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름없는 사람』처럼 슬픈 일은 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모든 사람이 「立身揚名」하려고 골돌하는데 하필이면 『여기에서 왜 탈락이 되느냐?』에 공허함을 느낀다. 이번에 서울 「드라마 센타」에서 「이름없는 꽃들」의 성극을 1만여명이 훨씬 넘는 관객들로 연일 초만원을 이룬데 대해 심심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모든 본당신부님들 각 수도회 원장님들과 각 본당 가눕제형께 이만큼 성황을 이루도록까지 물심양면으로 협조하신데 대하여 또 이채를 띄운 것은 불교계 많은 스님들과 간부들 그리고 「달마」회 역원들까지 오셔서 손에 땀을 쥐어가며 눈시울을 뜨겁도록 관람해 주신 점 각별히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그러나 마지막날까지 한결같이 아쉽게 생각된 것은 『왜 저렇게 같은 순교자들로서 이름없이 피속에 사라졌느냐? 가엽다, 불쌍하다, 아깝다, 분하다, 왜 천주교회서는 영원히 이름없는 꽃들로 내버려 두느냐?』는 반문과 통탄하는 소리다. 병인순교 1백주년 기념사업행사중 하나로 서운하게 그러나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막이 내리자 마자 「드라마 센타」 소장 유 돈보스꼬(치진) 선생님과 자리를 같이 하였다. 이번행사의 후일담으로 역사적인 인물로 「이름없는 꽃들」을 연극화 하였더라면 더 많은 감명을 주었으리라고 필자는 주장하였다.
유 소장님도 공명을 하셨다. 그래서 내년 가을에는 70만 가톨릭의 숙원인 「김대건 신부님의 순교극」을 시도해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재료는 여러가지 각본이 나왔지만 1920년 6월에 당시 용산(현 원효로) 성심신학교장 기낭(R. P. P. GUINAND 1895-1920) 신부님의 서품 25주년 은경축 기념으로 유 에밀니오 교수신부(1921년 5월 1일 민 대주교님의 부주교로 승품됨) 작 「김 안드레아 대건 신부」 순교각본을 토대로 하여 공연해 보기로 하였다.
바라는 것은 1968년 중에는 병인순교자들의 시복식이 있게 된다면 그 시복식 기념행사로 해보는 것도 의의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모았다. 이번에도 「이름없는 꽃들」 공연에 박 아녜스 동정녀의 주연을 왜 수녀님이 한 분 출연 못했는가? 이것이 서글픈 일일진대 명년에 공연될 순교극에는 멋드러진 젊은 신부가 김 안드레아 대건 신부 역으로 무대에 나타났으면 하는 소망이다. 또 그렇게 되기를 독자들도 필자에게 공명하실 줄 믿는다.
吳基先(병인순교백주년기념사업회장 · 신부)