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國(조국) 언제나 나의 祖國(조국) - 南美行(남미행) 가톨릭移民國(이민국) 航海記(항해기) (21)
「케이프 타운」의 山峰(산봉) 아래서
어디가나 夫婦(부부) 동반인 家庭主義(가정주의) 부럽고
異國(이국)의 한국전몰병사 탑에 뜨거운 감격
발행일1967-04-16 [제564호, 4면]
외국에 나와 느낀 점이지만 그들의 친절과 「써비스」라는 것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물질이 유족하고 양성(陽性)적인 그들의 성격 자체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되겟지만 어려서부터 기독교정신 밑에서 자라난 그들에게 직접 간접으로 주어진 교훈과 콩을 사들려 공원이나 광장에서 비둘기를 먹이게 하며 코흘리게 친구의 생일날을 잊지않고 조그만 선물과 「카드」를 마련해 애기 손에 들려주는 어머니의 교육이 오늘의 그들로 성장시킨 것이 아닐까? 앞으로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에게 주는 것을 가르쳐 주는 뜻깊은 날이어야 하지 않을까? 친절을, 가식과 수단에서가 아닌 몸에 밴 친절을 아이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것 같다.
【12월 26일 日】 국민교책에도 기록된 「케이프 타운」에 드디어 도착했다. 그 옛날 바도로무 디아즈가 이곳에 왔을 때 사다리꼴의 저 번듯한 봉우리를 보고, 우거진 숲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프리카 제일 남단에 위치한 항구도시 그러나 상상외로 자그마하고 조용하다.
7시에 항구가 보이는 해상에 정박했다가 식사후 9시에 부두에 닿았다. 날씨는 봄날같이 따스한데, 햇볕은 아프리카산(産)인지 뜨겁다. 주택지가 산등성 낮으막한 곳까지 해변을 따라 길다랗게 자리잡았고 은행과 관청 백화점은 중심에 몰려있다. 그 입구에는 한국전쟁에 참가했다 전사한 군인을 위한 기념탑이 서있다. 낯선 땅에 KOREA라고 써진 것을 보니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주일이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휴일이라 문을 연 곳은 하나도 없다. 큰 거리는 텅 빈듯한데 가지가지 모양의 승용차만이 질주한다. 유심히 보았더니 거의 다 가족들이 타고 있다. 어머니가 운전하는 집, 큰 딸애가 운전하는 차, 뒤에 트렁크를 얹은 차, 또 노(老) 부부만이 탄 것은 자식이 없어서일까? 애기 두셋을 태운 젊은 부부의 뒷모습, 가슴이 찌르를 해온다. 「로렌스 바킨스」서부터 이들의 철저한 가정주의는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고 또 부럽게 생각되는지. 공원에나 거리에나 카페에나 빠에나 어디서든지 나란히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 차에 아기를 누이고 산보하는 부부, 해변가 벤취에 어린아들을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 하는 부부, 어깨동무를 하고 허리를 서로 껴앉고 가는 중년부부도 조금도 구질해 보이지 않고. 그들 부부는 참으로 벗이요 짝이요 동지요 일생이 반려다. 부인들은 남편에게 대우받고 존경받는다. 그만큼 그들도 남편과 아이들을 사랑하겠지만. 한국의 휴일은 어떤가. 어쩌다 가족본당 하면 큰 선심 슨 기분이고 부부만의 오락이란 한달의 한 두어번, 잘 해야 극장에 갈 뿐이다. 어머니는 아이만 낳으면 방구석에 물러나 애기 치닥거리하고 부엌만 지키고 있으려니 하고 인식이 되어있다. 젊은 주부는 연애시절에 꾸던 꿈이 부스러진다. (끝)
(그간 많은 호평 속에 연재되던 본란 「남미항해기」는 필자 및 社의 형편으로 아쉽게도 중도에서 이것으로 끝납니다. 수고해 주신 필자 盧女史께와 애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의를 표합니다. 편집자 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