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마닐라」에 있는 동남아시아 사목협회 안에 있는 어떤 신부들과 수녀의 단체가 교회의 사회적 지도와 그에대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토의하고 있을 때 어느 한 신부가 질문하기를 내가 할 일이 『사람들 천당에 보내느냐 그렇지 않으면 이 지상에 천국을 만드는 일이냐』라고 하자 다른 사제가 즉시 말하기를 『우리는 지금 어떠한 처지에 놓여져 있는데, 그것을 이렇게 설명해 봅시다… 당신과 나의 할 일은 이 세상을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천당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인데 그것은 천국에서 천주를 뵈옵고 영원한 복락(福樂)을 누리기 위한 준비입니다』라고 했다. 불행한 사고나 의견의 혼란으로 인해서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지상의 생활과 천당의 복락 사이에 어떤 모순된 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왔다는 사실을 자인해야 하며 또 우리들 대부분이 『기운을 내라, 너는 미구에 죽으리라』하는 짓이 그리스도 신자의 일상생활에 대한 태도라는 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왔다. 그러나 만일 우리들 자신이 그러한 사고방식을 따르고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신자의 생활태도라는 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준다면 우리들 자신과 우리의 종교는 무용지물이다』라고 한 공산주의자들의 비판의 좋은 목표가 될 것이다.
그것은 칼 맑스가 종교에 대해서 한 비판이고 현대에 그의 추종자들은 『종교는 인간의 아편이다』라고 비판한다. 이 말의 뜻은 종교가 『너의 자녀가 먹지 못해도 근심말고 이 세상이 부정과 불의에 가득 차 있어도 걱정하지 말라 이 세상은 중요하지 않고 너는 곧 천당에 들어가리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맑스주의자들의 논제는 종교가 천국에 대해서만 강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매일 직면하는 많은 인간문제를 즉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눈을 가지고 못보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교는 인간의 아편이다. 그러나 취생몽사(醉生夢死)와 같은 종교관으로는 우리 주 그리스도의 복음을 연구해서는 알 수 없다.
그 복음은 진실한 의미의 그리스도 신앙으로 인도하는 확실하고 영묘(靈妙)하며 믿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스도 신자의 사회적 의무에 대한 논설의 서론을 말함에 있어 천주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 가운데서 말씀하고 계실 때 우리 주님에게 다시 돌아가서 참다운 신빙성 있는 증표이고 낙인(烙印)이며 모든 시대를 통해서 또 모든 나라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신자로 판명되는 특징이 무엇인가를 우리 주님에게 물어보고 여러분과 나의 사명의 어디에 그 특징이 들어있는가를 알아보자. 그 사명은 1967년의 「아시아」의 그리스도 신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최후의 만찬이라고 불는 이별의 잔치에서 가장 애정이 넘치는 순간에 종도들에게 당신의 마지막 유언을 남기면서 우리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으로써 너희들이 서로 사랑하는 나의 제자인줄을 모든 사람이 알리라』하셨다. 이것이 바로 다름아닌 신빙성 있는 그리스도신자의 증표다. 「마태복음」 가운데 최후의 심판을 확실히 예고한 바와 같이 그리스도 신자 전생애의 선공과 실패는 다만 『그 대가의 그대의 이웃을 어떻게 대접했는가』라는 이 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결정된다. 『내가 주렸을 때 나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고 내가 병들고 옥에 갇혔을 때 나를 찾아보지 안했도다. 그대들은 진정한 그리스도 신자가 아니니 나를 떠나라』
여러분! 우리는 이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도 없고 이 진실한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이 십분 온화해지거나 공포를 느기지도 못하며 특히 현실 속에 있는 바와 같이 격렬한 역본설(逆本說)이나 더우기 최후의 심판에 대한 그리스도의 말씀 가운데 위안이 되는 말씀으로 충분히 자극을 받을 수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주었으면 그리스도를 대접한 것이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지않고 거절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거절한 것이다. 사실 말이지 미사에 나갈 성당건물이 없는 산위에서도 그리스도신자생활은 있을 수 있고 성사를 줄 신부가 없어도 올바르고 진정한 그리스도신자생활은 있을 수 있어도 천주께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 이러한 사랑이 없이는 그리스도 신자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랑이 없는 그리스도 신자는 모순된 말이기 때문이다 - 계속 -
라일리(골롬바노회원 전남 영산포본당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