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美術(성미술)] ①
美術(미술)이 宗敎(종교)이 道具(도구)될 수 없으나
眞理(진리)를 美(미)로써 現實(현실)에 具現(구현)해
敎會(교회) · 聖書(성서) 內容(내용) 信者作家(신자작가) 상관없이
藝術作品(예술작품) 自體(자체)로써 價値評價(가치평가)돼야
聖美術이라고 하면 종교미술이라고 하는 것 보다 훨씬 그 범위가 좁아진다.
종교미술이라고 하면 세상에 있는 모든 여러 종교와 관련되어 있는 종교적인 미술을 뜻할 것이고 성미술이라고 할 때는 종교가운데에서도 거룩한 종교 말하자면 오직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의 미술, 즉 가톨릭교회의 미술을 뜻할 것이다.
여기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성미술」의 作品을 몇개 골라내놓고 단편적으로 해설을 하기보다는 聖美術이 內包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이에 대해서 우리가 虛해야 할 태도를 앞으로 3 · 4回에 걸쳐 考察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美術品에 대한 解說이나 여러가지 「에피소드」같은 것은 호기심을 만족시키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나 참으로 作品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는 2차적인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作品에 대한 참된 접근을 어렵게 하는 수가 있다.
우선 聖美術 또는 가톨릭美術이라고 할 때 그것은 두가지 要素가 합쳐진 것이다. 가톨릭敎라고 하는 永遠하고 거룩한 眞理의 宗敎와 美術이라는 人間의 藝術이 一致調和되어 하나를 이룬것, 宗敎와 美術이 하나의 作品으로 表現된 것이다. 그런데 宗敎면 모두가 참된 宗敎가 아닐 것이다.
훌륭한 宗敎家가 되기도 어려운 일이며 훌륭한 美術家 되기도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를 合친다는 것은 二倍로 어렵다기 보다는 지극히 어렵고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래 참된 것과 아름다운 것은 힘드는 것이고 드문 것이다. 흔한 우리는 永遠한 眞理를 信仰하고 있다는 것을 자부하고 敎會가 盤石 위에 세워져 있다는 데서 一種의 安逸感 같은 것을 가지기 쉽다. 가톨릭교회가 영원한 진리를 所有하였으며 교회가 확고부동하가는 것은 事實이지만 그것만으로서 우리들의 救靈이 完遂된 것은 아니다. 永遠한 眞理이기 때문에 그 眞理는 歷史 속에 社會 속에 具顯되게 하는 우리들의 努力이 있어야 할 것이다. 現實에 參與되지 못한 永遠한 眞理는 空虛한 것이며 그 責任은 人間에게 있는 것이다.
한편 美術도 가톨릭 信者의 作品이라고 해서 또는 그 內容이 敎會나 聖書에서 取해진 것이라고 해서 바로 그것이 聖美術이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宗敎쪽에 치우쳐서 美術이 宗敎의 道具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하겠다. 아무리 거룩한 內容을 참된 信仰者의 入場에서 製作했다 하더라도 藝術品으로서의 生命이 없이는 價値없는 것이다.
朴甲成(서울大 美大學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