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변천하는 오늘의 세계는 성(性)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기자녀들에게 구시대에 들은 낡은 지식과 우화를 건전하게 얘기할 수 있겠는지 자문한다.
전통적인 성윤리가 거리낌 없는 과학적 분석과 과연 병립할 수 있을 것인지 킨제이나 마스트 같은 과학자들이 행한 결혼전의 성교나 자위행위·부부의 융합문제 등에 관한 연구가 교회의 가르침과 과연 융합될 수 있는 것인지 도락자의 윤리관이나 범람하는 영화의 쾌락주의나 소위 새 윤리관에 따른 손쉬운 피임 등으로 유통하는 사회 속에서 그런 것들과 쉽사리 친밀해 질수 있는 기회에 대비할 방어책을 오늘날의 청년들은 가지고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다.
미국의 유명한 각 대학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죤·맥·로글린 예수회신부는 먼저 오늘의 변천하는 사회상을 해부하고 「성(性)에 과연 혁신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성(性)은 인류전체에게 언제나 있었던 문제다. 그러므로 비록 각자의 방법은 다르더라도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각양의 역사적 문화적인 충격과 사태로 그것이 더욱 날카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어있는 현대에서는 특별히 더 그렇다. 산업혁명·기계공업의 발달·여성의 해방·실존주의·과학분야의 폭발적인 진첩 등에 의한 영향이 성(性)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을 뿐아니라, 이러한 산업주의는 가정내부까지 깊숙히 침투하여 남편이며 가장(家長)의 지위를 갖고 있던 아버지를 오직 빵을 비는 부양의 의무만을 가진 사람처럼 보게 되었다. 또한 산업혁명은 남편이요 아버지인 가장을 직업 때문에 가정에서 공장으로 나다니게끔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도 가정으로부터 거리감을 느끼게끔 해놓았을 뿐만아니라 자녀양육 과정에 어머니의 사명이 높아가는 반면에 아버지의 실질적인 권위는 흐려지게 되고 말았다. 어머니는 자녀의 유년기에 지배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 영향은 흔히 성장기에까지 계속되는데 남편인 아버지가 지나치게 자기 일에 몰두하게 되면 아내인 어머 니는 정서적으로 굶주리게 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자녀를 자기의 정서적인 지주로 삼으려하여 과잉보호로 전락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자녀들의 인격성장과 올바른 지식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정에 아버지가 없는 또 하나의 결과는 어머니로 하여금 자기에 대한 관심여부에 지나친 신경을 쓰게끔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자기인기(人氣)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므로 자녀들의 자기로 향한 인기가 남편을 대신할 만큼 충족되지 않을 때는 다른 대상을 찾게 된다. 그래서 어떤 어머니들은 너무 어린 자녀들에게 사교(社交)를 장려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성인(成人)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정서적이고 성적인 고민 속으로 자녀들을 몰아넣는 것이되고 만다. 물론 가정의 불균형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의 책임을 이런 식으로 어머니 쪽에만 덮어씌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구조가 빚어낸 어쩔 수없는 현상일뿐 경제적 산업적인 압력에 대처하는 의지력은 이런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계공업의 획기적인 발전은(예컨데 자동차·영화·텔레비·피임 등) 말할 필요도 없이 성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가 수없이 많은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성장과정을 통해 성적관심이나 충동을 느낄때 무제한의 은익처를 수시로 제공해줄 뿐아니라, 성적접근이나 진전을 암시하여 꿈틀거리고 있는 관심을 더욱 촉진시키는 영화역시 그 예외가 아니다. 범람하는 악영화 제작은 기계공업의 위선적 조작품이 되어 애정표시의 보다 손쉽고 자유로운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어떤 인쇄물 보다 더 어린이의 감수성을 해치는 시청각을 통한 텔레비 관람은 열정적인 사랑을 표시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단계적으로 발전되어야 할 이성과의 교제를 지나치게 촉진시켜주는 구실을 한다. 그러나 성에 대한 태도에 미친 영향이 무엇보다 큰 것은 피임 특히 환약의 제조였다.
그것은 임신의 두려움을 없애 줌으로써 젊은 사람들을 대담하게 만들었으며, 페니실린의 사용으로 매독의 두려움을 없애주어 미개한 기계공업의사회에서 제약되어왔던 속박감으로부터 해방시켜버렸던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