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성행하는 업체가 이곳 월남에서는 나락(奈落)의 기업체인양 겨우 그 명목만을 유지하거나 초라할 정도의 영업체가 허다하다.
물론 그 나라의 시대적 환경과 그리고 국가정책과 사회적인 제도에 따른 국민의 생활감각 등으로 사회적 경제적 현상들이 각종 기업면에서 표출되겠지만 우리나라와 상이한 점 몇가지를 예시해본다.
월남 4대 도시로 손곱히는 관광지인 이곳 「나트랑」 시가를 돌아다보면 국내에서 그 숱한 이발소며, 미장원, 병원, 약방, 서점, 다방, 당구장, 다과점 등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일반영업체가 희소하다. 이발소와 미장원은 간혹 있으나 고국의 호화로운 시설이 아니라 어느 한적한 시골의 이발소, 미장원 풍경을 연상할 정도이다. 이곳 청년들의 머리형은 이발소에서 가위질만 약간하는 텁숙한 「비틀즈」 형이며 여성들의 머리는 고국의 여인들처럼 미장원에서 손질하는 그러한 형이 아니라 대부분 가정에서 능히 머리를 빗고 손질할 수 있는 편리한 머리를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러기에 월남에서는 이발소와 미장원의 효용가치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업체가 흔치 않거나 그 시설이 빈약한 것이라 생각된다.
상하의 나라에서는 각종 질병발생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민위생을 위한 정부의 공공의료기구 및 민간의료업체가 많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병원과 약종상이 희소한 것은 기현상인 것 같디 느껴지지만 실상인즉 의학 약학의 후진과 의약품 제조의 시설미비, 기술의 빈곤 등으로 추진국의 통례가 그렇듯이 민간의료업체는 도시에나 몇군데 있을뿐 시골에는 전연 없다시피 하니 이곳의 의료기구는 도시부유층들을 위한 것이지 서민들의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주월한국군이 대민선무책의 일환으로 각 촌락을 순회하면서 치료와 약을 제공할 때 그들에게는 최상의 봉사가 아닐 수 없다. 무슨 약이던지 월남인에게 약을 주게되면 최대의 감사를 받게되는 것은 이러한데서부터 연유한 것이다. 월남의 학제(學制)는 국민학교 5년제, 중학교 7년제로 역순(逆順)으로 올라가며 대학교는 4년제이다.
각급학교를 한국과 인구비레로 할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학교수업읜 대부분 3부제(3部制)로 실시하고 있고 학생들의 교복은 우리나라처럼 지정된 것이 없다. 또한 학교시설은 국내 우리나라와 같은 큰 건물의 학교가 아니라 한국시골이 국민학교나 또는 도시의 어느 학원시설에 비길 정도다. 대학교는 수도 「사이곤」 「달라트」 「후에」에 각각 하나씩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학교수가 적고 시설과 교육운영이 낙후된 날아ㅔ서 서점이 희소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 것이다.
필자가 「나트랑」시내를 곳곳으로 돌아 다녔으나 서점을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었다. 서점의 수와 출입하는 고객들에 의해 그 나라의 지적(知的) 수준을 평가할 수 있을 진대 정녕 우리나라의 6·25사변때보다 더욱 낙후된 이른바 「책을 잃지 않는 월남이」으로 그 인상이 점철되었다.
전생의 고욕을 치르는 나라에서 다방 · 당구장 · 다과점 등 유흥적인 대중 영업체가 거의 없다시피한 현상은 이나라의 젊은이들이 전쟁의 「카오스」 속에서 소비성향적이고 유희적인 생활을 의식적으로 소외하는 것인지 전시국가의 불안한 풍토에서 여가선용이나 안일 속에서 탐익할 수 없는 국가의 시대적인 환경에 기인한 것인지 필자는 그 원인을 발견 못했다.
양유성(주월 십자성부대 제2군수지원단 본부 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