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略)교황성하께서는 「착한 목자 축일」인 부활 후 제2주일을 특히 사제성소를 위해 기구하는 특별한 주일로 설정하셨읍니다.(中略)
사제지위의 존엄성이란 이 세상에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지위중 가장 고귀하고 가장 숭고한 지위로서 하늘이 땅보다 높은 그만큼 온세상 모든 지위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사제의 모든 특전중 가장 뛰어난 특전은 그가 바로 「제2의 그리스도」(또 하나의 다른 그리스도)로서 만인을 위하여 천주님과 인간사이에 「중개자」 역할을 담당하는데 있읍니다.(中略) 사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원하신 성부로부터 이 세상에 보냄을 받으신 것은 바로 천주와 사람사이에 「중개자」 역할을 함으로써 인간을 천주와 화해시켜주시고 우리인간성을 취하사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中略)
한말로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세주」로서 천주와 사람사이에 유일하신 「중재자」시요, 홀로하나이신 「대제관」이시므로 이분 외에 또 다른 분은 아무도 필요치 않습니다.(中略)
그러나 우리의 구령사업은 원래 「신인합작」(神人合作) 사업인 만큼 우리 편에 있어서도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이 반드시 우리에게 알려져야 하고 그리스도의 공덕도 우리 것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손으로 받아 들여야만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신비체」인 「교회」 하나를 세워 언제 어디서나 우리안에 또 우리와 함께 줄곧 머물게 하시는 동시에 당신 사도들을 선정하사 당신백성을 가르치고(敎導權) 성화시키고(祭典權) 다스리는(司牧權) 책임을 맡기시었읍니다.
그래서 사제들의 맡은 직무란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 친히 당신의 「신비체」를 건설하시고 성화시키시고 사목하시는 그 권한의 바로 한 몫을 받아 지니는 것이 됩니다.(中略)
이러므로 사제들은 그 첫째 직무가 천추의 복음을 세계만인에게 전함으로써 『너희는 전 세계에 나아가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마르꼬복음 15·1-15) 분부하신 주의 훈명을 이행함으로써 천주의 백성을 만들고 그 수를 많아지게 하는데 있읍니다.(中略)
사제는 그러기에 마치 또 하나의 다른 그리스도의 자격으로서 『권위를 가진자 처럼 말하고』 외교인과 더불어 서로 담화할때나 불신자들을 대하여 그리스도의 비사(秘事)를 공공연하게 설교할때나 아동들에게 문답교리를 가르칠때나 일반에게 교회 교의를 설명할 때나 언제 어디서나 다른 누구보다도 권위있게 말하게 됩니다. 특히 미사성제중 말씀의 전례에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주의 죽으심과 그 부활의 사실이 불가분으로 서로 연상되고 참여하는 백성들의 응답 등이 서로 교차교송되고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당신 성혈로 인쳐놓으신 「새로운 계약」의 맺음이 그때마다 거듭 봉헌되기 때문입니다.(中略) 회준의 성사로서 죄의 때를 씻어주고 죄로 죽은 영혼들을 다시 살게 하고 넘어진 자들을 일으켜 세우고 천주와 교회를 등진 자들을 돌이켜 서게하고 화해시켜줍니다. 신자들의 부부계약을 축복해 줌으로써 부부생활과 가정생활을 성화시켜줍니다. …그리고 임종때 공포로 떠는 자들을 위로해주고 미구에 당할 심판의 두려움에 떠는 자들을 안심시켜주고 마침내 그들을 천당 영복소에까지 인도해 줍니다.
그러나 이 모든 위대한 천직 중에도 가장 위대하고 영예스런 천직은 그리스도와 그 「신비체」인 교회의 이름으로 쉴세없이 그리스도대사제의 제사를 거듭 거듭 올림으로써 이 숭고하고 장엄한 제사의 권한이야말로 실로 사제지위의 극치로서 무엇보다도 가장 고귀하고 숭고무비한 천직입니다.(中略)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뻬르소나(位)로 변장한 그리스도의 사제들은 그리스도의 참몸과 참피를 가져 매일 천주성부께 맞갖은 봉헌을 하고 있읍니다. 이것은 성부께 대한 그리스도자신과 교회의 흠숭과 찬미 사랑과 감사 복종과 회개 등의 「유효적절한 표시」인 것입니다. 그리고 또 사제들은 동일한 현상의 빵과 동일한 구원의 잔으로 주리고 목말라하는 신자들의 마음을 먹여 기르기도 합니다.(中略)
이 모든 놀라운 천직중에도 가장 현저히 사제가 그리스도의 「빼르소나」(位)로 변장하게 되는 때는 바 로 미사성제를 올릴때와 성체와 성혈로 신자들을 먹여 길르는 때입니다 왜냐하면 이때야말로 사제는 가장 참되이 제2그리스도의 역할과 가장 뚜렷이 천·인(天人)사이에 중개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제가 그 일생을 통해 단한번만 새「멤버」를 그리스도께 결합시켰고 설사 단한번만 죄사하는 권을 행하였고 설사 단한번만 십자가의 피흐르는 제사로 피흐름없이 천주께바 쳤고 설사 단한번만 천상의 잔치로 단한사람신자만을 먹였을지라도 이것은 천사들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천직을 실행한 폭이 되므로해서 천사들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복됨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사제직에 합당할자 누구이며, 이다지도 큰 기쁨을 누구의 공덕에다 돌려야 하겠읍니까?
생각이 여기에 미칠때 뉘있어 현세영화를 천주님 영광보다 더 귀히 여기였으며, 이처럼 부요한 천주님 나라의 부귀와 영화때문에 현세의 믿지 못할 그리고 하찮은 상금을 경천히 여기지 않을자 뉘있으랴. 사제직이란 본래 아무도 제자신을 위해 자취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영원하신 성부로부터 소명이 계셔야 하는데 천주님이 당신사제를 사람중에서 뽑으시는데 있어선 각자의 공로를 헤아리지 않으시고 오직 당신 선심의 재량에서 하십니다.
그런 즉 가톨릭 청소년들은 누구나 자신이 이러한 영광스런 사제직에 성소가 있는지 어쩐지 신중히 또는 진지하게 헤아려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자기를 잘 지도하여 줍시사고 저 온갖 영지(英智)의 원천이신 천주님께 간곡히 기구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이 중대한 결정에 대하여 보다 더 현명한 어떤 사제에게도 그 의견과 지도를 청해야 한다.
그리고 제게 대한 성소가 정작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때는 아무 아낌도 주저함도 없이 감심으로 선뜻 그 성소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우리 모든 부형들, 또는 청소년의 교육을 맡아보는 모든 이들에게 부탁하는 자기들에게 맡겨진 그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힘써 「좋은씨」를 많이 심어주고 사제에게 없어서는 안될 「자아희생」의 필요성을 고취함과 동시에 사제생활에 수반되는 온갖 특전, 요긴한 성총, 많은 위로 등을 그들의 눈앞에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최후로 우리 사목에 맡겨진 모든 천주의 백성들에게 천상추수의 주인이신 천주님께 열심있고 근실한 일꾼들을 당신 포도밭에 많이 보내주심으로써 당신 성직자들을 그 수량으로 많아지게 하시고 그 사랑으로써 더욱 성화시켜 주십사고 언제어디서나, 특히 이 성소증가 운동의 날인 오늘에, 많이 기구해 주실 것을 간곡히 권하며 부탁하는 바입니다.
春川?區長(춘천교구장) 朴(박)토마스 主敎(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