 거쳐 오는 사실을 들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제4편은 우리 자신의 완성인 「사말」과 세계 자체의 완성인 그리스도의 재림과 새 세계를 함께 묶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라고 하였읍니다.
매 과 끝에 문답의 형식으로 과를 요약하여 익히게 하였읍니다만 「문답」이란 구식 표현을 피하고 「복습」이라고 고쳤읍니다.
이상 현행 문답과 대조해서 말씀드렸읍니다만 이제 작년의 초안과 비교하여 말씀드린다면 금번 수정에 있어서 저희들이 주로 참작한 것은 국내 여론과 새로나온 「화란의 교리서」입니다.
화란의 새 교리서는 무엇보다도 저희들에게 교리 서술에 대한 아주 새로운 체계를 제시하였읍니다.
즉 종래의 모든 전통적 교리서가 하느님에서 시작한 반면에 이 교리서는 정반대로 하느님으로 끝을 맺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은 죽었다」고 외칠 정도로 하느님에 대한 의식이 현대인에게서 현저하게 사라져 가고 있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하느님에 관한 문제가 긴급해진 것이 사실이라면, 하느님이 계시고 그분이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전제로 시작하는 재래의 체계로는 이미 현대인의 호흡과 일치할 수 없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게된 것입니다. 그러나 화란교리서의 체계를 따라 초안을 수정하기란 저희들의 히이 부칠 뿐더러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았읍니다.
그래서 초안의 순서는 그대로 보존한 채로 약간 긴 서론을 두어 인간을 중심으로 교리를 제시하는 새 내용과 방법을 요약해 보았읍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의의를 찾는 인간과 인생의 신비를 해결해 주는 하느님, 이렇게 두 부분으로 서론은 무엇보다도 예비자들이 꼭 읽고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국내 여론을 토대로 수정한 곳을 말씀드리겠읍니다. 본문에서 성경 인용을 대폭 늘리는 한편 과마다 「성경연구」란 난을 마련하여 본문에서 못다 인용한 성경을 보충하였읍니다. 그리고 「신앙생활」에서 공의회 문서를 많이 인용하는 반면 인도귀절은 거의 모두를 성경 말씀으로 바꾸었읍니다.
구태의연하다는 제3편을 제목부터 「그리스도의 계명」이라고 고쳤읍니다. 10계명을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서론을 두어 윤리생활의 새로운 방향 즉 성사를 중심으로 한 신자생활을 지시하였읍니다. 교회, 성사, 전례가 신자생활의 규점이며 원천이 됨은 물론입니다만 특히 우리는 사랑과 일치의 성사인 성체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생명을 충만히 받아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충실히 실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그리스도는 당신의 사랑의 새 계명으로써 구약의 10계명을 새롭게 하고 완성하신 것입니다
새로 삽입된 과는 제1편에서 「예수승천」, 교회편에서 「교계제도」, 제4편에서 「심판」 이렇게 모두 세 과입니다.
차례까 바뀐 것은 계명편에 넣었던 「믿음, 희망, 사랑」과 「기도」를 성사편의 견진성사 다음으로 돌려, 성세와 견진에서 받은 은총이 풍성한 결실을 내는 신자생활로서 다루었읍니다. 끝으로 교리서에 인용된 모든 성경귀절의 교열을 맡아 주신 선 노렌조 신부님과 용어의 수정을 수고해 주신 공용어위원 제위 신부님과 문장을 다듬어 주신 이숭녕 교수님께 편찬 위원을 대표하여 깊은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崔奭祐 神父(전국교리서편찬특별위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