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띠마 巡禮記(순례기) ② 심장이 아픈 성모님
호텔 · 상점 등 관광 「붐」 이룬 곳
聖域(성역) · 속세 구별못할 피정의 땅
루르드는 회개의 성지 파띠마는 보속의 성지
「파띠마」 「루르드」 누구나 보는 곳곳에 고해소 매괴 성로신공 「올림픽」場(장)
불란서의 「루르드」와 이곳 폴투갈의 「파띠마」는 여러가지 며에서 대조적이다. 「루르드」는 기념대성당과 그뒤에 있는 성모님이 발현하신 「마시비엘」 동굴을 중심으로 사방을 철책으로 둘러싸아 속세와 성지를 완전히 구별하고 차단했다. 두개의 대문으로 참배자들이 문지기의 감시와 주의를 받으며 들어가게 되어있다. 성역(聖域)과의 사이는 철책 하나. 바깥 세상은 왼통 「호텔」이요 술집이요 휘황찬란한 상점들이다.
「파띠마」는 「꼬바 다 이리아」의 허허벌판. 울도 담도 없다. 사방 어디서든지 마음대로 들어가게 다련이다. 어디서부터 성역이며 어디가 속세인지 구별할 수 없다. 여기는 속세가 없는 것이다. 물론 「호텔」도 상점도 술집도 찾을 수 없다.
기도할 때와 먹고 잠잘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파띠마」에 일단 들어오면 떠나는 날까지 전생활이 곧 피정인 것이다. 여기에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
「루르드」에서는 교회가 미리 넓은 지역을 확보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악덕 상인들과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참배자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행위가 성행되어 「루르드」시라는 대도시가 되고 많은 경험에서 비추어 「파띠마」에서는 미리 광활한 지역을 확보하여 푸른군단 사업을 위시하여 각종 신학교 수도원들이 수도(修道)와 연구 그리고 동시에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를 제공, 피정지도 등 만단의 편리를 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극히 외형적이요 그 분위기의 차이에 불과하다 하겠지마는 근본적 차이점은 「루르드」를 회개(悔改)의 성지라고 한다면 「파띠마」는 보속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점이다.
이 두곳은 다 영적수(靈蹟水)도 있고 1년에 몇10건씩의 기적이 있다. 두곳 다 불치의 병자가 완전치유되어 해마다 그 숫자가 상승하기는 매일반이다. 그러나 참말로 기적은 병자가 치유되는 것이 아니고 수년 혹은 몇10년 냉담했던 사람이 「루르드」 성전 앞대문을 한번 들어서면 회개할 생각이 나는 것이다. 이것이 기적이다. 「루르드」는 고해성사가 전문이다. 수십개 고해소에도 길게서도 담모퉁이에서도 만인중시하에 고해성사를 받는 광경,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파띠마」는 보속이 전문이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보속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으나 「파띠마」는 곳곳이 성로신공의 군중이다. 대부분의 순례단은 줄을 지어 도보로 이 성지에 와서 성모대성당 양 옆에 연결되어 있는 본당건물에 당도한다. 거기서부터 마치 성모대성당이 두 팔을 벌려 죄인들을 안아들이듯한 십사처의 회랑이 시작된다. 순례자들은 제1처에서 제14처까지 성로신공을 하며 성전에 들어간다. 이 성로신공은 비단 14처 회랑에서 뿐만 아니다.
지난번에 말한 소경당 주변, 심지어는 그 넓은 광장에서도 성로신공이 한창이다. 경당에서는 매괴신공 밖에서는 성로신공.
「파띠마」 성지는 왼통 신앙의 「올림픽」이다. 「파띠마」 성전 주변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십자가가 많다. 십사처회랑에도, 경당 뒤에도. 큰 것도 있고 아담한 것도 있고 꼬마 십자가도 있다. 열심한 순례자들은 그 십자가를 하나씩 메고 성로신공을 시작한다. 자기 죄를 감안하여 크고 작은 것을 고르는지 모르겠다. 대단히 큰 십자가를 메고 있는 「미들」급 여교우도 있고 자그마한 십자가를 멘 「라이트」급 청년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이 「골고타」 산상에 매어올리신 「헤비」급 십자가는 없었다.
어떤 여교우는 힘에 겨운 십지가를 메고 넓은 광장 저 먼 입구에서부터 시작한다.
한번 꿇어 앉아 매괴 일단을 하는 모양인가 죽은 듯이 움직일 줄 모른다. 그런 여교우들은 대개가 비단 양말을 발목까지 훑어내렸다. 예수님이 「피」와 마지막 한방울의 「물」까지 다 쏟아주신 이 대지에 자기도 무릎을 닿아, 보속을 나눔인가. 여인의 눈같이 흰 두 무릎에는 모래알에 할퀴어 선혈이 비져나고 있었다. 아 자식들의 보속하는 모양을 굽어보시는 성모님도 얼마나 애처롭고 마음이 아프시랴. - 계속 -
金達湖(慶北大 文理大學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