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이미 시작된 생식작용의 중단과 고의로 행하는 낙태는 산아조절의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②남자나 여자나 일시적 또는 영구적 단종(斷種)이 용납될 수 없다.

③성행위 전이나 성행위 중에 또는 성행위의 자연적인 귀결에 있어, 어떤 방법이나 행위로 생식을 불가능케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교황께서는 이러한 결혼의 기본원칙에서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결론을 내리셨읍니다.(承前)

이러한 결론을 통해 교황께서는 기계적 피임수단이건 화학적 피임수단이건 간에 모든 인공적인 산아제한 수단은 불법임을 분명히 선언하고 계십니다. 피임약 사용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언급한바 없지만 제2항의 「일시적 단종」이나 제3항의 「성행위 전에 생식을 불가능케 하는 행위에 해당됨은 두말할 여지가 없읍니다.

이러한 피임수단들은 본질적으로 악(惡)이라고 생각돼야 하며, 이러한 수단에 수반되는 어떤 선(善)때문에 이러한 수단이 정당화 될 수는 없읍니다. 고의적인 피임으로 말미암아 본질적으로 불결해진 부부생활이 수태를 받아들이는 한때의 부부생활과 「앙상블」이 됨으로써 정화(淨化)되고 건전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그릇된 생각입니다.

유일한 합법적 산아조절 방법은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따라 주기적 금욕을 실천하는 방법뿐입니다. 출산간격을 띄워야할 심각한 이유가 있다면 생리주기(週期)를 계산하여 불임기(不姙期)에만 부부행위를 하는 것이 합법적입니다. 이와 같이 출산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그릇된 행위로 방해를 받지 않고 배우자의 자연적 성향(性向)에 따라 결정되며 이와 동시에 부부행위의 다른 목적 즉 사랑 안에서의 합일(合一)이 충분히 성취됩니다.

회칙의 제3부에서 교황께서는 모든 신자들 특히 신자부부들과 신부 및 주교들에게 사목지침을 제시하면서 교회 당국자들과 양심적인 모든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하셨읍니다. 교황 성부는 하느님 백성의 영적(靈的) 선(善)을 당신과 더불어 열망하는 모든 주교들이 결혼의 신성성과 안전보장을 위해 성실 그리 히 끊임없이 노력해 줄 것을 특별히 호소하셨읍니다.

이러한 요청에 호응하는 본 주교는 신부들과 신자 여러분들이 교황성부의 육성을 통해 명백히 반포된 교회의 교도권(敎導權), 즉 신자생활의 중대문제에 관한 교회의 이 가르침을 충실히 따를 것을 권고합니다. 교회는 마치 교회의 창립자가 그랬던 것처럼 허다한 경우에(흥함도 되고 망함도 되는 모순의 표지(標識)가 돼왔읍니다. 따라서 이번에 반포된 교회의 가름침이 전보다 더욱 많은 반박을 받 고 교회 밖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여 많은 가톨릭신자들이 이 가르침으로 결과 되는 그 모두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읍니다. 이 때문에, 어머니인 교회와 함께 생활하는 우리는 이 가르침이 지닌 유익하고도 적극적인 관점들을 진정한 가톨릭정신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교황성부의 권유하심에 대한 반향(反響)으로 본 주교는 이같은 긍정적인 관점 중 몇가지를 신자여러분에게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교황께서는 당신의 피임방법 허용거부가 많은 선의(善意)의 사람들에게 큰 어려움을 줄 것이고 어떤 다른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던 많은 부부들에겐 고민과 고통까지 안겨줄 것이며, 동시에 과거와 같이 신앙을 실천하는데 있어 미지근함과 냉담과 태만과 변절까지 유발할 사태를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교황성부의 예견대로 이러한 그리스도교 윤리의 기본 점에 관한 당신의 비타협적인 입장이 종국에 가서는 보다 영적(靈的)인 질서에 더 크게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읍니까?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결혼이 지닌 높은 영적 이상(理想)을 확고히 지지함으로써 진정한 영적 가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읍니까? 한편 우리는 산아제한에 대한 교회의 관대한 태도가 사회윤리와 결혼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에 미칠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법을 충실히 지키는데는 진지한 책임의식과 위대한 노력이 요청되기 때문에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은 하느님의 도움으로 인간의 품위를, 남편과 아내의 품위를 높이고 결혼의 순결성과 신성성을 보장합니다.

산아제한 법규를 옳게 준수하려면 남편과 아내가 생명 및 가족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극기(克己)하려는 성실이 필요합니다. 이같은 자세는 배우자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더 높이고 이기주의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책임 의식을 깊게 합니다.

그러므로 부부 여러분은 『남편은 아내사랑하기를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듯 하라』(에페소 5·25)고 하신 성바오로의 말씀과 같이 부부생활의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교회의 부름에 민감한 신자 부부들은 성세성사에서 비롯된 성소가 혼인성사에 의해 더욱 특수화되고 강화되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신자 부부들은 참을성있는 기도로 하느님의 도움을 간청하고, 무엇보다 성체성사의 은총과 그 사랑을 통해 도움을 얻도록 합시다. 그리고 만일 신자부부들의 인간적인 힘이 부부의 성소가 요구하는데까지 미치지 못하고, 인간적인 취약성에 굴복당하고 있다면 고해성사를 통한 하느님의 자비에 의지하도록 합시다.

우리나라의 모든 신자 부부들이 이같은 결혼생활의 이상을 실현하길 빕니다. 한국의 가톨릭 신자인 우리 모두가 사회윤리에 대한 책임감을 의식하고, 사생활을 통해 인간의 품위에 맞는 정결의 표양을 보여주며 우리의 동족가운데서 교회의 윤리원칙이 조장되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특히 신부님들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교회의 교도권(敎導權)에 충실히 순명하는 표양을 보여 주시고, 교회의 최고 목자와 주교님들과 신부님들, 그 모두의 일치를 천명하는 본보기가 돼주시며, 고해소에서나,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을 다룰때에는 이해와 인내와 양선함을 들어내셔서 신부님들의 영적 보호하에 맡겨진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지도하시길 빕니다.

끝으로 한국교회의 수적(數的) 증가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 신자들의 신앙과 희망과 사랑과 자선사업의 분량에 있어 계속 발전되길 우리다함께 기도합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