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북두칠성 모양으로 7개의 구멍을 뚫은 넓직한 송판위에 시체를 눕히고 염하여 관에 넣었다. 이것역시 북극성은 모든 별들의 중심이고 영원히 변치않으며 우주만물의 중심이 된다고 여긴데서 나온 풍속일 것이다. 천주님이 만물의 원동력이 되시고 영원불변의 원천이 되신다는 교리와 상통하는 정신이다.
초자연을 깨닫지 못하고 자연만을 본 옛날사람들이니 항상 한자리에 있는 북극성만은 불변하는 만물의 중추라 생각하여 그리워하며 그곳에 이르려했던 것이다.
㉣제사때 합문의 예를 하는 것이나 차려논 음식을 혼이와서 잡수시는 동안 문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행위는 모든 이치를 세밀히 논한 다음에 행하고자하는 요즈음의 지성인들에게는 우스운 일이겠으나 옛사람들은 다른 풍속을 보거나 생각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 정성들여 행하는 예식이 오직 효라고만 믿고 풍속에 따랐을 뿐이리라.
③제사때 축을 읽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아서 떳떳한 예식이다. 축문 혹은 제문이라고도 하고 추도사라는 말로도 표현한다.
그러므로 그들을 이해 해주고 그들이 감정 상하지 않도록 지혜롭게 보조를 같이 하면서 서서히 더 훌륭한 예식으로 인도하는 것이 현재의 신자들이 취할 태도라 생각된다. 바오로 사도께서 『나는 아이 때는 아이 것을 말하고 생각했으나 장성한 후에는 아이 것을 버렸노라』(꼬린토전 13·11)하신 뜻을 알아들어야 할 것이다.
위령미사 위령기도가 선조에 대한 너무 비약적인 예식인 듯 생각하는 사람들도 깨닫게 되면 차차 무의미한 상제법을 버리게 될 것이다.
옛사람들은 딱딱한 밤나무로 가로 4cm 세로 6cm되게 다듬어 선조의 본과 이름을 적어 신위(神位), 종이를 접어 지위(紙位)라고 표시하며 선조의 혼이 있는 줄 알고 제사상 앞에 모셨는데 현대인들은 신위니 하는 문자로 위격적인 인격을 그 물체에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해를 위해 그들의 예식에도 참여해보고 가족이 다 외교인이며 종손인 경우라면 더욱 친절히 제사를 앞장서서 마련할 줄도 알아야 한다. 외교인촌에 사는 신자나 외교인 문중에서 단 혼자인 신자라면 더더구나 계획을 세워 그들을 지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한국에는 뚜렷한 상제법이 없는 형편이고 불교식과 유교식과 기독교식이 뒤범벅이 되어 있으므로 좀더 이치에 맞는 풍속과 미풍을 마련하는 데에 신자들은 앞장서야 할 것이다.
다음에 현대인들의 생리에 어느 정도 맞게 제정된 최근의 「표준의례」 중 몇가지를 소개 하겠다.
㉮상례(喪禮)
①임종하면 손발을 바르게 하고 삼가 슬픔을 표한다.
②입관은 24시간이 경과한 후 깨끗한 평상복을 입히고 소독된 곳에 정히 안치한다.
③입관 후 망인의 사진을 정결한 위치에 모신다.
④명선은 폐지한다.
⑤남자상복은 직계비속만 정결한 평상복에 마포두건을 쓴다. 단 장일까지만 한다.
⑥여자는 평상복에 마포를 허리에 두른다. 단 장일까지만 한다.
⑦망인의 직계비속을 제외한 유복친은 남녀 다같이 흑표완장을 왼팔에 두른다. 단 장일까지만 한다.
⑧영결식(발인제)은 간소하게 지낸다.
⑨묘지선정은 풍수설에 구애됨이 없이 한다.
⑩상기는 장일까지로 한다.
⑪우제(虞祭) 및 졸곡(卒哭)은 폐지한다.
⑫상식(上食) 및 삭망(朔望)은 폐지한다.
⑬소상(小祥) 대상(大祥) 담사(臘祀)는 폐지한다.
⑭조객(吊客)은 망인의 영좌(靈座)에 분향 단배하고 상주에게 조위 한다.
⑮상주 및 조각은 호곡을 안한다. (계속)
李鍾昌(경남 남해본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