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현대) 精神(정신) 衛生(위생) ⑥] 불면증
精神分裂症(정신분렬증) 初期(초기) 症狀(증상)될 수도
잠재의식 정리해야 치유돼
혼자 자는 사람, 잠재적으론 아내 꺼리고 있어
열이 난다든가 해서 여러가지로 몸이 괴로울땐 누구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열이 내리고 다시 몸이 원상으로 회복하면 잠은 잘 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잠은 바로 건강의 척도가 된다. 그런데 이렇다 할 아무런 몸의 고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잠이 안 올 때는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를 몰라서 고민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잡이 안 오는 것이 단순한 불면증이 아니라 의외에도 정신분열증이나 망상증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나는 경계할 위험신호가 되는 경우도 있다.
마치 기침을 하는 사람이 단순한 감기정도로 생각하고 대단치 않게 여겼던 것이 나중에 보니까 그것이 폐결핵의 초기증상이었더라는 격으로 불면증이 분열증으로 발전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모든 것을 곧 분열증과 결부하여 생각해선 안된다. 어떤 사람들은 고혈압 때문에 두통이 올수도 있다는것을 잘못 알아듣고 두통이 있으면 곧 자기도 고혈압이나 아닌가하고 걱정하는 이가 있는데 두통이 오는 병은 고혈압 이외에도 여러가지 다른 병이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불면증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그것은 불면증이 분열증의 시발증상으로도 나타날 수가 있으나 기타의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서도 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정신적 원인으로 발생된다고 보는 신경증(노이로제)에 의해서 오는 불면증이 많은데 흔히 사람들이 「불면증」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이런 것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정신적인 원인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무의식」에 관계되는 까닭에 그런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는 본인자신은 역시 어디서 이런 고통이 오는 것인지 몰라서 쩔쩔매게 된다. 그리하여 잠을 못잘 만한 아무런 원인도 없는데 잠을 잘려고하면 오히려 잠이 더 안온다고 호소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잠을 잘려고 일부러 애쓰지 말고 그 잠이 안오는 시간을 역이용하여 무언가를 해보라고 하는 누군가의 충고를 듣고 그것이 그럴듯 싶어서 그대로 실천도 해본다.
그러나 그래도 잠은 여전히 안온다.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게 잠을 못자는 사람은 그 못잔다는 시간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무의식의 작용으로) 이미 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우연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잠이 안오는데도 원인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바로 무의식의 작용 때문에 오는 것이라는 말이다. 무의식의 어떤 욕망을 불면을 통하여 달성 또는 만족하고 있는 예가 많다.
불면증자들은 잠이 안온다고 책을 펴보고 있지만 그 책 읽는 것 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 어렸을때 자장가로 잠을 재워주던 또는 얘기책을 읽어주며 잠을 재워주던 그 옛날의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워서 상징적으로 나마 만족하기위하여 잠자리에 누워서 책을 펴들고 꾸벅꾸벅 자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잠을 한잠도 못잤다고 하지만 그런대로 이럭저럭 잠을 잔 것이 실제인 것이다.
그래서 책을 본다는 것도 시적시적 책장이나 넘겨가는 것이 고작이지 진짜 공부하는 식으로는 책을 보지 못한다.
정말 공부를 할려고 한다 해도 공부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목적한 잠은 물론 오지도 않는다. 즉 무언가 이미 다른 것을 만족하고 있는데 잠들게 하기 위해서 힘드는 일을 하려면 방해물 밖에 되지 못하므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마련이다.
따라서 불면증자는 그런 식으로 불면증을 괴롭다하고 싫다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것을 오히려 즐기고 있는 셈이 된다. 그런 즐거운(?) 불면증을 방해하는 것은 금물이 된다.
불면은 물론 다른 각도로도 이용될 수 있다. 가령 불면증이 있는 사람일수록 혼자 자기를 좋아한다. 부인과도 동실에서 자는 것을 멀리하고 사뭇 별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분석해 보면 대개의 경우 표면적으론(의식면에 있어서는) 부인을 지극히 애끼고 사랑하는 것 같으나 사실은(무의식적으로는) 부인을 싫어하거나 사랑하는 것을 꺼리고 두려워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불면증은 이와 같이 여러가지 무의식적 이유로 발생하고 발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아무리 불명증을 극복하고 잠을 잘려고 애써보았댔자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불면증은 없어지지 않는 것은 뻔한 노릇이다. 그럴때 혼자서 애쓰지 말고 자기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는 어떤 잠재의식을 남(정신과의사) 앞에 털어놓고 정리해야 한다.
이런 것을 간단히 말해서 정신요법이라고 하는데 그러나 잠재의식이란 털어 놓으려고 해도 그리 용이하게 털어지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즉 불면증의 경우 고통으로 인하여 오는 손해보다는 그것을 통해 잠재적으로 얻는 이익이 더 많기 때문에 이것을 돌려놓으려면 몇번이고 저항(抵抗·레지스탕스)에 부딪치게 되는 것인데 그러나 몇번이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저항을 깨뜨려 버릴때 결국은 증상이 호전되는 계기가 오게 된다.
우리 인생의 주변에는 이상에서 말한 불면증의 예와 같이 얼핏 생각하기엔 마치 역설(逆說)과도 같은 어려운 현상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세계평화를 부르짖고 늘 회의만 거듭하는 UN에 모인 국가들의 군상이다.
그네들은 전쟁을 무서워하며 싫어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부르짖으며 평화를 얻고 싶다는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하나도 제대로 되어가는 것 같지 않다. 전쟁을 통해서 무언가 얻을려고하는 잠재의식으로 부터 그네들이 해방되지 못하는 한 세계의 참된 평화는 오지 않을 것이며 그리스도의 왕국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도 이루어지기란 여간해서는 힘들 것이다.
兪碩鎭(醫博·베드로 神經精神科院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