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은 우리가 모두 다 잘 아는 이야기다. 잘 알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슴에 스며있고 피에 맺혀 있는 우리선조들이 살은 지난날의 이야기요 또 우리가 사는 바로 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춘향전은 우리가 쉽게 친근할 수 있는 작품이며 그래서 이미 여러번 영화화하였던 것이다.
양반 이 도령과 기생의 딸 춘향이와의 아름다운 사랑은 인간 자체 보다 가문의 귀천이란 재래 사회 관념으로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고 고초를 당하여야하는 사랑이 되고, 끝까지 순정을 위해 사는 춘향이는 사회의 법아닌 법에 의해 옥에 갇혀지고 목에 칼을 써야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사회라는 것은 또 그 법이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어사 이몽룡(이도령)에게 죄를 가려 받을 변사또의 권세 그것이었고, 비록 일시적이긴 하나 그 나쁜 벼슬아치의 권세는 하마터면 춘향이의 목숨을 앗아갈번한 막대한 것이었다.
사회의 기성윤리가 순수히 피어나는 젊은 사랑을 억누를 때 피의 사랑의 언약을 믿고 이도령과의 이별마저 감수한 춘향이가 어사가 되어온 이도령을 다시 만나고 거리낌 없는 사랑, 행복의 삶을 얻는 것은 진정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이다.
이번 金洙容 감독의 춘향전은 시종 화기에 찬 분위기를 잃지 않었다는 것으로 칭찬되어져야 하지 않을가. 울고 짜는 것으로 일관 할 수 있었던 이 이야기에 폭소를 일으킬만한 유모어가 늘 있었고 따뜻한 색깔의 배색, 많은 사람들의 노래와 춤, 호화한 장식, 방자 허장강의 연기, 또 주연 鴻世美의 다정한 미모등이 합하여 이 영화를 밝고 명랑하게 이끌어 간 것이라 할 것이다.
만약 더 바랄 수 있다면 그 풍부한 춘향전의 풍자를 더 적절히 살릴 수 있지 않겠나는 것과 매맞을 때와 또 옥중의 춘향이 등 다만 한 화면으로 남고 실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우려가 있었다고나 할까.
하여튼 사람속에 희망속에 세상의 풍파를 이기는 춘향이가 그 사람과 희망으로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밝게 할 수 있기에 이 영화는 성공했다고 보며 일반남녀 노소가 다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천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