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란 수년동안 방치하였다가 갑자기 손질을 하게 되면 해야할 일도 너무 많아지며 돈도 엄청나게 들어가게 된다. 그러기에 틈있을적마다 자주 손을 보고 틈틈이 고쳐놓는 것이 유리하다. 보통 건물유지비는 1평당 1년에 9백원 즉 20평 건물이라면 1만8천원이 자연 소모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방은 지금까지 타인의 손에 일임된채 주부들의 알뜰한 관심에서 점차 멀어져가고 있다.
그러기에 안방과 거실은 찬란하며 웅장한 각종 가구들이 진열되어 있으나 부엌은 퇴색하고 끄림이 가득하며 통풍과 채광은 아예 무시된채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사랑하는 식구들을 가장 즐겁게 하여주는 주방이 출입하는 대문보다 못한 곳이라면 금년 봄에는 만사를 제처놓고 우선 주방부터 손을 봐야겠다.
한식 부엌일 경우 우리들의 오랜 인습과 전통에서 살아온 부엌위에 있는 다락을 딴 곳으로 옮겨야 한다.
물론 우리들 살림살이는 허즙스레기 들이 많기 마련이며 그렇다고 버릴것도 하나없는 그런대로 귀중한 것들이다. 현재 지면보다 1m쯤 낮은 부엌 바닥을 약1m 가량 더 파고 방수를 철저히 한다음 위에 마루를 깔아주면 완전한 지하실이 하나 생기는 것이며 지하실의 공간은 연탄 혹은 겨울에 무·배추 또는 살림살이를 보관할 수 있는 훌륭한 방이 되는 것이다.
많은 주부들의 고민은 이런 경우 안방연료와 취사용 연료를 겸할 수 없기에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부엌 마루위에는 조리대와 「싱크」대가 필요하다.
조리대에 높이는 보통 80cm가 이상적이며 넓이는 45cm가 된다.
조리대 밑에는 찬장을 겸한 저장소로 쓰며 완전한 찬장은 벽면에 붙여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한다.
5~6인 가족에 부엌이 3평정도 된다면 반을 투시되는 가리게로 칸을 막고 일부분을 식당으로 겸하게 할 수 있다.
대사로 인하여 부엌을 잠시 넓게 해야 할 경우에는 칸막이를 들어내면 넓은 부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꼭 타인의 손이 필요 없으며 알뜰한 주부로 식구들과 함께 가정을 영위할 수 있다.
식당과 주방의 벽면은 밝은 은행나무색 혹은 엷은 하늘색으로 칠하고 재료는 무광페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훌륭하다.
천정은 가늘고 엷은 목재로 총총히 대고 수성페인트를 칠하면 수증기에도 수명이 길고 보기에도 대단히 미려하다. 부엌과 식당에는 통풍이 잘 돼야한다.
그러기 위하여 높은 곳에 창문이 필요하며 혹은 환풍기를 가설하여 수시 배기할 수 있어야 한다.
바닥은 목재라면 화재의 위협은 있으나 겨울에 발이 시럽지 않으며 기물을 떨어뜨려도 쉽게 파손되지 않는 장점이 있고 모자잌 타일은 수명이 긴 장점이 있으나 겨울에 비교적 추우며 실수하여 기물이 떨어지면 파손되는 약점이 있다.
박관우(주택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