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존경하는 형제들과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장엄한 이 예식으로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순교 1천9백주년을 경축하는 신앙의 해를 마치는 바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신앙의 유산을 (1) 손상 없이 보존하려는 우리의 항구한 충성을 증거하며 현세여정의 교회가 처해 있는 현대에 적용시켜 그 신앙을 생활화 하려는 우리의 결심을 견고케 할 목적으로 이 한해를 마쳐 거룩한 사도들을 기념한 것입니다. 이제 나는, 나의 호소를 받아들여 각기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체득하고 단체적으로 신앙의 고백을 새롭게 하며 참된 그리스도교 생활을 증거함으로써 신앙의 해라고 부른 이 한해에 풍부한 결실을 맺게 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주교직에 있는 형제들과 거룩하고 공언된 교회의 모든 신자들에게 공식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며, 나의 사도적 축복을 보내는 바입니다. 동시에 나는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주신 계명을 지켜야할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부당하지만 베드로의 후계자 이기에 형제들의 믿음을 굳게 하라하신 그의 계명을 지켜야하겠읍니다.
(2) 나의 미약함을 알지만 내게 내려온 이 명령에서 용기를 얻어 신앙을 고백하며 『믿나이다』로 시작하는 신경을 되풀이 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비록 엄격한 의미의 신조 규정은 아니라 할지라도 현대의 정신상태가 요청하는 성령을 가해서 니체아신경의 내용을 되풀이 하는 것입니다. 니체아신경이야 말로 하느님의 성교회가 간직한 불변의 전통입니다. 이 신앙을 고백하면서 신앙에 관하여 현대인의 확신을 뒤흔들고 있는 불안이 무엇인지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변혁되고 있는 세계의 영향을 모면할 수는 없읍니다. 그 속에서 많은 진리가 부정되고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적지않은 가톨릭 신자들까지도 변혁과 혁신의 욕망에 불타고 있음을 볼 수 있읍니다. 의심없이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결실을 풍부히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높고 깊은 신비를 보다 깊이 파고들며, 각 시대 사람들에게 보다 적합하게 설명하려는 부단의 노력을 자신의 의무로 여기고 있읍니다. 그러나 동시에 필요한 탐구의 의무를 실천함에 있어서 그리스도교 진리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대단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실제로는 오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혼란과 의혹을 일으켜 주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점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것은 하느님께 받은 우리의 지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될 현실을 초월해서, 있는 그대로의 사물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므로 인식의 대상은 주관적 표현인 구조나 인간양심의 진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성경해석이다. 혹은 성경주석이다. 하는 것은 표현된 말씀을 보고 그 귀절에 내포된 뜻을 알아내는 것이지 멋대로 가정해보는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성신께 굳이 의탁해야 하겠읍니다. 교회의 영혼이신 성신이야 말로 그리스도 신비체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진리와 사랑과 신학적 신앙의 참된 발전을 이루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내말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표준이 되는 훈령을 발표함으로써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환경은 나에게 보다 장엄한 선언을 요구하고 있읍니다.
그러므로 이날을 택하여 신앙의 해를 마치며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를 찬미하면서 살아계신 하느님께 충성된 신앙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일찌기 「필립보」의 「체사레아」에서 시몬 베드로가 모든 사도들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초월하여, 그리스도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였듯이, 그의 미약한 후계자로서 또 온 교회의 목자로서 나는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이름으로, 모든 사람에게 전하라고 교회에 맡기신 천상진리를 증거하며 선언하는 바입니다.
나의 이 신앙 고백은 모든 신자들과 어떠한 종교 단체에 속하였든지, 진리를 찾고 있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충분히 비추어 줄 수 있는 완전하고도 명백한 신앙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전능하신 하느님과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와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도움을 바라며 교회의 이익과 영신적 진보를 염두에 두고 친애하는 형제들과 자녀들과 더불어 말과 마음을 같이하여 이 신앙고백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 신앙고백(신경)
▲창주주
우리는 믿습니다. 한분이신 천주성부와 성자와 성신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같이 유형한 세계와 천사라 부르는 (3) 순전한 영들 같이 무형한 세계를 창조하시고 각 사람의 불사불멸의 영혼을 창조하셨음을 믿습니다.
▲천주의 계시
이 한분이신 천주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 본성에 있어서 뿐아니라, 그 전능하심과 전지하심, 그 섭리하심과 그 뜻과 사랑과 같은 다른 완전성에 있어서도 온전히 하나이십니다. 천주는 모세에게 계시하신대로 『계신 그분』이시며 (4) 요한이 우리에게 가르치신 대로 『사랑』 이십니다. (5) 계심과 사랑, 이 두 가지 이름이야 말로 가까이 할 수없는 빛속에 계시며 (6) 당신을 우리에게 알려주신 천주의 형언할 수없는 본성을 말해주고 있읍니다. 천주는 모든 이름과 모든 사물과 창조된 모든 지성을 초월하십니다.
천주 홀로 당신을 우리에게 바로 또 충분히 알려주실 수 있으므로 당신은 성부 성자 성신이심을 계시하심으로써 당신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은혜로이 불러 주셨으니 이승에서는 신앙의 어두움속의 영생을 누리고 저승에서는 영원한 빛 속의 영생을 누릴 것입니다. 각기 하나이시며 같으신 천주 삼위를 이루는 상호관계가 바로 인간의 이해를 무난히 초월하시는(?) 천주의 깊고 거룩한 성명이십니다. 그러므로 많은 신자들이 우리와 함께 비록 성삼의 신비를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한분이신 천주를 증거할 수 있게 된 것을 선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삼위일체
그러므로 영원으로부터 성자를 낳으신 천주를 믿으며, 영원히 나시는 천주의 말씀이신 성자를 믿으며, 성부와 성자에게서 조차 나시는 영원한 사랑이시며 창조되지 않은 위격이신 성신을 믿습니다. 함께 영원하시고 서로 같으신 (8) 천주 삼위 안에 온전히 한분이신 천주의 생명과 행복이 충만하시고 완전하시며, 창조되지 않고 계시는 천주의 높으심과 영광이 지극하시니, 삼위의 한천주를 섬기며, 한천주의 삼위를 섬겨야 하겠읍니다. (9)
▲성자
우리는 천주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성자는 모든 세대에 앞서 성부께 나신 영원한 말씀이시며 성부와 일체이시며 (10) 만물이 다 그 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읍니다. 성신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으며 천주성으로는 성부와 같으시고 인성으로는 성부만 못하시나 (11) 그도 한 분이시되 불가능한 본성의 혼합으로써 한 분이 아니시고 오직 위격의 단일성으로 온전히 한 분이십니다. (12)
▲성자의 업적
…성자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며 천국을 전하시고 건설하심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성부를 알도록 하셨읍니다. 또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우리에게 주셨읍니다. 우리에게 복음의 행복을 가르치시어, 청빈의 정신을 가지고 양순하며, 고통을 인내로이 참아받고 정의에 목말라하고 자비로우며, 마음이 깨끗하여 평화를 이룩하며, 정의를 위해 박해를 받으라 하시었읍니다. 천주의 어린양으로 본시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세상의 죄를 맡아 지시고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으며, 속량의 피로 우리에게 구원을 주셨읍니다.
묻히신 후에 당신 능력으로 사흗날에 부활하시고, 당신 부활로 우리를 들어 높이시고 은총을 베푸시어 천주의 생명을 나누어 주셨읍니다. 하늘에 오르시고 그리로 부터 산이나 죽은이를 각자의 공로대로 심판하러 다시오실 것이니, 천주의 사랑과 자비에 보답한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로 갈 것이며 마지막 순간까지 그 사랑과 자비를 저버린 사람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속으로 갈 것입니다. 천주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성신의 업적
우리는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신을 믿습니다. 성신은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같은 흠승과 같은 영광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읍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고 성부께로 오르신 후에 성신을 우리에게 보내셨으며, 성신은 교회를 비추시고 살리시며 보호하시고 다스리시며, 교회의 자녀들이 은총에 저항하지만 않는다면 그들을 깨끗하게 하십니다. 마음속깊이 작용하시는 성신의 활동으로 사람은 힘을 얻어 『하늘에 계신 너희 성부 완전하심같이 너희도 완전하게 되라』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성모의 품위
…복되신 마리아는 평생동정의 영에를 간직하시고, 혈육을 취하신 말씀, 우리천주이시며 구세주이신 예수그리스도의 모친이 되셨고 (13), 성자의 공로로 말미암아 뛰어난 방법으로 구원되시어 (14) 원죄의 아무런 어지러움에도 물들지 않도록 보호를 받으셨으며 (15) 받으신 은총에 있어서 다른 모든 피조물을 훨씬 뛰어나심을 (16) 우리는 믿습니다.
▲성모의 역할
성자 사람이 되시어 인류를 구원하신 신비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신 (17)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성마리아는 지상 생애를 마치신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에 불리시어 (18) 죽은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성자를 닮으시고 모든 외인들의 행복을 제일 먼저 누리게 되셨으니 우리는 천주의 성모를 둘째 에와로 또 교회의 어머니로 믿으며 하늘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들에게 대하여 어머니의 임무를 수행하고 계시며 구원된 사람들 마음속에 천상 생명을 낳아주시고 더해 주시는 데에 (20) 힘쓰고 계심을 믿습니다. (CCK提供·계속은 다음호 第2面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