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說(해설)] 着座式(착좌식)과「빨리움」
발행일1968-05-26 [제620호, 7면]
이미 보도한 대로 29일 상오 10시 명동대성당에서 김수환 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착좌식이 예정대로 거행된다.
착좌식이라는 것은 가톨릭 의식 중에서도 가장 성대한 것이다. 이 의식은 주교 이상의 지위에 있는 성직자가 교구장으로서의 충만한 권한을 가지고 착좌하는 교회의 중요한 행사이다.
신부가 주교로 승품되어 교구장에 취임하는 경우에는 주교품에 오르는 성성식과 겸해서 착좌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착좌식의 경우는 취임 대교구장이 현재 주교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자면 임명장인 「불라」와 「빠리움」(대주교 職衣) 전달이 의식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다.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계권을 계승하는 것이므로 「빨리움」 전달은 곧 대주교의 품위와 권한을부여한다는 상징적 의의를 가지는 것이다. 이 의식은 교황의 이름으로 보내진 「불라」(任命旨書)를 낭독하기 전에 행해진다. 대주교로 승격된 김 주교는 주교승품 때와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약을 한다. 『사도 베드로를 비롯하여 「로마」 가톨릭교회와 현교황과 그의 정당한 후계자들에게 충실하게 순종하며…
나에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이고 교회의 재산을 보호하는데 모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이러한 부여된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느님의 도우심을 비나이다』
이러한 서약이 끝나면 의식 집전자가 「빨리움」을 김 대주교 어깨 위에 입혀주면서 『대주교의 품위가 요구하는 권한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부여한다』고 한다.
■ 「빨리움」이란
「빨리움」을 단어대로 풀이해보면 고대 그리스의 외투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본 따서 로마 황제들이 위에 걸치는 겉옷으로 삼았고 품위를 나타내는 표시로 걸치고 다녔다. 시대의 변천을 따라 오늘에 와서는 그냥 어깨에 걸치는 정도의 짧막한 것으로 변형되었는데 가톨릭에서 이런 복장을 도입한 것은 4세기경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전달되는 직의(職衣)이므로 누구에게도 대여하거나 상속할 수 없을뿐 아니라 이것을 받은 대주교가 사망할 때에는 함께 입관(入棺)하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