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목적의 설정도 없이 졸업학년에 올라가도 또한 학기를 보낸 후 뒤늦게서야 최종적으로 지망학교 지망학과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때부터의 생활불은 안과 초조한 마음이 깃들인 지루한 그것 이었다. 그러나 하면된다는 집념과 더욱이 매일의 아침미사참예와 성모님께의 기도는 안정을 주었다.
다른 친구들이 점을 친다 토정비결을 본다 하였을때 나는 성당에 가서 성모님상 앞에서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아침의 간단한 묵상기도와 저녁의 반성은 입시준비에 커다란 힘과 마음의 여유를 주었다. 특히 입시 전날 성모님상 앞에서 하던 간절한 기도와 약속은 지금도 감명깊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제 합격하여 입학을 앞두고 지난날을 돌이켜 볼때에 생활에 있어 배운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타고날 때부터 하느님께로부터 자기 분수에 맞는 탈렌트(TALENTUM 재능)을 받았다.
그러므로 받은 이 재능을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가에 대해서 유의하며 생활해야 할 것이다. 아직 결과를 모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현재의 순간 순간을 성실한 자세로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안에서 노력하는 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풋내기 사회인으로 한걸음 내딛으면서 그리스도의 처세술에 대한 말씀을 명심해 본다. 『너희는 비둘기와 같이 순진하고 뱀과 같이 처신하라』 이제 나는 좋든 싫든 간에 이 사회에서 생활해 나가야 하며 따라서 어떻게 현실을 지배하여 나가느냐를 선배님들에게 더 많이 배워야 겠다.
그리고 자율적인 생활의 소신을 세워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서 어떠한 난관-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지-에도 굽히지 않는 용기를 갖고 내딛는 생활인이 되어 보고 싶다.
지난 제2차 「바리깐」 공의회가 청소년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의 교회의 희망이요, 내일의 교회를 짊어질 일꾼으로서 자신과 사회를 구할 사명이 있음과, 부모, 스승, 선배들의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여 나 자신에게 맡겨진 본분을 착실하게 이행하면서 내일의 교회와 사회를 이끌어 나갈 마음의 준비를 구비할 것을 다짐해 본다.
嚴敬子(체칠리아)<梨大社會學科·啓星女高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