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동)·西(서)의 만남」에 寄與(기여)하는 佛敎學者(불교학자) 하인이히 듀몰린 神父(신부)
「現代化(현대화)」는 모든 宗敎(종교)의 課題(과제)
共同線(공동선) 위해 他宗敎(타종교) 硏究(연구) 必要(필요)
歐美(구미)의 東洋觀心(동양관심) 人類(인류) 단합 위해 유익
석굴암 石佛(석불) 人間美(인간미) · 超自然美(초자연미) 調和(조화)시킨 傑作(걸작)
20여년前(전) 愛弟子(애제자)들과도 감격적인 상봉
불교학자이며 30여년간 일본 상지대학 철학교수(文學박사)로 있는 하인리히 듀몰린 신부가 한국방문 2주간의 마지막 「스케줄」을 끝내고 임시숙소인 이곳 대구 성바오로수녀원에서 16일 낮 여장을 내리고 있었다.
독일에서 발간될 「현대불교」 중 「한국불교편」 집필을 위한 자료수집차 내한한 듀 신부는 우선 그간의 여행에서 얻은 자신의 학문적인 수확이 흡족했다. 그 전문적 내용의 피력은 기피하면서 듀 신부는 자신의 이번 연구는 일반불교가 아닌 현대불교에 국한된 것으로서 불교가 그 원칙에서 어떻게 발전 · 변천했으며 그 현대적 양상은 어떠냐는 것을 알아내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현대문제」는 비단 불교뿐 아니라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부딪치지 않을 수 없는 과제며 따라서 현대화, 현대적응은 모든 종교의 불가피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점에 있어 한국 불교는 고색창연한 존귀한 불교유적 등 역사깊은 전통을 바탕으로 하고서도 퍽 진취적인 양상을 띄고 있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예로서 그는 깊은 산간의 사찰마다 젊은 승이나 대학생들이 선(禪) 혹은 독경에 잠입하고 있는 모습이나 교리를 연구하며 서클을 만들어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등 젊은세대의 진지한 신앙 탐구의 자세를 볼 수 잇었으니 이는 바로 한국불교의 현대성의 일면이 아니겠으냐고 했다. 듀 신부는 그간 서울서 청담 스님을 비롯한 고승 및 여러 불교학자들과 면담하고 동국大에서 「東·西의 만남」이란 강연을 마친 후 2차로 해인사 범어사 통도사 불국사 석굴암 등 영남일대 명승고찰을 탐방했다. 이번 순례중 가장 감명적인 것은 경주 석굴암. 「禪思想史」를 비롯한 10여권의 저서가 있고 동양학에 정통한 듀 신부는 일찌기 동양의 수많은 불교국, 인도 · 세이론 · 캄보디아 · 태국 · 아프가니스탄 등을 순례했으나 이번 한국의 석굴암의 석불만큼 감명깊었던 것은 없었다고.
『석굴암은 인간적인 美 즉 불교적인 「휴메니즘」을 구현하고 있을뿐 아니라 그 정적인 깊이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힘을 내포하고 있어』 이야말로 현세적인 인간美와 종교의 초자연적 「이미지」를 혼연 조화시킴으로써 종교의 미 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희유한 걸작품이라고 격찬했다.
가톨릭과 불교와의 대화에 있어 듀 신부는 『현대에 와서 교회는 공의회를 통해 그리스도교 의외의 다른 종교의 연구를 주장하며 먼저 종교간의 대화를 장려함으로써 세계일치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불교 연구도 비단 학문적인 연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교회의 인류와의 대화 실천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동서는 양자가 이질적이지만 서로 접촉 대화함으로써 공통점을 찾아야 하며 그것은 가능한 일이며, 이 대화의 방법은 共同善을 목적으로 상대방의 마음, 순수한 善意를 이해해야만 되며 교리에 대한 논의 보다는 세계적인 공동과제를 이야기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서구의 불교 「붐」에 언급하여, 그는 도대체 종교문제에 있어 「붐」이란 당치않는 이야기며 이것은 「센세이쇼날」, 혹은 「비트닉」적인 일시적 취향일 것이며 따라서 이런 현상은 불교자체에 하등의 역할을 못할뿐 아니라 쌍방의 대화에도 무익한 짓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현재 구매에서 종교 사상 예술 즉 동양의 정신문명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는 그리스도교와 관계 없이 순수학문적 예술적 면에서 연구되는 것일지라도 결과적으론 인류단합을 위해서 유익하고 장려할 일이며 동양에서의 서양전통사상에 대한 관심과 연구도 마찬가지 의미를 지닐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동양에 대한 관심이나 향수는 그리스도교 자체에 대한 회의나 반발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소감으론 『동경교구의 전 신자수가 5만인에 비해 대구시가 4만이라니 정말 놀랍다』면서 이러한 한국교회이 융기적인 발전이 전진하는 한국과 더불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끝으로 듀 신부는 특히 이번 한국 방문중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을 만나 무엇보다 반가워 했는데 그들은 20여년전 상지대학에서 직접 가르친 여러 애제자들로서 김수환 주교를 비롯 김달호 교수(경북대) 김태관 신부(서강대 교수) 박갑성 교수(서울美大學長) 제씨이다.
듀 신부는 한국에서도 유수한 지도적 인물인 옛제자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는 한편 마지막 부산서 마중나온 김수환 주교님의 복사를 받으며 미사를 올릴때는 정말 너무 감겨가여 눈물이 나더라고. 동양에서 동양연구로 필생을 바친 백발의 노 교수는 동양에서의 또 하나의 여정을 못내 달랠길 없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