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의 마을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바닷가의 농촌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여름철만 되면 줄곧 그 바다의 그리움에 젖어서 살기가 일쑤다.
그러나 그 바다의 고향을 떠나 살고, 바다를 가까이 하기 어려운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근년들어서는 바다에서 여름을 즐기기란 여간 어려운 형편이 아니다.
혹 여름철에 바다가 있는 곳으로 출장이라도 갈 기회가 있으면 그것을 간혹 접할 수 있었을뿐 한려수도(閑麗水道), 동해안의 바다를 횡단하며 여름을 즐겼던 것도 역시 이 출장의 덕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난 요즘 여름철(비단 여름철뿐 아니라 이른 봄철부터 늦은 가을까지 계속되는 것이지만)만 되면 낚싯대를 질머지고 물가를 찾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한때는 수삼년 산을 오르며 여름을 즐겼다. 그러나 우연히 낚싯터에 동행했던 어느날부터 나는 산보다는 역시 물가가 더 내 생리에 맞는 행락(行樂)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작역(釣歷)도 따지고 보면 극히 초보 입문에 지나지 않는다. 올들어 겨우 낚시 5년생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이 낚시의 행락만은 곧 나의 즐거움의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내 마음과 몸을 사로잡고 말았다.
일요일만 되면 언제나 새벽 두 · 세기에 잠을 깬다. 아니 일요일 새벽에 비로소 낚시의 즐거움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주말이 가까워 오면 벌써 목, 금, 토요일부터 낚시를 떠나려는 준비와 즐거움에 젖어 있는 셈이다.
낚시는 고기를 낚아 먹는 재미보다도 고기를 낚는 재미에 있고, 고기를 낚는 재미보다도 떠나는 재미가 또한 별미이다.
주말만 되면 낚시를 가려는 즐거움에 부풀어 있는 마음, 그것은 실제로 낚시를 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낚시꾼들은 스스로가 자신들을 『낚시에 미쳤다』라고 즐겨 말한다.
낚시는 또 고기를 낚는 재미보다도 『물을 보는 재미』에 있다고 한다. 그 깊고 푸른 물을 바라보고 앉았으면 무한한 즐거움이 용솟음친다. 그래 찌를 보는 마음을 동중정(動中靜), 정중동(靜中洞)이라 해서 단순한 행락을 넘는 「스포츠」와 일종의 철리(哲理)까지도 갖다 붙이는 사람도 있다.
여름철의 낙씨의 재미는 또 밤낚시에도 있다. 토요일 하오에 물가에 도착해서 밤새도록 낚시를 즐기고 일요일 아침까지 계속하다가 날이 더워오는 정오쯤에 자리를 일어서는 것이다.
그러면 한낮의 더위를 피할 수도 있고 일요일 반쯤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도 있다.
글 許英子(詩人)
그림 金光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