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신자들의 희생과 단결로 짓게된 「하느님의 집」이 머지않아 완공을 보게되어 즐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건물은 지난 4월 14일에 기공하여 낙성을 9월 중순으로 내다보고 있는 서울 상도동성당으로 요즈음은 하루하루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동 성당은 김요셉(병일) 본당신부 이하 3천여명의 신자들이 그동안 35평의 좁은 건평 속에서 미사와 모든 집회를 번갈 아 해왔는데 그 불편이 이루 말할 수 없던 차라 수요일마다 열리는 반상회에서 회장과 간부들은 단돈 12만원을 가지고 우선 건평 1백30평에 총 공사비 6백만원이 드는 공사를 시작해보기로 결의하기에 이르렀었다. 신자 모두가 『우리 성당은 우리 힘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신부 평신자 상호간의 인화에서 생성되는 무형의 재산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랑의 힘으로 전개된 성당건립모금운동이 자발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온 본당신자들 사이에서 물결쳐갔다.
여기에 그 미담 몇가지만 소개한다. 네살난 꼬마 유다우리노는 평소에 애지중지 모셔둔 저금통을 사무실로 들고와 『이 안에 든 돈 모두를 성당에 바치겠어요』하면서 귀여운 목소리로 애교있게 외쳤는데 쏟아놓으니 구겨진 지폐와 1원짜리 동전들 모두 합해서 1천6백47원이었다. 또한 본당 총회장 홍요셉(순탁)씨는 자택을 은행에 저당잡힌 돈 1백만원으로 공사를 계속토록 하면서 주야로 공사장을 떠나지 않고 진력하고 있어 모든 신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봉천동 판잣집과 땅굴집에서 살고 있는 수재민 신자 3백여 명은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돈이 없으니 노동으로 나마 봉사하자』면서 공사장으로 출동, 이에 감격한 본당신부와 공사담당자들이 아침을 제대로 못먹었을 그들에게 빵을 주었으나 오히려 미안하다고 거절하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자전거를 사기위해 5년간 모은 돈1만원을 헌금한 김남일(중 1)군 외, 숨은 미담은 얼마든지 있다.
김병일 신부의 말=어떤 일이나 돈만 가지고는 안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정신적 재산이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이란 점을 이 공사를 통해 절실히 느꼈다. 모든 신자들의 열성에 감사한다.
총감독의 말=신부가 할일과 평신자가 할일은 엄연히 구별되어있다는 것을 우리본당 신자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평신자가 신부에게 맹종하여 사제가 하는 대로만 따라가는 시기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우리 성당은 우리 힘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신념이 서있었다. 처음엔 다소 반대의 물의가 없지 않았지만, 지금은 신자 모두가 신부님의 정신을 받아들여 이해함으로써 사제와 평신자들이 본 위치에 서있다. 모두 본당신부의 원만한 지도덕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