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宗敎觀(종교관)] ④ 人類(인류) 完全(완전)케 하는 意慾(의욕)이어야
종교 根本(근본) 올아도 종교사회 나쁘면 타락
발행일1968-04-28 [제616호, 4면]
나는 나의 어느 詩篇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한 일이 있다.
『… 나는 혼자 길을 가고 있다.
그렇지만 가야한다.
그 누구와 다정히 걸어가면
나는 神을 느끼지 않는다.』
이 몇줄 안되는 말들 속에 상반되는 논거가 있다.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다. 그것은 어떠한 피조물이고 어느 의미에서 個的인 존재다. 아무리 집단을 이루고 살아도 각각 하나하나 스스로의 삶을 살아간다. 그것은 고독을 뜻하고 자기 힘의 한계, 깨달음을 뜻한다. 그러한 깨달음이 없는 인간은 종교를 모른다.
또 한가지의 점은 「神을 느끼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邪되고 우맹한 자기도취나 자기만족을 말함이 아니라 神이 우리들 마음속에 공통하고 있는 어느 상태를 뜻한 것이다. 마치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있을때 그 사랑하는 사람을 각별히 느끼지 않는 것이나 같다. 그러나 「神을 모른다」는 면에서 말할때 우리 생명에 절대 필요한 공기가 우리 주위에 꽉차있건마는 혹은 보이지 않는다거나 하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무시하는 인간들이야말로 방자스럽기 이를데 없다고 하겠다.
그러한 방자스러운 무리들에게야말로 종교가 불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마구잡이(맹목적) 인생을 사는 「것」들이 아닐 수 없으니 독재자·권세가·모리전문가·금만 따위들이다. 그들에게는 세상일이 인생사가 모두 저희들 임의로 되는 줄 아는 인간한계를 不測하는 만용자들이다.
그 이외로는 종교적인 신앙은 없어도 무슨 일에 전념·몰두함으로 보람을 느끼고 사는 사람들이라든지 「옳고·바르고·善하게 살고자하는 양심가들을 들 수 있다. 본래 善은 악의 반대이며 德·樂·幸·仁·直·正·賢 등을 그리고 그 글자의 근원은 羊자에 말씀언<言>자 둘을 받친 것으로서, 義·美·祥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 강로 위의 사회에는 종교를 갖고 신앙인임을 자부·자처하는 사람들 가운데 허다히 우유부단한 「것」들이 많다. 어물어물의 정도가 아니라 「鹿皮에 가로왈(曰)자」격의 처세를 한다. 비종교인만도 못하다. 그리고 특히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사회-세상)에게서 멀어져 있어야 종교행세를 하고 시주잘하는 사람에게 절이나 하며 보비위 맞추어 주므로 받아먹고 유지하는 그러한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본다.
어느 종교에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恥部가 있겠지마는 前記한 종교의 경우 지극히 陰性적이고 비교리·비규율·비현실·비현대적인가 하면, 그러므로 그 신자들이란, 말로나 慈悲를 나불거렸지 자기 사업체 종업원들에게 그렇게도 샤이록 같고 그렇게도 무자비할 수 없음을 나는 절실하게 체험하였다.
또 샤이독 같은 푼수에 相(상색)을 위한 간판을 마련 그것을 塗色하여 「功德」(所福)을 바라고 명예와 처세를 期하는 手法 등을 빤하게 본다. 그러한 인간들이 <자타카이야기>에 있는 아깃티를 안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돈벌어 쥐고 관속에 들어갑니까…』 등의 교언을 예사 일삼는다. 그들에게는 종교가 한낱의 부적이다.
百걸음을 양보하여 말할 때 그 종교자체는 그렇지 않다고 할망정 그 종교사회의 실태(생리등)가 나쁘면 도리 없이 퇴락한다.
秦始皇도 그 영화 그 환락의 지속을 위하여 불사약을 갈구하였으나 죽었다.
종교란 인생의 가치를 깨달아 인류로 하여금 완전하게 살고자하는 의욕에서 생긴 것이라고 말할때 그 완전을 위하여는 여러 인류의 스승들이 이미 그 완전한 생활의 방향과 모범을 보였다. 그런데 인류역사 가운데에는 방자·교만한 욕망의 滿腹輩들에게 허다히 유린되었음을 알 수 있고 또 보고 있다. 앞으로는 진정한 종교인 한 사람이 사회 각계·각층에 섞여(침투) 살면서 그 섞여있는 곳이 곧 교회가 되어야만 완전한 생활을 위한 종교의 접근과 그 종교에 의한 자기提示로서 자꾸자꾸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속(정신)에서 發하는 형태이어야만 한다.
이제 끝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과거 우리역사에서 王權 비호와 악용으로 숱한 폐해를 저질렀고 혹세무민으로 부지하여온 그러한 「종교」는 그만두고 神이나 구원까지에는 이르지 않았어도 인간생활의 옳은 실천 綱領면에서 종교에 準屬할 수 있는 「성실의 교」와 진정 神을 섬기는 종교가 더욱 완성하여져 힘을 발휘함으로써 인류문화의 調和와 인생의 존귀함을 진작하여야 된다고 믿는다. 그 누가 말하듯이 「종교는 모든 문명의 어머니」다. 그러므로 종교·문화·예술은 온전한 사람들이 사는 온전한 세계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